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호남 가뭄대책 마련…댐과 댐 사이 물길 만들어 가뭄 해결

광주시·전남도 지속 건의에
하루 61만톤 규모 용수 확보
최신 해수담수 기술도 적용
승촌·죽산보 수위 탄력 운영
농업용수로 활용 가뭄 대응

국가물관리위원회가 25일 심의·의결한 ‘영산강·섬진강유역 중장기 가뭄대책’에 따라 승촌보에 가둬 놓은 물은 앞으로 가뭄과 녹조, 홍수 등 상황에 맞춰 농업용수나 하천유지용수로 사용하게 된다. /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호남가뭄을 해결할 수 있는 장기대책이 마련됐다. 정부는 광주시와 전남도의 지속적인 건의를 받아들여 하루 최대 61만톤 규모의 용수를 확보할 수 있는 대책안을 확정했다. 댐 사이 물길을 만들어 물 공급 체계를 조정하고, 최신 해수담수 기술도 적용한다.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는 25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2기 첫 회의를 열고 ‘영산강·섬진강유역 중·장기 가뭄대책(안)’을 심의·의결했다. 메마른 여름 장마 여파 등으로 극심한 가뭄 피해를 겪고 있는 광주·전남지역의 가뭄을 장기적으로 해결하는 게 핵심이다.

정부는 극한 가뭄이 반복되더라도 생활용수와 공업용수 만큼은 끊기지 않도록 2단계에 걸쳐 하루 61만톤까지 추가 용수를 확보할 수 있도록 목표를 정했다. 이번 대책안에는 영산강 승촌보와 죽산보를 가뭄·녹조·홍수 등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이 포함됐다. 보 상류 수위를 미리 특정 일자에 정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이다.

우선 평상시 적용되는 1단계 대책은 과거 최악 수준의 가뭄이 발생하면 하루 최대 37만t의 생활 및 공업용수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주암댐 등 영산강·섬진강 유역의 댐에서 하루 45만톤의 용수를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장흥댐과 주암댐을 연계한 공급지역 조정을 통해 10만톤을, 여수시 하수재이용 시설 개발로 5만톤을 확보한다. 또 산단 온배수를 활용한 해수담수화 시설 개발을 통해 15만톤을, 지하수 댐 2개소 개발로 2만4000톤을, 영산강 하천수를 취수해 광주시에 비상공급하는 시설 설치로 5만톤을, 보성강댐 발전용수를 생활용수로 활용해 7만톤을 확보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이 밖에도 영산강과 나주호를 활용한 생활용수 추가 확보 방안과 누수 방지를 위한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이 추진되고, 저수지 둑 높이기 및 중·소규모 댐 개발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최악의 기후변화까지 고려한 방안으로 댐 비상용량과 사수용량을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비상용량과 사수(흐리지않고 고여있는 물)용량은 댐에서 정상적인 용수 공급이 가능한 하한선인 ‘저수위’ 이하의 물을 말한다. 영산강에 설치돼 있는 승촌보와 죽산보도 가뭄 대응에 동원된다. 가뭄과 녹조, 홍수 등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용하기로 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수질이 떨어지는 승촌보와 죽산보에서 확보한 물은 하천유지용수와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기존 농업용수로 공급해온 상류 저수지 물을 생활·공업용수로 쓰는 방식이다.

2단계 비상대책은 기후변화로 인해 과거 최악의 가뭄을 뛰어 넘는 극한의 가뭄 발생을 가정하면 하루 최대 57만톤의 용수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고, 1단계 대책에 더해 추가로 댐 저수위 아래의 비상 및 사수 용량까지 활용해 하루 16만톤 이상 용수를 추가 공급하는 방안이다.

정부는 1단계와 2단계 대책 외에도 도서 지역에 대해서는 현지 특성에 맞게 별도의 맞춤형 대책을 마련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섬 지역 가뭄 극복에 역할을 톡톡히 한 지하수 댐은 여수 낭도, 완도 청산도와 소안도, 신안 우이도와 대둔도 등 5개소가 새로 개발되고, 완도 넙도 등에는 컨테이너형 이동식 해수 담수화 시설이 설치될 예정이다.

한편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이날 여름철 홍수대책안도 논의했다. 국가물관리위는 물관리에 관한 중요사항을 심의·의결하는 ‘물 관련 최상위 국가기관’으로 문재인 정부 때 만들어졌다. 국무총리와 민간위원장이 공동 위원장을 맡고, 총 40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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