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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기자

초기 불상은 왜 파마머리를 하고 있을까…절에는 이야기가 숨어 있다

by 광주일보 2023.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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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경찬 지음

경주 남산 보리사에는 ‘장동건 부처님’이라 불리는 돌부처가 있다. <담앤북스 제공>

경주 남산 보리사에는 일명 ‘장동건 부처님’이 있다. 그만큼 잘생겼다는 말이다. 그러나 부처님이 잘생겼다는 말보다는 ‘상호가 원만하시다’고 표현한다.

부처님 상은 돌로 새기거나 나무로 새기거나 철로 새기거나 지역과 시대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돼 있다. 경전에 나타나는 부처님은 32상(相) 80종호(種好)다. 부처님을 일반 사람의 신체의 특징과 결부하는 것은 무리다. 부처님은 모두 32가지 특징이 있으며 세세한 부분까지 따지면 80가지 특징이 첨가된다.

하지만 32상 80종호는 부처님에게만 있는 모습이 아니다. 인도 신화에 나오는 전륜성왕의 모습에서도 보여진다. 가장 이상적인 왕을 일컫는 전륜상왕은 “나라를 잘 다스려 백성들의 삶을 행복하게 하는” 왕이다. 역사에는 신라 진흥왕과 법흥왕이 전륜성왕이 되고자 하였으며 백제 성왕은 전륜성왕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전해진다.

사찰 순례 전문가 목경찬 작가의 책 ‘절에는 이야기가 숨어 있다’는 불교에 관한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 불교 교리를 어려워하는 이들이 쉽게 불교를 이해할 수 있도록 스토리와 100여장의 사진을 배치해 읽는 맛, 보는 맛을 서사한다.

현재 저자는 여러 불교대학에서 불교 교리와 불교문화를 강의하고 있다.

구례 화엄사의 암자 구충암 천불보전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온다. 사연은 이렇다.

먼 옛날 스님이 예불을 끝내고 보니 부처님 한 분이 보이지 않았다. 도난을 당한 것이라 생각하고 108배로 참회를 했다. 그런 일이 반복되었는데 어느 날 아이가 불상을 숨기고 나오는 모습을 본다. 아이를 붙잡아 물어보자, ‘부모님이 아파 매일 집에서 올 수 없어서 부처님을 모시고 집에 갔다’는 답이 돌아왔다. 스님은 부처님은 중생과 함께 하신다 깨닫고는 아이를 용서했다.

그날 이후 스님은 사라진 빈자리는 도난당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암주 스님이 바뀐 이후로 이야기는 전해졌다. 그렇게 불상은 없어졌다 잠잠하기를 반복했다.

책에는 열두 동물과 나누는 법당이라는 주제 아래 숨어 있는 십이지신 동물에 얽힌 이야기도 나온다.

소는 부처의 가르침과 수행을 상징한다. ‘법화경’에는 ‘불타는 집의 비유’에서 소의 설화를 만날 수 있다.

옛날 어느 부자의 집에 불이 났다. 귀갓길에 그것을 본 부자는 아이들에게 어서 뛰어나오라고 소리치지만 아이들은 불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지 못한다. 그러자 부자는 양이 끄는 수레, 사슴이 끄는 수레, 소가 끄는 수레가 있으니 어서 나오라고 한다. 장난감 소리에 아이들은 밖으로 나온다. 아이들은 장난감을 달라고 하지만 그는 장난감 대신에 흰 소가 끄는 수레를 건넨다.

커다란 흰 소가 끄는 수레는 일불승을 의미한다. 불타는 집은 미혹에 빠진 세상이며 아이들은 쾌락에 탐닉하는 범부들이다. 양의 수레는 성문승, 사슴의 수레는 연각승을 뜻한다.

이처럼 책에는 불교 교리를 이야기로 재미있게 풀이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또한 사찰 속 숫자가 상징하는 일화를 비롯해 초기 불상은 왜 파마머리를 하고 있는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알려준다.

<담앤북스·1만68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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