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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 인문학당 ‘추억의 도서전’
계몽사명작전집·계림문고시리즈 등
조대영 씨 소장품 2000여권 전시
위재환 ‘몽상가’전…22일 드로잉
“와, 이 책 우리집에 있던 건데.”, “어릴 때 정말 좋아했던 책이 있네.”
책장에서 ‘쌍무지개 뜨는 언덕’, ‘보물섬’ 등을 집어든 이들에게서 탄성이 나왔다. 나 역시 닳도록 읽었던 ‘딱따구리 그레이트북스’를 발견하고 환호했다.
계몽사 명작전집, 계림문고 시리즈 등 순식간에 우리를 ‘국민학생’ 시절로 데려간 낡고 오래된 책들을 따라 시간 여행을 떠난다. 괴도 루팡, 15소년 표류기 등 책 속 주인공이 담긴 행사 포스터를 보고 한명 한명 주인공의 이름을 호명하는 이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광주시 동구 인문학당이 상반기 기획전으로 준비한 ‘추억의 소년소녀 도서전’은 이 책을 읽었을 당시의 ‘소년소녀들’을 단번에 소환한다. 요즘 아이들도 같은 동화를 ‘다른 버전’으로 읽었을 터. 그래서 이번 전시는 어른, 아이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기획이다. 더불어 정원에서는 동화적 감성이 물씬 풍기는 조각가 위재환 작가의 특별전시 ‘몽상가’전까지 열러 또 다른 즐거움을 전해준다.
1954년 지어진 인문학당(동계천로 168-5)은 건물 자체가 과거로의 여행이다. 지난해 초 서석교회 주차장 바로 옆에 문을 연 인문학당은 사랑채로 쓰인 양옥과 안채로 쓰인 한옥이 이어진 오래된 가옥과 신축 건물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이다. 특히 붉은 벽돌, 낡은 나무바닥, 동화에 등장할 것같은 삼각지붕의 양옥집이 눈길을 끈다.
전시에서 만나는 책 2000여권은 인문학당 인문관 프로그램 디렉터 조대영씨의 소장품이다. 조 씨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화제의 전시 ‘원초적 비디오 본색’에서 2만여점의 비디오 테이프를 전시중이기도 하다.
전시된 책들은 1960~70년대 유년기를 보낸 이들의 마음을 빼앗았던 책들로 집에서, 도서관에서 읽었던 것들이다. 당시 교육열이 높았던 부모들은 전집류를 판매하는 방문판매원에게 책을 사들여 아이들에게 읽혔고, 학교 도서관에는 온갖 책들이 꽂혀 있었다.
전시에서는 가장 인기가 많았던 계몽사 판 ‘소년소녀 세계문학전집’, 국내 유명 화가들이 직접 삽화를 그린 120권 짜리 ‘계몽사 문고’, 한국전래동화부터 외국 동화까지 다양하게 구성된 100권 전집 ‘딱따구리 그레이트 북스’, 만화체 표지가 인상적이었던 계림문고 ‘컬러판 소년소녀 라이브러리’ 등을 만난다. 또 1980년대 인기 높았던 창작 동화시리즈 ‘ABE(에이브)’와 ‘메르헨’ 전집 등도 눈길을 끈다.
당시 집집마다 갖춰놓았던 학습대백사전도 전시됐다. 한국 최초의 컬러판 대백과사전이었던 1972년 계몽사 판 ‘컬러학습대백과’(전 8권), 금성출판사에서 10권으로 내놓은 ‘아동학습백과’, 1980년 국민서관에서 선보인 ‘학습사전 시리이즈’(14권) 등이다.
전시장 밖 마당에서 펼쳐지는 위재환 작가의 전시는 도서전과 딱 맞는 기획이다. ‘몽상가’를 주제로 한 그의 작품은 동화적 상상력이 돋보인다.
말 등에 올라탄 몽상가, 커다란 코뿔소, 동물의 등에 올라타 질주하는 긴 팔의 사내 등 과장되고 우스꽝스러운 표정과 몸짓을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풀어낸 작품은 유쾌하다. 또 서가에서도 꿈을 꾸는 작은 몽상가 조각들을 만날 수 있다.
오는 22일(오전 10시~낮 12시)에는 위재환 작가와 함께하는 드로잉 행사가 열린다. 이날 이벤트에서는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작가가 참여자들의 주문을 받아 즉흥적으로 그려주는 ‘라이브 드로잉’ 행사를 진행한다. 그의 드로잉은 세밀하고, 사실적이며 때론 환상적이다. 문의 062-608-2176.
