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유연재기자

곰팡이 피고 오물 얼룩…광주 5·18 시설 곳곳 방치

by 광주일보 2023. 5. 1.
728x90
반응형

5·18기념공원내 추모승화공간
습기로 천장·바닥 곰팡이 잔뜩
유공자 명패는 얼룩에 낙서까지
5·18역사공원 옛 보안부대 건물
천장·유리창 깨지고 쓰레기 가득
43주년 앞뒀는데 관리상태 부실

5·18역사공원 입구의 옛 505보안부대 위병소 건물이 창문이 깨진 채 방치돼 있다.

5·18민주화운동 43주년인데도 불구하고 광주시 곳곳의 5·18 관련 시설이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일 방문한 광주시 서구 치평동 5·18기념공원 내 추모승화공간은 습기 때문에 천장·바닥에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

이 곳은 5·18기념공원 내 지하에 마련된 공간으로, 5·18 유공자 4296명의 명패가 보관돼 있다. 지난 3월 31일 전두환 손자 전우원씨가 사죄를 위해 광주를 찾았을 때 들른 곳으로 최근 추모객들이 몰리고 있기도 하다.

유공자 명패가 있는 광장 쪽 천장은 페인트를 덧칠해 곰팡이를 가렸지만, 광장 양 측면에 있는 나선형 복도 쪽 천장은 여전히 곰팡이가 덕지덕지 피어난 상태였다.

이 곳은 지하공간이라 내부에 습기가 많이 차 곰팡이에 특히 취약한데, 정작 관리주체인 광주시는 지난 2020년 1일 최대 제습량 80ℓ짜리 제습기 두 대를 설치한 것 외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두 대의 제습기로는 3310㎡ 추모승화공간에 차는 습기를 감당하지 못해 지난해에도 천장에 곰팡이가 잔뜩 피어 빈축을 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광주시는 지난해 5월 광장 쪽 천장에 페인트칠을 해 곰팡이를 가리는 등 ‘언발에 오줌누기’식으로 대처한 것으로 드러났다.

5·18기념공원 추모승화공간 내 천장과 바닥에 곰팡이가 피어 있다.

유공자 명패 또한 관리 상태가 부실했는데, 일부 명패가 오물로 얼룩지거나 낙서까지 돼 있는 상태인데도 별다른 조치 없이 방치되고 있었다.

유공자 이용주씨의 명패는 검은 얼룩이 묻어 이름이 잘 보이지 않았고, 검은 오물이 흘러내려 밑에 있는 이용진씨, 이용찬씨 등 명패까지 오염된 상태였다. 김경환씨의 명패 인근에는 하얀 물때가 얼룩덜룩 남아 있었고, 김명선씨의 명패는 이름 가운뎃자인 ‘명’ 부분에 검은 잉크로 덧칠한 듯한 흔적이 남아있었다.

광주시 관계자는 “추모승화공간이 지하에 들어선 이상 제습기를 가동하는 것 말고는 습기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며 “유공자 명패 또한 매년 정기적으로 물청소를 하고 있는데, 반복적으로 하는 일이다 보니 일부 명패에 묻는 오물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5·18기념공원 추모승화공간에 있는 유공자 명패가 검은 얼룩으로 뒤덮여 있다.

지난해 12월 완공한 광주시 서구 쌍촌동 5·18역사공원도 방문객을 맞을 준비를 마치지 못했다. 천장과 유리창 등이 깨지고 부서진 채 을씨년스럽게 남아있는 옛 505보안부대 건물을 4년 넘게 손도 못 대고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찾아간 505보안부대 건물은 원형보존은 커녕 내부에 쓰레기만 쌓인 채 방치되고 있었다. 위병소 건물은 깨진 유리창과 녹슨 철조망 등이 고스란히 외부로 노출돼 있는데다 내부에는 빈 페트병, 티슈, 컵홀더 등 쓰레기가 가득했다. 내무반, 본관, 면회실 등 다른 건물들도 공사 자재나 나무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고 벽돌과 기와 등이 떨어져나와 위태로운 상태였다.

이곳은 광주시가 지난 2019년 이들 건물을 원형보존 및 역사체험공간으로 리모델링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이후로 줄곧 방치돼 왔다.

더구나 역사체험공간 설계 도중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Barrier Free)’ 인증을 받는 과정에서 사적지를 일부 훼손해서라도 엘리베이터 등을 설치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고, 이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공사 일정이 기약없이 미뤄졌다.

또 광주시는 홍남순 가옥(총 사업비 10억원), 적십자병원(175억원) 등 리모델링 공사를 동시에 진행하느라 505보안부대 공사 예산 56억원을 확보하기 힘들어 공사가 더욱 늦춰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505보안부대 건물은 CCTV와 사설경비업체를 통해 건물 출입을 막고 있어 안전상 큰 문제는 없다”며 “BF인증 내용을 포함해 실시설계부터 다시 짜야 하고 추가 예산도 필요해 지금은 착공 시점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니 조금 더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글·사진=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로드킬 위기 서영대 마스코트 ‘줄냥이’ 학생들이 살렸다

광주시 북구 운암동 서영대학교 광주캠퍼스에서 활동하는 길고양이 ‘줄냥이’(5살 추정)가 교통사고를 당했지만, 학생과 주민들의 모금으로 생명을 구해 화제가 되고 있다.학생들의 사랑을 독

kwangju.co.kr

 

민원 때문에 태양광발전시설 공사 중지...방치한 강진군 위법

주민들의 민원 때문에 태양광발전 시설 공사를 중지시키고 1년 가까이 방치한 강진군의 행정은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광주지법 행정1부(부장판사 박상현)는 태양광발전사업 관련

kwangju.co.kr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