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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재기자

“‘다회용기 회수로봇’ 답답해서 못 쓰겠다”

by 광주일보 2023.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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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수 속도 느리고 오작동에 이용 꺼려…기계 옆 쓰레기통만 가득
서구청 “내달 속도 향상된 기기 배치…환경보호 차원에서 이해를”

13일 오후 1시께 광주시 서구 농성동의 광주 서구청 1층 로비. 점심식사를 마치고 커피 한 잔을 즐기러 온 이들로 북적이는 가운데 ‘다회용기 회수로봇’<사진>이 눈에 띄었다. 카페에서 다회용 컵에 음료를 받은 뒤, 컵을 회수하고 재활용해 환경보호에 앞장서겠다는 취지로 지난해 12월 설치된 로봇이다.

의도는 좋았지만, 정작 이날 점심시간이 끝나가도록 회수로봇을 이용하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었으며 모두 회수로봇 옆에 별도로 설치한 쓰레기통에 컵을 버리고 있었다. 회수로봇이 너무 느려서 도저히 이용할 마음이 안 든다는 것이다.

서구청을 비롯해 광주지역 공공기관에 설치된 다회용기 회수로봇이 실용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회수 과정이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다 기계가 오작동을 일으켜 종종 다회용 컵을 회수 가능 컵으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사례가 잇따르니 답답해서 못 쓰겠다는 것이다.

서구청은 지난해 12월부터 1년에 걸쳐 다회용기 재사용 지원 시범사업을 실시하겠다며 회수로봇을 설치했다. 구청 1층 로비 카페 ‘사과나무’를 비롯해 인근 6개 카페에 다회용컵 총 3000개를 배부하고, 대당 1600여만원 수준의 회수로봇을 월 100만원씩 대여료를 주고 설치했다.

회수로봇을 이용하려면 몇가지 과정을 거쳐야 한다. 먼저 다회용 컵에 찍힌 QR코드를 기계에 인식시킨 뒤, 컵 뚜껑과 컵을 분리해 회수대에 놓고 기계가 컵을 스캔하기를 기다린다. 이후 기계가 ‘이 컵은 회수 가능한 컵이다’는 문구를 띄운 뒤에야 컵 회수가 완료된다. 이 과정은 모두 1분 남짓이 걸린다.

하지만 서구청 직원들은 “점심시간 1분, 1초가 소중한 마당에, 옆에 놓인 쓰레기통에 버리면 3초도 안 걸릴 일을 구태여 시간을 들여, 줄을 서 가며 버릴 이유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구청은 기계 옆에 쓰레기통을 별도로 설치하고 다회용 컵을 버릴 수 있도록 했는데, 오히려 회수로봇을 더욱 유명무실하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지난 3개월여동안 회수로봇은 936개 컵을 회수한 반면 쓰레기통으로는 6배에 달하는 6509개 컵이 회수됐기 때문이다.

이 로봇은 광주 동구청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광주 동구 동명동 스타트업빌 등지에도 설치됐는데, 동구청의 경우에도 지난해 10월 17일부터 올해 1월 31일까지 1513개 컵을 회수하는 데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서구청 관계자는 “다음 달에 속도를 향상한 신규 기기를 들여놓을 예정이다”라며 “회수로봇 자체의 효용성보다는 다회용컵 재활용, 환경보호의 큰 차원에서 의도를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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