/글·사진=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책장에서 ‘쌍무지개 뜨는 언덕’, ‘보물섬’ 등을 집어든 이들에게서 탄성이 나왔다. 나 역시 닳도록 읽었던 ‘딱따구리 그레이트북스’를 발견하고 환호했다.
계몽사 명작전집, 계림문고 시리즈 등 순식간에 우리를 ‘국민학생’ 시절로 데려간 낡고 오래된 책들을 따라 시간 여행을 떠난다. 괴도 루팡, 15소년 표류기 등 책 속 주인공이 담긴 행사 포스터를 보고 한명 한명 주인공의 이름을 호명하는 이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광주시 동구 인문학당이 상반기 기획전으로 준비한 ‘추억의 소년소녀 도서전’은 이 책을 읽었을 당시의 ‘소년소녀들’을 단번에 소환한다. 요즘 아이들도 같은 동화를 ‘다른 버전’으로 읽었을 터. 그래서 이번 전시는 어른, 아이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기획이다. 더불어 정원에서는 동화적 감성이 물씬 풍기는 조각가 위재환 작가의 특별전시 ‘몽상가’전까지 열러 또 다른 즐거움을 전해준다.
1954년 지어진 인문학당(동계천로 168-5)은 건물 자체가 과거로의 여행이다. 지난해 초 서석교회 주차장 바로 옆에 문을 연 인문학당은 사랑채로 쓰인 양옥과 안채로 쓰인 한옥이 이어진 오래된 가옥과 신축 건물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이다. 특히 붉은 벽돌, 낡은 나무바닥, 동화에 등장할 것같은 삼각지붕의 양옥집이 눈길을 끈다.
전시에서 만나는 책 2000여권은 인문학당 인문관 프로그램 디렉터 조대영씨의 소장품이다. 조 씨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화제의 전시 ‘원초적 비디오 본색’에서 2만여점의 비디오 테이프를 전시중이기도 하다.
전시된 책들은 1960~70년대 유년기를 보낸 이들의 마음을 빼앗았던 책들로 집에서, 도서관에서 읽었던 것들이다. 당시 교육열이 높았던 부모들은 전집류를 판매하는 방문판매원에게 책을 사들여 아이들에게 읽혔고, 학교 도서관에는 온갖 책들이 꽂혀 있었다.
전시에서는 가장 인기가 많았던 계몽사 판 ‘소년소녀 세계문학전집’, 국내 유명 화가들이 직접 삽화를 그린 120권 짜리 ‘계몽사 문고’, 한국전래동화부터 외국 동화까지 다양하게 구성된 100권 전집 ‘딱따구리 그레이트 북스’, 만화체 표지가 인상적이었던 계림문고 ‘컬러판 소년소녀 라이브러리’ 등을 만난다. 또 1980년대 인기 높았던 창작 동화시리즈 ‘ABE(에이브)’와 ‘메르헨’ 전집 등도 눈길을 끈다.
당시 집집마다 갖춰놓았던 학습대백사전도 전시됐다. 한국 최초의 컬러판 대백과사전이었던 1972년 계몽사 판 ‘컬러학습대백과’(전 8권), 금성출판사에서 10권으로 내놓은 ‘아동학습백과’, 1980년 국민서관에서 선보인 ‘학습사전 시리이즈’(14권) 등이다.
전시장 밖 마당에서 펼쳐지는 위재환 작가의 전시는 도서전과 딱 맞는 기획이다. ‘몽상가’를 주제로 한 그의 작품은 동화적 상상력이 돋보인다.
말 등에 올라탄 몽상가, 커다란 코뿔소, 동물의 등에 올라타 질주하는 긴 팔의 사내 등 과장되고 우스꽝스러운 표정과 몸짓을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풀어낸 작품은 유쾌하다. 또 서가에서도 꿈을 꾸는 작은 몽상가 조각들을 만날 수 있다.
오는 22일(오전 10시~낮 12시)에는 위재환 작가와 함께하는 드로잉 행사가 열린다. 이날 이벤트에서는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작가가 참여자들의 주문을 받아 즉흥적으로 그려주는 ‘라이브 드로잉’ 행사를 진행한다. 그의 드로잉은 세밀하고, 사실적이며 때론 환상적이다. 문의 062-608-2176.
/글·사진=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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