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규제 풀리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초읽기
기업 유치·일자리 창출 어려움
수산물 타격 줄이기 대책 분주
전남 발전을 어렵게 하는 난제들이 쏟아지고 있다. 올해 전남지역 일자리는 지난해 실적보다 목표를 낮춰 잡을 만큼 어려운 형편이고, 전국 최대 수산물 생산 지역에 악영향을 미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정부는 세계 최대 규모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등 오히려 수도권에 기업들이 몰릴 정책만 현실화시키고 있다. 규제가 풀리면 기업 유치를 위해 공을 들여왔던 전남 등 비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의 온갖 노력은 공허한 메아리가 된다.
오염수 방류도 현실화될 경우 수산물 소비 급감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어 어민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지만 정부는 방류를 막기 위한 대응에는 미온적이다. 전남도도 자칫 먼저 나섰다가 수산물 소비 급감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 등을 무시할 수 없어 신중한 입장이다. 전남도가 정부 공모 사업과 예산 편성 과정 등을 지켜보면서 대응해야 하는 만큼 할 말은 많은데 제대로 말 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셈이다.
◇기업·투자 유치에 찬물=전남도가 최근 공시한 ‘2023년 일자리대책 세부계획’에 명시한 올해 15~64세 고용률 목표는 69.5%. 전년도 고용률 실적(71.2%)보다 1.7%포인트나 낮췄다. 15~29세 청년고용률은 목표를 더 낮게 잡았다. 청년고용률의 경우 전년도 실적(40.1%)보다 2.5%포인트 낮춘 37.6%에 불과했다. 여성고용률 목표도 55.6%를 제시해 전년도 실적(58.3%)을 넘기지 못했다. 지난해 100만명을 넘겼던 취업자 수도 올해 목표를 98만 5000명으로 축소했다. 그만큼 올해 지역 내 일자리 창출 여건이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는 얘기다.
전남도만의 상황이 아니다. 22개 시·군 상당수가 올해 목표를 지난해 거둔 실적보다 낮춰 잡았다. 순천은 올해 취업자 수를 14만4500명으로 잡았는데 전년도 실적(14만6100명), 목표치(14만7000명)보다도 낮게 잡았다. 올해 목표로 한 청년 고용률(34.8%)의 경우 전년도 실적(44.9%)에 견줘 무려 10.1%포인트 낮게 잡은 수치다. 여수시도 올해 청년 고용률 목표치를 전년 실적치(47.5%)보다 6.5%포인트 낮춘 41%로 잡았고, 여성고용률 목표(54%)도 지난해 실적(60.4%)보다 낮게 세웠다.
전남도와 일선 시·군이 신규 산단을 개발하고 노후 산단을 리모델링하면서 조례를 바꿔 기업 유치 보조금을 늘리는가 하면, 풍력·초강력 레이저 등 첨단·전략 산업 중심의 일자리 창출 기반을 쌓고 있는데도 녹록치 않은 현실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정부가 세계 최대 규모로 반도체 클러스터를 2042년까지 경기 용인에 구축하는 등 수도권에 몰아주고 그린벨트·농지 등 입지 규제까지 완화하겠다고 나섰다. 산단 없는 일자리 창출과 인구 유지가 어려운 실정에서 전남도의 기업 유치, 일자리 창출, 청년 유입 등의 계획이 공염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역 경제 타격 불보듯한데…=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도 지역 수산업계에서는 최대 악재인데, 전남도는 목소리를 내는 데 신중한 입장이다. 최근에야 김영록 전남지사가 간부 공무원들과의 회의 과정에서 “오염수 방류에 대해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고, 일본 정부의 소극적인 정보 제공으로 안전을 신뢰할 수 없으므로 수산인과 함께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언급했을 뿐이다.
전남도의회가 “정부는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만 밝힐 뿐 문제의 본질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에 관해서는 침묵, 방관, 회피로 일관하는 등 사태의 본질에서 벗어난 미숙한 대응으로 국민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며 고 강하게 비판하는 것과는 사뭇 온도 차가 느껴진다.
최근 주철현 국회의원이 여수수협, 여수수산인협회, 한국수산업경영인여수시연합회 , 여수지역 어촌계장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간담회에서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막아달라는 국민적 요구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방류를 막기 위한 노력은 도대체 무엇을 했냐” 며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
전남도 안팎에서는 전남이 국내 수산물 총 생산량의 59%인 192만t을 생산하는 전국 최대 수산물 생산지라는 점에서 자칫 먼저 나섰다가 국민들의 불안감을 키워 수산물 소비 급감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신중한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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