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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인기자

3년 만에 돌아온 윤달, 광주 묘 이장 늘었다

by 광주일보 2023.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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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2월 윤달’ 3월 22일~4월 19일 화장장 예약 전쟁
청명·한식 겹쳐 코로나로 미뤘던 화장 수요 급증한 탓

/클립아트코리아

3년 만에 돌아온 ‘윤달’(양력 기준 3월 22일~4월 19일)에 맞춰 광주지역에서 개장 유골 화장(묘의 시신을 꺼내 화장하는 것)을 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윤달은 양력과 음력 간 오차를 줄이기 위해 두는 달로 올해는 음력 2월이 두번이다. 예로부터 윤달은 ‘궂은 일을 해도 탈이 없는 달’이라고 알려졌다. ‘윤달에는 송장을 거꾸로 세워도 탈이 없다’는 속담까지 있을 정도다.

16일 광주영락공원에 따르면 개장유골 예약은 4월 16일까지 이미 가득 찼다. 광주영락공원 개장 화장은 윤달을 끼고 있는 해 유독 높은 수치를 보였다.

평년에 1500~1800건의 개장 화장이 진행되던 영락공원에서 2014년과 2017년에는 각 3099건과 3774건의 개장 화장이 진행됐다. 이 해의 윤달에만 각 1797건과 1875건이 집중됐다.

가장 최근 윤달이 낀 2020년에는 5536건의 개장 화장이 진행됐고 이중 2164건이 윤달에 집중됐다. 지난 2020년 개장 화장이 특히 많았던 것은 집중호우로 인해 광주시 북구 사설 시설인 ‘새로나추모관’ 침수 영향으로 분석되고 있다.

올해도 개장 유골 예약 문의가 넘쳐 예약시기도 기존 15일 전(3월 7일부터)에서 30일 전(2월 20일 부터)로 변경했다. 예약이 넘치자 영락공원은 화장 시간을 기존(오전 8시~오후 5시) 시간보다 개장 전후로 1시간씩 늘렸고, 하루 개장 유골 화장 개수도 12기에서 38기로 확대했다.

영락공원측은 급증한 화장 업무에 대응하기 위해 2개월 계약직 직원도 11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윤달은 태음태양력 체계가 만들어진 춘추전국시대 처음 생겨났으며 음력을 사용하는 한국과 중국 등 동아시아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보통 2~3년 마다 돌아오는데, 올해는 2020년 이후 3년 만에 맞는 윤달이다.

윤달은 효(孝)의 달로도 불린다. 윤달은 한 달 내내 날이 좋아서 굳이 길일을 택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예로부터 수의를 준비하고, 산소를 이장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윤달 기간에 청명(4월 5일)과 한식(4월 6일)이 포함돼 있고 지난해 코로나19 등으로 미뤘던 화장 수요까지 더해져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윤달 기간 개장 화장을 하려는 지역민들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영락공원 관계자는 ▲60대 부모 세대가 선산 등지에 묻혀있던 조상 묘를 납골당으로 옮기려고 하는 사람들 ▲부모세대가 떠나면 조상 묘가 방치될 것으로 우려한 젊은 세대 ▲중외공원·풍암저수지 등의 개발로 개발지역 인근 묘들을 개장 화장하려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윤달에는 아이를 낳지 않는 풍속에 따라 광주지역 신생아 출생률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광주지역 출생아 수는 윤달인 2014년 9월(양력 10월 24일~11월 21일)에는 양력 기준 11월 916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6.9%를 기록해 그 해 월별 기준 가장 큰 감소세를 보였다.

2017년 5월(6월 24일~7월 22일)에는 양력기준 6월 844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4%(48명 감소), 7월에는 832명으로 -12.6%(120명 감소)의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윤달에 결혼을 피하는 일은 옛말이 됐다. 윤달은 ‘비어있는 달’이라 불리며 결혼식을 꺼려하는 풍조가 강했지만 최근 젊은 예비 부부들은 윤달을 신경쓰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까지 진행된 코로나 팬데믹으로 미뤄 둔 결혼식을 서두르다 보니 광주지역 예식장은 포화상태다.

서금석 전남대학교 호남학연구원 특별연구원은 “윤달은 태음력을 태양력에 맞추려고 하는 옛날 사람들의 안간힘이자 지혜”라며 “윤달은 ‘남은 달’이라는 구실로 가족들이 한데 모이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주기의 시간이자 만남의 시간이다”고 설명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천홍희 기자 stro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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