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로만 보면 되지 = KIA의 ‘포커페이스’ 전상현도 숨기지 못한 감정이었다. 대구 출신인 필승조 전상현은 삼성 오승환을 보면서 마무리 꿈을 키워왔다. 우상이었던 오승환이 올 시즌 KBO리그로 복귀하면서 마침내 그라운드에서 동료로 만나게 된 두 사람. 앞선 삼성 원정 때는 오승환이 합류하지 않았던 상황, 안방에서 열린 주말 3연전을 통해 전상현은 처음 오승환과 한 경기장에서 운동했다. 전상현은 21일 경기 전 “인사는 못 해봤다. 걸어가는 모습만 봐도 멋있더라”며 웃었다. 19·20일 KIA가 앞선 상황에서 마지막 9회가 진행되면서 오승환이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오승환을 직접 본다는 것은 팀이 지고 있다는 의미. 이에 홍상삼은 “TV로만 보면 되지. 그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면서 웃었다. KIA 윌리엄스 감독도 삼성과 3연전 첫날 “이번 3연전에서는 (오승환을) 안 봤으면 좋겠다”고 언급해 사람들을 웃겼다.
▲ 이쁜 유니폼 입어서 기분 좋아요 = KIA는 삼성과 홈경기가 열린 20·21일 특별한 유니폼을 입었다. ‘타이거즈 왕조’를 상징하는 검정색 바지와 빨간색 상의.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올드유니폼은 선수들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선수들은 경기 전 자신의 SNS에 올드유니폼을 입은 사진을 게재하면서 들뜬 모습이었다. 스타킹까지 야무지게 올려 신은 박찬호는 경기 전 “이쁜 유니폼 입어서 기분이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유민상에게도 의미 있는 유니폼이었다. 유승안 전 경찰청 감독이 1984년과 1985년 해태에서 뛰면서 입었던 유니폼을 유민상이 대를 이어 입은 것이다. 20일 데뷔 첫 만루포를 터트린 유민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입으셨던 유니폼을 같이 입어서 더 기분 좋다”고 언급했다. 이어 “아버지께서 해태에서 잘하셨으면 오늘 레전드로 오셨을텐데 못 오셔서 아쉽다”고 말해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이날 경기전 1988년 한국시리즈 MVP 문희수와 왕년의 홈런왕 김봉연이 ‘올드유니폼 데이’ 특별 손님으로 경기장을 찾아 시구와 시타를 맡았다.
▲ 잠깐 좋았어요 = 20일 경기가 끝난 뒤 문경찬은 NC 원종현과 함께 세이브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9회초 등판한 문경찬은 2사에서 김상수에게 안타는 맞았지만 후속타자 구자욱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면서 6-3 승리를 지켰다. 그리고 이 승리로 시즌 10번째 세이브에 성공했다. 문경찬은 세이브 공동 1위 등극에 대해 “잠깐 좋았어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문경찬은 “시즌 끝나봐야 아는 것이다”라면서 “곧 실패도 하게 될 것이다. 이겨내야 한다”고 평상심으로 시즌을 보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글·사진=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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