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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울기자(그라운드 톡톡)

믿음으로 자라는 ‘박찬호 야구’

by 광주일보 2020.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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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공·수 활약에 도루왕 오르며 ‘깜짝 스타’
안정된 수비에 반해 6월 타율 0.111로 마음 고생
윌리엄스 감독·선배 최형우 등 “좋아질 것” 무한신뢰
17일 NC전 멀티히트로 2타점…역전 득점 기록

 

 

‘믿음’이 KIA 타이거즈 박찬호를 깨웠다.

박찬호는 지난 시즌 KIA의 ‘깜짝 스타’였다. 타고난 수비에 달라진 공격력까지 더해 KIA 내야 한 자리를 차지했고, 대선배 이범호의 25번까지 물려받았다.

하지만 올 시즌 박찬호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타석에서 마음만 급했고 6월 타격이 수직 하락했다.

지난 16일 NC전까지 6경기에서 빈손으로 돌아서는 등 6월 14경기에서 박찬호는 45타수 5안타, 0.111의 타율에 그쳤다.

타격 부진은 수비에서의 조급함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아쉬운 초반 성적에도 박찬호는 KIA의 올시즌과 미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자원이다. 내야 수비의 핵심이고 지난 시즌 ‘도루왕’에 오른 센스도 KIA에는 중요하다.

박찬호가 인내심으로 지켜보던 윌리엄스 감독을 다시 웃게 하고 있다.

16일 긴 침묵을 깨고 안타를 만든 박찬호는 17일에는 멀티히트로 2타점을 올렸다. 지난 5월 22일 이후 4번째 도루도 성공했다.

이날 좋은 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5-3으로 앞선 7회초 1사 1·3루에서 나성범의 땅볼 타구를 뒤로 빠트려 동점과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하지만 박찬호는 이어진 공격에서 다시 팀을 웃게 했다.

5-6으로 뒤진 7회말 무사 1루에서 박찬호는 우전안타를 날렸고, 이후 역전 득점까지 기록했다.

팀을 들었다 놓은 박찬호는 ‘미안함’을 먼저 말하고 있다.

오랜 침묵을 깨고 안타를 기록한 날에는 베이스를 밟으면서 눈물이 핑 돌기도 했다. 그만큼 팀에 대한 미안함이 컸다.

박찬호는 “예전처럼 못하면 2군 내려간다고 생각하면 부담이 덜 했을 것 같다. 지금은 대수비, 대주자로든 팀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부담이 컸다. 그 부분에서 조금 더 마음고생이 심했던 것 같다. 책임감이 커졌다. 책임감의 무게를 느끼고 있다”고 언급했다.

부담 많은 박찬호 뒤에는 ‘믿음’의 사령탑과 선배들이 있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박찬호의 부진에도 “리그 최고의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공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공격 부진이 수비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잘 버텨주고 있다”며 믿음을 보여줬다.

최형우도 “특타도 했고 좋아질 것이다. 잘할 것이다”며 주변의 부정적인 시선에 대해 단호하게 ‘긍정’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또 하나 박찬호를 깨운 ‘믿음’이 있었다. 지난 16일 경기가 끝난 뒤 박찬호는 입고 있던 유니폼을 벗어 팬에게 선물했다.

박찬호는 “게임하다가 외야를 돌아봤는데 어떤 분이 (그동안 사용했던) 46번, 4번, 25번 유니폼을 걸어놓고 계셨다. 저 멀리서 의자도 없는데 서서 저렇게까지 나를 응원해주시는 것을 보고 정신이 들었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이렇게 기다리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생각에 뭉클했다”고 언급했다.

박찬호는 불펜 포수 이동건에게 부탁해 경기가 끝난 후 팬에게 유니폼을 전달했다.

박찬호는 “지난해보다 많은 변화를 줬는데 일단 지금은 실패다. 초반에는 잘 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꼬이니까 답이 안 나왔다”며 “땅볼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땅볼을 치기 싫어서 변화구 대처하려고 스윙을 길게 가져가면서 준비했는데 실패였다. 사실 땅볼은 똑같이 나오고 좌측 안타가 많이 없다”고 초반 부진을 설명했다.

앞선 인천 원정에서 윌리엄스 감독과 이 부분을 고민하면서 다시 변화를 줬다.

박찬호는 “감독님께서 인천 원정 때 일찍 나오셔서 맨투맨으로 지도를 해주셨다. 조금 더 간결하게 스윙이 나올 수 있게 도움을 많이 주셨다”며 “이 정도 타격인데 믿고 써주셨고, 워낙 엄청난 타자이시기도 해서 믿고 따라가자고 생각했다. 또 작년에 하던 매커니즘하고 비슷해서 새로 변화를 줬다”고 언급했다.

부진을 털어낸 박찬호에게 아직 많은 시즌이 남아있다.

박찬호는 “위축이 많이 됐었다. 하지만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있다”며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나를 믿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을 위해서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하겠다. 화려하게 빛나는 주연은 아니더라도 확실한 조연이 되줘야 한다. 믿음에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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