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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 치솟는 식비 등 지출 늘어…학점 걱정보다 통장 잔고 걱정
부모, 자녀 학원비·기숙사비 대느라 허리 휘어…노후준비가 다 뭔가
“후배 밥 한 끼 사주기가 겁나요….”
전남대학교 사학과 4학년 재학 중인 이지현(여·24)씨는 요즘 통장 잔고를 확인하기 전 덜컥 겁부터 난다고 했다. 거침없이 상승하는 물가 탓에 돈이 ‘물 새듯 빠져나간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어서다.
이씨의 한 달 생활비는 100만원 남짓. 고향에 계신 부모님으로부터 받는 매달 용돈 50만원과 일주일 12시간 일해 받는 아르바이트비 50만원을 더한 금액이다.
이씨는 “지출을 줄여보려 갖은 노력을 해봤지만, 아끼려는 시도가 물가상승 폭을 따라가지 못한다”며 “통장이 아니라 ‘텅장’(텅빈 통장)이다”이라고 토로했다.
당장 지난해 12월 5만원까지 치솟은 도시가스요금이 부담돼 난방을 전기장판으로 대체했음에도, 가스요금이 인상된 탓에 6만원이 나왔다. 덕분에 지난 한 달 동안은 보일러를 켜지도 못했다고 한다.
물가 중에서도 가장 큰 부담은 식비다. 한 달 40만원을 넘진 않았던 식비지출이 최근에는 5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이씨는 “5000원 정도이던 학교 주변 식당 음식값이 이젠 평균 7000원을 넘어섰다”며 “얼마 전 후배 2명 점심을 사줬을 때 4만원 가까이 돈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의 한 달 지출 내역을 살펴보면 100만원 중 80만원이 고정지출이다. 월세 26만원에 식비 45만원, 공과금 5만원, 교통비 3만원, OTT서비스 2만원 등이다. 나머지 20만원은 친구 생일 선물이나 병원비, 취업관련 서적 구입에 지출하고 있다.
그녀는 “최근 부모님이 취업 준비 중인 딸을 격려하기 위해 백화점에서 35만원짜리 봄 재킷을 사줬는데 감사함보다 죄송스러운 마음이 앞섰다”고 했다.
신학기 기대감에 부풀어야 할 대학생들이 거침없이 상승하는 물가 탓에 울상을 짓고 있다. 월세부터 식비, 옷값 등 오르지 않은 게 없어 ‘학점 걱정보다 통장 잔고 걱정이 더 크다’는 말도 나온다.
당장 대학생들의 대표적인 점심 메뉴로 꼽히는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 가격부터 치솟았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버거킹은 지난 10일부터 일부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 지난해 1월과 7월 가격 인상 이후 8개월여 만에 또 다시 가격을 올린 것이다.
대표 메뉴인 와퍼는 지난해 1월부터 세 차례 가격 인상을 통해 6100원에서 7100원으로 16.39%(1000원)이나 올랐다.
맘스터치의 시그니처 메뉴인 ‘싸이버거’ 단품도 최근 4300원에서 4600원으로 올랐고 맥도날드는 지난달부터 일부 메뉴의 가격을 평균 5.4% 올렸다. 롯데리아도 지난달 제품 가격을 평균 5.1% 인상했고 KFC도 지난달 7일부터 버거·치킨 제품 판매 가격을 100∼200원 인상했다.
이처럼 대학생들의 생활비 부담이 늘면서 덩달아 대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의 마음도 까맣게 타들어가긴 매한가지다.
수도권의 대학에 다니는 아들을 둔 워킹맘 김경은(여·49)씨는 “지난달 아들 1학기 등록금으로 380만원을 냈다”며 “이외 1학기(4개월) 기숙사비 100만원과 매달 용돈 70만원, 새 학기 전공 서적 구입비, 옷 구입에도 꽤 많은 지출이 있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휴대전화 요금 10만원과 실비보험 10만원 등 부담이 만만치 않다. 맞벌이 가정인 김씨 부부의 한 달 수입은 600만원인데, 매달 아들에게 들어가는 돈만 수입의 3분의 1 수준인 200만원이 넘는다고 한다.
