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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농산어촌·섬 지역
공중보건의 절대 부족
보건소·보건지소 진료 공백
전문의·간호사 부족도 심각
전남지역 공공 의료서비스의 질적(質的) 수준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전남은 내·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등 5개 필수과목이 전국 평균에도 못 미치는 전문의 수 등으로 의료 취약지역에 이름을 올리는 ‘단골 자치단체’로 분류된 지 오래다.
공공 의료서비스를 담당하는 공중보건의(공보의)가 고질적으로 부족한 탓에, 보건소와 보건지소에 상주 의사가 없는 경우도 많아 만성 질환에 시달리는 고령층 사이에서는 ‘공보의 오는 날짜에 맞춰 아파야겠다’는 말까지 나오는 형편이다.
공공 간호 인력 부족도 심각한 형편으로 장학금을 주고 공공 의료 2년 이상 의무 복무할 간호대 재학생을 확보하는 계획을 추진중이지만 만성적 간호인력난 해소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11일 전남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의 중앙직무교육을 시작으로 36개월의 복무에 들어가는 전남지역 공보의 250명(의과 110명, 치과 52명, 한의과 88명)이 새롭게 편입됐다. 이들은 오는 17일부터 본격적 업무에 들어간다.
전남의 경우 올해 3년차로 복무가 만료(174명)되거나 타 지역으로 근무지를 옮기는 공보의(101명) 등 275명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남에 편입되는 인원은 252명(신규 편입 250명·근무지 전입 2명)에 불과해 23명의 빈 자리를 채우는 방안이 없어 전남도가 고민하고 있다.
특히 의과의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하다.
새로 편입된 의과 공보의는 110명인데, 3년 복무가 만료되거나 타 지역으로 옮긴 인원은 145명. 올 들어 새로 전입한 인원(1명)을 포함하더라도 34명이 부족한 형편이다. 지난해도 의과 공보의 21명이 부족했던 만큼 55명이 필요한 공공의료 현장의 공백이 생긴 셈이다. 다만 치과와 한의과는 5명, 6명 늘어날 전망이다.
전남도는 도서지역과 구례·곡성·완도의료원 내 전문의 공백 여부를 감안하면서 응급의료기관 등 배치 우선 순위를 따져 조정할 계획이지만 쉽지 않은 실정이다.
전남도가 최근 전남도의사회, 강진의료원, 해남종합병원, 공보의 대표, 시·군 보건소장 등과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지만 현실적 대안을 찾지 못했고 장기 대책만 수렴했을 뿐이다. 공보의 복무 기간 단계적 단축, 섬 주민 응급의료 및 야간 근무인력 배치 기준 변경, 응급 취약지 병원 운영 현실을 반영한 당직근무 지침 변경 등의 제도 개선, 진료 실적이 저조한 보건지소 통·폐합 운영, 출향인 은퇴의사 활용 등 당장 적용하기 쉽지 않은 게 대부분이었다.
결국, 현장을 메울 인원이 부족하다보니 ‘덜 심각한’ 현장의 의료인력을 빼서 14일까지 조정하겠다는 입장을 정한 상태다. 우선적으로 응급의료기관에 배치할 전문의나 공보의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보건소와 보건지소에 분산 배치된 공보의의 순회 진료 구역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조정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당연히 지역민 불편이 불가피하고 공보의들의 진료 구역 차이로 인한 항의성 민원도 쏟아질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전남지역의 열악한 의료 실태는 통계로도 확인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등 5개 필수과목의 지역별 의료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남은 5개 필수과목 모두 평균 미만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통계청 자료를 기준으로 지난해 기준 전국 광역시·도별 종합병원의 인구 10만명당 필수진료과별 전문의 수와 전국 70개 중진료권 지역책임의료기관의 필수과목 개설률을 분석해 위료취약지를 분류했다. 목포시의료원, 순천의료원 등은 의료법상 300병상 초과 종합병원은 필수진료과목을 개설하고 전속 전문의를 배치해야 하는 규정도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게 경실련 주장이다. 필수 의료 의사를 찾지 못하면서 빚어진 일로, 권역별 공공의대 신설과 의대 정원 최소 1000명 증원 등의 조치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다.
