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다인기자

지자체들이 만든 공공앱…돈만 쓰고 외면받아

by 광주일보 2023. 5. 9.
728x90
반응형

광주 3개 구, 지역민 소통 위해 최대 10억원 들여 제작
가입자 적고 3년 넘게 게시글 없는 곳도…실효성 의문

 

광주지역 자치단체들이 자체 개발한 공공 앱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구수에 비해 가입자 수가 턱없이 모자라고, 3년 넘게 게시글 조차 없는 등 외면받고 있어 무용지물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활성화를 위해 이벤트를 진행해도 이벤트 기간이 끝나면 아무도 방문하지 않아 치밀한 수요 조사와 활용계획 조차 없이 우후죽순으로 앱을 내놔 세금낭비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지역 5개 자치구는 주민과의 소통을 위한 앱을 비롯해 주차장·지자체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 공공시설물 이용과 지자체 프로그램 등과 관련한 공공앱을 운영하고 있다.

주차장과 각종 프로그램을 안내하기 위한 앱들은 주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지속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반면, 주민과의 소통을 위해 만든 앱들은 대부분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광산구가 고려인마을 사람들의 소통 공간 커뮤니티 차원에서 지난 2021년 만든 ‘월곡톡’은 개발에만 10억원(국비 50%, 시비·구비 각 25%)이 들었다.

하지만 가입자 수는 인구 39만 8900여명에 턱없이 모자란 128명밖에 되지 않았다. 가장 활동이 활발해야 할 ‘커뮤니티’ 게시판은 지난 2월에 올라온 글이 마지막이었다. 게시글에는 캠핑이나 테니스를 함께할 이들을 구하거나 국밥 맛집 추천 등을 받았지만 댓글은 달리지 않아 상호 호응이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또 다른 앱인 ‘광산 ON’은 2020년 광산구민 소통 채널의 일환으로 4800만원 예산을 들여 개발됐다.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의견을 제시하고 정책을 제안하자는 뜻에서 만들어 졌지만 주민 투표란은 지난해 11월, 카풀 게시판은 지난 2019년 12월을 마지막으로 글이 올라오지 않았다. 정책투표가 진행되는 ‘광산구가 묻습니다’란은 2020년이 마지막 글이었다.

주민참여 기반 소통 플랫폼인 ‘남구랑’ 앱은 지난 2021년 7월 남구가 주민과 밀접하게 소통을 하겠다며 4900만원의 예산을 들여 개발했다. 앱은 동네 정보 공유와 주민 단체 활동 지원, 주민 참여 정보 공유, 주민 알림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운영한지 2년이 다 돼가지만 가입자는 863명 뿐이다. 4월 기준 21만1300여명에 달하는 남구 인구의 0.4% 가량의 주민들만 가입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남구는 지난 3월 열흘간 게시글을 작성한 50명의 주민을 선정해 1만원의 상품권을 지급하는 ‘광주 남구랑 함께해랑’이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참여자는 30명도 채 되지 않았고 이에 24명에게만 상품을 지급했다. 이벤트가 끝나는 날인 3월 10일이 올라온 게시글이 마지막 게시글이었다.

동구도 지난 2017년 민원 창구이자 프로그램 강좌 신청을 위해 ‘두드림’이라는 앱을 만들었다. 가입자 수는 2만 6272명으로 남구보다는 나은 상황이다.

하지만 대표 섹션인 ‘동구 소식’ 대부분이 문화 분야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마지막 게시글은 지난달 24일 올라온 민원 게시글이지만 지난해 8월부터 국민신문고와 통합되면서 주민들이 민원글을 올려도 이를 정식으로 접수할 수 없다는 것이 동구 두드림 담당자의 설명이다. 이 앱에서 정책투표가 진행되고 참여자가 30명 정도에 그친다는 것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지자체마다 상황이 이렇자 북구는 자체적으로 만든 공공 앱인 ‘안심동행’을 폐지하기도 했다.

기우식 참여자치21 사무처장은 “다른 자치구에서 처음으로 도입한다고 무작정 도입을 하기보다는 타당성을 꼼꼼하게 점검해야 한다”면서 “구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고 활성화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