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전문 예술극장 ‘오페라 하우스’ 건립 추진

기본계획 용역 곧 착수
국비·예타 면제 등 요청 예정

리모델링을 거쳐 오는 6월 재개관하는 광주문예회관. <광주일보 자료사진>

아시아 대표 문화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광주시가 전문 예술 극장인 가칭 ‘오페라 하우스’ 건립을 추진하기로 해 관심이 모아 지고 있다.

그동안 지역 사회에선 정상급 뮤지컬, 오페라 등 대형 전문공연을 진행할 예술 공간이 없는 탓에 ‘문화도시’라는 타이틀이 어색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일단 지역 문화계에선 오페라 전용공간을 짓는 것을 반기면서도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극소수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오페라 전용 공연장을 짓기 위해선 막대한 예산 투입이 불가피한 데, 개관 이후 최소 적자운영이라도 벗어날 정도의 수시 공연 등이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

21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전문 예술극장인 가칭 ‘오페라 하우스’를 건립하는 데 필요한 예산, 절차 등의 검토에 착수했다. 시는 일단 상반기 중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 발주 등을 검토하고 있다. 광주에는 대·소극장 합쳐 2000여석 규모의 공연장을 갖춘 문화예술회관 등이 있지만, 구조상 대형 공연을 올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광주시는 이에 따라 문화예술회관에 290억여원을 투입해 무대와 음향, 관람석 등을 대폭 개선하는 리모델링을 마치고 다음 달 ‘예술의 전당’으로 새롭게 개관할 예정이다. 하지만 여전히 전문 공연장이 아닌 다목적 시설인 탓에 정상급 오페라 등을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문화계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 3월 ‘오페라의 유령’ 제작사는 내년 5월 문화예술회관에서의 공연을 전제로 기술적 검토에 착수했지만, 결국 ‘공연 불가’를 결정했다. 객석으로 대형 샹들리에를 떨어뜨려야 하는 하이라이트 장면을 위해 오케스트라 피트 상부에 샹들리에를 매달아야 하지만 현재 공연장 구조상 천정에 장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 무대 중앙에 반고정식으로 설치된 음향 반사판도 걸림돌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르별 전문 공연장이 추세인 상황에서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복합문화공간의 한계를 드러낸 사례로 꼽힌다.<본보 4월 14일자 1면>

반면 부산시는 2025년 국제아트센터, 2026년 오페라하우스 개관을 목표로 공연장을 확충하고 있으며, 2000석 규모의 클래식 공연 전용 콘서트홀인 부산국제아트센터는 2024년 준공을 앞두고 있다.대구시는 이미 2003년 8월 1508석 규모의 오페라하우스를 개관해 20년째 운영 중이며, 대전시도 같은 해 오페라 공연 등이 가능한 1546석 규모의 문화예술의전당을 개관·운영하고 있다.

광주시도 최근 공연 예술 흐름이 다목적보다는 전문 공연장 건립을 선호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가칭 ‘오페라 하우스’ 건립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시는 일단 지난해 사들인 옛 신양파크호텔 일대 부지를 비롯한 다양한 부지를 오페라 하우스 건립 장소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시는 오페라 하우스 건립 계획이 확정되면 신속하고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국비 지원,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정부와 정치권에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광주시당도 광주시의 오페라 하우스 건립 계획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지난 18일 광주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 회의에서 “광주의 현안인 오페라 하우스 건립 등에 대해 정부와 긴밀히 협의 하겠다”고 약속했다.

지역사회에선 환영의 목소리와 함께 일부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 문화계의 한 인사는 “문화계에선 오페라 전용 공연장을 당연히 환영하겠지만, 현 광주의 여러 상황을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사안으로 판단된다”며 “인구 150만 도시 광주에서 마니아층이 뚜렷한 오페라 시장의 한계에 따른 연중 저조한 가동률과 적자 운영 가능성 등이 분명히 있다는 점과 리모델링한 문화예술회관에서도 ‘오페라의 유령’ 등 초대형 공연 외에는 대부분의 공연이 가능하다는 점 등은 고려해볼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강기정 시장 “광주, 고려인 정착 돕겠다”

무안공항 지난해 이용객 4만6천명 ‘무늬만 국제공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