2시간 이용료 만원…혼자서도 연습·초보자도 경기 뛸 수 있어
직장인·동호회·데이트 장소 인기…예약 꽉차고 용품값도 올라
코로나19 엔데믹과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며 본격적으로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난 가운데 광주지역에 ‘테니스 붐’이 일고 있다.
테니스는 특히 같은 고급 스포츠로 인식돼왔던 골프에 비해 시간·비용 측면에서 절약이 가능하고 과거에 비해 쉽게 배우고 활동적으로 즐길 수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어 2030 세대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광주일보 취재진이 지난 6일 찾은 광주 송정근린공원 테니스장은 공휴일을 맞아 오전부터 테니스를 즐기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광산구 신가동에 사는 선나영(여·27)씨는 이날 부모님과 함께 테니스장을 찾았다. 선씨는 “테니스는 짧은 시간 강한 운동을 할 수 있어 다이어트에도 좋다”며 “파트너와 호흡을 맞추고 움직이는 공을 타격하는게 재밌다”고 말했다.
성취감이 좋아 테니스를 시작했다는 강화정(여·43·북구 양산동)씨는 “코로나19 이후 함께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며 “요즘은 기술을 다 배우지 않아도 초보자들도 경기를 뛸 수 있고 대회도 나갈 수 있어 젊은 세대까지 테니스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같은날 오전 10시께 찾은 진월국제테니스장 역시 오전부터 땀흘리며 운동하는 이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날 기준 야간 시간대는 이미 예약이 가득 찬 상태였다.
양정선(여·64)씨는 “움직임이 많은 운동이라 체력 소모가 상당한데, 그만큼 얻는 활력도 크다”며 “37살인 아들에게도 테니스를 권해 우승을 두 번이나 했다”며 웃어보였다.
양씨는 아들과 같은 2030 세대 이용객들이 급증한 것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테린이’(테니스+어린이)라고 불리는데, 테니스에 호기심을 갖고 이제 막 시작하게 된 이들을 말한다.
실제 2030의 등장으로, 테니스계는 활력을 얻고 있다.
서구 상무테니스장 관계자는 “테니스장 이용자의 80% 이상이 2030세대”라고 말했다. 오전 7시부터 4시간 가량 진행되는 레슨은 평일과 주말 할것 없이 수강생으로 가득하다고 전했다.
북구 팔팔테니스코트장 관계자 역시 테니스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의 문의가 최근 눈에 띄게 늘었다며 문의 전화의 60%가 2030세대라고 얘기했다.
선선한 날씨와 6월 1일을 기해 본격 완화된 코로나19 방역도 인기의 이유지만, 가장 큰 인기 요인은 시간이 덜 걸리고 저렴하다는 점이다. 같은 고급 스포츠로 인식되는 골프와 비교했을 때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적다는 것이 특징이다.
테니스 레슨은 30분에서 최대 1시간으로 길지 않으며 경기 역시 1시간을 넘지 않는다. 비용은 진월국제테니스장의 경우 주간에 2시간 이용 기준 1만원으로 부담이 적다. 또 ‘오토머신기’를 이용해 자동으로 나오는 공으로 혼자 연습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자기관리 열풍속에 MZ세대들이 ‘스커트’ 등 테니스복을 SNS에 인증하기 위한 것도 하나의 이유다. 조금만 배워도 코트에 오를 수 있고 경기 출전도 가능하다. 기초동작은 유튜브 등을 통해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다.
접근성이 좋다는 것도 인기의 요인이다. 광주지역 공공테니스장은 22곳으로, 사설 테니스장까지 합하면 그 수는 더욱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용객은 주로 오전에는 노년층과 주부, 퇴근 시간대에는 직장인들, 주말에는 동호회나 가족단위가 많이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에는 연인들도 함께 운동하기 위해 데이트 장소로 테니스장을 찾기도 한다.
이로 인해 테니스장과 레슨장은 예약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남구 봉선테니스장 강사는 “작년에 비해 회원 수가 거의 3배 가까이 늘었다”며 “테니스의 인기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광산구 더테니스존 관계자 역시 “최근 테니스 회원 수가 대폭 늘어 줄을 설 정도인데 청소년과 여성 회원 증가가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인기를 반영하듯 1년 전까지만 해도 남아돌던 테니스 라켓이 품귀 현상으로 이어져 재고가 없어 대기까지 해야한다는 관계자의 말도 있었다. 가격 역시 18만원에서 36만원으로 2배 뛰었다.
광주테니스협회 관계자는 “최근 젊은층의 대회 출전 횟수가 늘었고 그 연령대는 점점 더 낮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소모임을 만들어 가볍게 게임을 즐기는 2030세대의 등장으로 활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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