간호 인력난도 나아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공공의료원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간호 인력을 원활하게 확보해야 하지만 전남 농어촌지역의 간호인력 부족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강진의료원은 간호사 정원이 76명이지만 현원은 68명에 불과, 충원률이 89.5%에 불과하다. 목포·순천시의 경우 도심 지역이라 사정은 나은 편이지만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순천의료원은 지난해 정원이 117명이지만 현원은 113명으로 만성적 간호 인력 부족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다양한 의견을 검토 후 보건복지부에 제도 개선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건의하고 전남도 자체 대응 방안도 조속히 마련해 지역 내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공공 의료서비스를 담당하는 공중보건의(공보의)가 고질적으로 부족한 탓에, 보건소와 보건지소에 상주 의사가 없는 경우도 많아 만성 질환에 시달리는 고령층 사이에서는 ‘공보의 오는 날짜에 맞춰 아파야겠다’는 말까지 나오는 형편이다.
공공 간호 인력 부족도 심각한 형편으로 장학금을 주고 공공 의료 2년 이상 의무 복무할 간호대 재학생을 확보하는 계획을 추진중이지만 만성적 간호인력난 해소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11일 전남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의 중앙직무교육을 시작으로 36개월의 복무에 들어가는 전남지역 공보의 250명(의과 110명, 치과 52명, 한의과 88명)이 새롭게 편입됐다. 이들은 오는 17일부터 본격적 업무에 들어간다.
전남의 경우 올해 3년차로 복무가 만료(174명)되거나 타 지역으로 근무지를 옮기는 공보의(101명) 등 275명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남에 편입되는 인원은 252명(신규 편입 250명·근무지 전입 2명)에 불과해 23명의 빈 자리를 채우는 방안이 없어 전남도가 고민하고 있다.
특히 의과의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하다.
새로 편입된 의과 공보의는 110명인데, 3년 복무가 만료되거나 타 지역으로 옮긴 인원은 145명. 올 들어 새로 전입한 인원(1명)을 포함하더라도 34명이 부족한 형편이다. 지난해도 의과 공보의 21명이 부족했던 만큼 55명이 필요한 공공의료 현장의 공백이 생긴 셈이다. 다만 치과와 한의과는 5명, 6명 늘어날 전망이다.
전남도는 도서지역과 구례·곡성·완도의료원 내 전문의 공백 여부를 감안하면서 응급의료기관 등 배치 우선 순위를 따져 조정할 계획이지만 쉽지 않은 실정이다.
전남도가 최근 전남도의사회, 강진의료원, 해남종합병원, 공보의 대표, 시·군 보건소장 등과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지만 현실적 대안을 찾지 못했고 장기 대책만 수렴했을 뿐이다. 공보의 복무 기간 단계적 단축, 섬 주민 응급의료 및 야간 근무인력 배치 기준 변경, 응급 취약지 병원 운영 현실을 반영한 당직근무 지침 변경 등의 제도 개선, 진료 실적이 저조한 보건지소 통·폐합 운영, 출향인 은퇴의사 활용 등 당장 적용하기 쉽지 않은 게 대부분이었다.
결국, 현장을 메울 인원이 부족하다보니 ‘덜 심각한’ 현장의 의료인력을 빼서 14일까지 조정하겠다는 입장을 정한 상태다. 우선적으로 응급의료기관에 배치할 전문의나 공보의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보건소와 보건지소에 분산 배치된 공보의의 순회 진료 구역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조정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당연히 지역민 불편이 불가피하고 공보의들의 진료 구역 차이로 인한 항의성 민원도 쏟아질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전남지역의 열악한 의료 실태는 통계로도 확인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등 5개 필수과목의 지역별 의료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남은 5개 필수과목 모두 평균 미만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통계청 자료를 기준으로 지난해 기준 전국 광역시·도별 종합병원의 인구 10만명당 필수진료과별 전문의 수와 전국 70개 중진료권 지역책임의료기관의 필수과목 개설률을 분석해 위료취약지를 분류했다. 목포시의료원, 순천의료원 등은 의료법상 300병상 초과 종합병원은 필수진료과목을 개설하고 전속 전문의를 배치해야 하는 규정도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게 경실련 주장이다. 필수 의료 의사를 찾지 못하면서 빚어진 일로, 권역별 공공의대 신설과 의대 정원 최소 1000명 증원 등의 조치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다.
간호 인력난도 나아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공공의료원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간호 인력을 원활하게 확보해야 하지만 전남 농어촌지역의 간호인력 부족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강진의료원은 간호사 정원이 76명이지만 현원은 68명에 불과, 충원률이 89.5%에 불과하다. 목포·순천시의 경우 도심 지역이라 사정은 나은 편이지만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순천의료원은 지난해 정원이 117명이지만 현원은 113명으로 만성적 간호 인력 부족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다양한 의견을 검토 후 보건복지부에 제도 개선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건의하고 전남도 자체 대응 방안도 조속히 마련해 지역 내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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