김씨는 “고등학생인 둘째 아이 학원비로도 매달 60만원이 넘게 들어가고, 공공요금과 물가가 올라 생활비 지출도 크게 늘어난 상황”이라며 “곧 50대에 들어서는데 노후 준비는 생각도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호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광주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110.43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1% 올랐다. 이는 전국 평균 상승률(4.8%)을 웃도는 것으로, 전국 7개 특·광역시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아울러 광주·전남지역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달 85.9로 지난해 6월부터 줄곧 비관적임을 의미하는 100미만의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전남대학교 사학과 4학년 재학 중인 이지현(여·24)씨는 요즘 통장 잔고를 확인하기 전 덜컥 겁부터 난다고 했다. 거침없이 상승하는 물가 탓에 돈이 ‘물 새듯 빠져나간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어서다.
이씨의 한 달 생활비는 100만원 남짓. 고향에 계신 부모님으로부터 받는 매달 용돈 50만원과 일주일 12시간 일해 받는 아르바이트비 50만원을 더한 금액이다.
이씨는 “지출을 줄여보려 갖은 노력을 해봤지만, 아끼려는 시도가 물가상승 폭을 따라가지 못한다”며 “통장이 아니라 ‘텅장’(텅빈 통장)이다”이라고 토로했다.
당장 지난해 12월 5만원까지 치솟은 도시가스요금이 부담돼 난방을 전기장판으로 대체했음에도, 가스요금이 인상된 탓에 6만원이 나왔다. 덕분에 지난 한 달 동안은 보일러를 켜지도 못했다고 한다.
물가 중에서도 가장 큰 부담은 식비다. 한 달 40만원을 넘진 않았던 식비지출이 최근에는 5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이씨는 “5000원 정도이던 학교 주변 식당 음식값이 이젠 평균 7000원을 넘어섰다”며 “얼마 전 후배 2명 점심을 사줬을 때 4만원 가까이 돈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의 한 달 지출 내역을 살펴보면 100만원 중 80만원이 고정지출이다. 월세 26만원에 식비 45만원, 공과금 5만원, 교통비 3만원, OTT서비스 2만원 등이다. 나머지 20만원은 친구 생일 선물이나 병원비, 취업관련 서적 구입에 지출하고 있다.
그녀는 “최근 부모님이 취업 준비 중인 딸을 격려하기 위해 백화점에서 35만원짜리 봄 재킷을 사줬는데 감사함보다 죄송스러운 마음이 앞섰다”고 했다.
신학기 기대감에 부풀어야 할 대학생들이 거침없이 상승하는 물가 탓에 울상을 짓고 있다. 월세부터 식비, 옷값 등 오르지 않은 게 없어 ‘학점 걱정보다 통장 잔고 걱정이 더 크다’는 말도 나온다.
당장 대학생들의 대표적인 점심 메뉴로 꼽히는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 가격부터 치솟았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버거킹은 지난 10일부터 일부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 지난해 1월과 7월 가격 인상 이후 8개월여 만에 또 다시 가격을 올린 것이다.
대표 메뉴인 와퍼는 지난해 1월부터 세 차례 가격 인상을 통해 6100원에서 7100원으로 16.39%(1000원)이나 올랐다.
맘스터치의 시그니처 메뉴인 ‘싸이버거’ 단품도 최근 4300원에서 4600원으로 올랐고 맥도날드는 지난달부터 일부 메뉴의 가격을 평균 5.4% 올렸다. 롯데리아도 지난달 제품 가격을 평균 5.1% 인상했고 KFC도 지난달 7일부터 버거·치킨 제품 판매 가격을 100∼200원 인상했다.
이처럼 대학생들의 생활비 부담이 늘면서 덩달아 대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의 마음도 까맣게 타들어가긴 매한가지다.
수도권의 대학에 다니는 아들을 둔 워킹맘 김경은(여·49)씨는 “지난달 아들 1학기 등록금으로 380만원을 냈다”며 “이외 1학기(4개월) 기숙사비 100만원과 매달 용돈 70만원, 새 학기 전공 서적 구입비, 옷 구입에도 꽤 많은 지출이 있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휴대전화 요금 10만원과 실비보험 10만원 등 부담이 만만치 않다. 맞벌이 가정인 김씨 부부의 한 달 수입은 600만원인데, 매달 아들에게 들어가는 돈만 수입의 3분의 1 수준인 200만원이 넘는다고 한다.
김씨는 “고등학생인 둘째 아이 학원비로도 매달 60만원이 넘게 들어가고, 공공요금과 물가가 올라 생활비 지출도 크게 늘어난 상황”이라며 “곧 50대에 들어서는데 노후 준비는 생각도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호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광주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110.43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1% 올랐다. 이는 전국 평균 상승률(4.8%)을 웃도는 것으로, 전국 7개 특·광역시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아울러 광주·전남지역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달 85.9로 지난해 6월부터 줄곧 비관적임을 의미하는 100미만의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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