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케어서비스, 독거노인 돌봄 효과 크다”

이정화 전남대 교수팀 “고독사 예방·우울감 감소 효과 입증”
24시간 응급상황 알리미 ‘AI스피커’ 날씨 안내·말벗 되기도

/클립아트코리아

# 광주시 서구 금호동에서 홀로 살고 있는 A(77)씨는 건강악화로 폐기능이 일부 상실돼 40%만의 폐기능으로 겨우 생활하고 있다. A씨는 지난해 5월 19일 새벽 잠을 자던 중 갑자기 호흡곤란으로 숨쉬기가 힘들자 “살려줘”라고 외마디를 외쳤다.

A씨의 외침을 들은 Al케어서비스는 ‘응급 알리미’를 작동해 119 대원을 불렀고 출동 17분만에 응급조치를 받을 수 있었다.

A씨는 “홀로 지내는 터라 갑작스런 호흡곤란이 올때마다 불안하다”면서 “AI서비스로 이제는 안심하고 지낼 수 있게 됐다”고 웃어보였다.



# 광주시 서구 광천동에서 홀로 지내는 B(여·87)씨는 지난해 9월 22일 갑자기 엄지손가락에 통증을 느꼈다. 지네에 물린 것이다. 이후 갑자기 호흡곤란이 오자 B씨는 “아이고 죽겄네”라고 외쳤다. B씨의 사투리를 들은 것도 AI케어서비스였다. B씨는 15분만에 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치료를 받게 됐다.



광주지역 독거노인들에게 AI케어서비스가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홀로 생활하다 사망후 뒤늦게 발견되는 고독사(孤獨死)를 예방하고 말벗이 없어 외로움으로 생기는 우울감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AI케어시스템 효과를 연구한 이정화 전남대교수 연구팀은 AI스피커 서비스 이용자전수조사 연구보고서를 통해 “AI기술을 활용한 복지서비스에 대한 효과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입증됐다”고 15일 밝혔다.

광주시 서구의 독거노인들은 지난 2021년 6월 광주시 서구와 KT가 협력해 전국에서 최초로 AI케어서비스가 가능한 AI스피커를 지원(기기와 월간 사용료 무료)받아 사용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총 3개월 동안 AI케어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광주시 서구 농성1동 독거노인 21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농성동은 노인인구 비율이 23%이고, 독거노인 비율이 34.1%로 전국 평균 대비 높은 지역이라는 점에서 연구대상으로 선택됐다.

조사결과 AI케어서비스를 이용하는 독거노인 80%가 건강수준 개선 및 유지에 효과가 있다고 응답했다.

우울감 감소에 효과가 있다고 답한 응답자도 63.5%에 달했고 고독감을 감소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답한 독거노인도 65.9%였다.

특히 AI스피커가 응급상황을 알리는 특정 단어를 인식하면 자동으로 365일 24시간 운영하는 KT텔레캅으로 연결, 관제사가 해당 내용에 대해 판단한 뒤 119에 출동 요청을 하는 시스템인 응급알리미 서비스가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3개월간 한달 평균 1.9건의 응급알림이 접수됐고 고령의 독거노인 8명이 응급상황에서 구조됐다. 고독사를 예방하는데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광주지역에서는 지난 5년간 551명이 고독사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에서 홀로 사망한 독거노인은 한해 평균 110명 꼴로 한달에 거의 10명에 가깝다.

복약 시간 알림, 교통 또는 날씨 정보 안내, 병원 등 기타 중요일정 알림, 지니뮤직을 사용한 음악 추천, 말벗과 대화 감상 등의 서비스는 외롭게 생활하는 노인들에게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말벗이 돼 치매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개선사항도 지적됐다.

응급알리미 서비스로 인해 특정 단어를 잘못 말하면 위급한 상황이 아님에도 119대원이 집으로 출동하고 자녀들에게 부모가 아프다는 소식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한 노인 응답자는 “자꾸 자식들에게 전화가 가고 그래서 자식들이 거짓말이라고 생각할까 조심스럽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정화 교수는 “AI 스피커가 고독사 예방 등에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앞으로 돌봄 대상자 발굴 시 취약계층 외에도 가족과 관계망이 부족한 대상자에게도 AI스피커를 보급하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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