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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재기자

“뮤지컬 같은 광주 시티투어 어때요~”

by 광주일보 2020.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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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시티투어버스서 즉석 뮤지컬로 광주 소개하는 이혜원 가이드]
‘100년의 버스’ 매주 토요일 유스퀘어 출발 양림동·문화전당 등 경유
남자 배우와 러브 스토리 연기하며 광주 근·현대사 이야기 풀어내

 

투어가이드 이혜원씨가 광주 ‘100년의 버스’(시티투어 버스)에서 1930년대 옷을 입고 관광객에게 광주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이혜원 씨 제공>

지난 5일부터 운행을 재개한 테마형 광주 시티투어 버스 ‘100년의 버스’에는 즉석 뮤지컬로 광주를 소개하는 가이드가 있다.

투어가이드 ‘나비’ 역을 맡은 이혜원(여·28)씨다.

이씨는 “양림동에서 펼쳐지는 1930년대 이야기부터 1980년대 5·18민주화운동 이야기, ACC 아시아문화전당에서 2030년 미래까지 이어지는 사랑 이야기로 관광객을 만난다”며 “광주 시내를 걸어다니며 즐기는 거리공연”이라고 설명했다.

투어는 2시간에 걸쳐 유·스퀘어 터미널에서 출발해 양림동, 옛 전남도청,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둘러보는 코스다. 이동 중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광주천, 광주극장, 광주일고, 양동시장 등을 지난다.

투어 가이드는 ‘나비’와 ‘폴’이 맡는다. ‘나비’는 가수 김정호의 곡 ‘하얀 나비’에서 따 온 이름이다.

나비는 남배우 폴과 함께 양림동 양림쌀롱 라운지, 오웬기념각, 옛 전남도청,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에서 즉석 뮤지컬을 펼친다. 나비가 우연히 폴을 만나 애틋한 사랑을 하는 스토리를 김정호의 ‘하얀 나비’, 정율성의 ‘메기의 추억’ 등 노래와 함께 풀어낸다.

“연극으로 설명하기 힘든 부분도 있고, 또 설명이 길어지면 관광객이 지쳐요. 연극에서 풀어내지 못한 정보는 팜플렛에 모아 두었죠. 극의 흐름도 이어가면서 광주에 대한 정보를 알차게 알아갈 수 있도록 구성했어요.”

이씨는 100년의 버스가 처음 시동을 걸었던 2018년부터 가이드로 함께 해 왔다.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이씨는 데뷔 4년차 프리랜서 배우다. 그가 가이드에 지원하게 된 건 “재미있어 보여서”였지만, 지금은 ‘나비’를 통해 광주에 대해 더 잘 알게 됐다고 한다.

“평소 거리 공연에 관심이 많았어요. 어두운 데서 조명을 받으며 하는 극장 공연보다, 밝은 곳에서 관객과 눈 마주치며 하는 공연이 더 재밌거든요. 이를 고향 광주를 소개하는 데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죠.”

외국인을 대상으로 가이드를 할 때도 있었다. 이씨는 단체 여행을 온 일본인들에게 1930년대 항일독립운동을 설명할 때 가장 뿌듯했다고 했다.

“일본 관광객들이 우리 독립운동사를 열심히 공부하고, 끝난 뒤 ‘너무 재밌었다’며 박수를 쳐주셨던 게 기억에 남아요. ‘또 오고싶다’는 분도 있고, 저를 알아보는 분도 있어요. 관광객들의 얼굴 하나하나가 다 기억나고, 매 순간이 뿌듯합니다.”

이씨는 광주를 찾아 온 사람들이 꼭 들러야 할 추천 코스로 문화전당 광장을 꼽았다. 5·18민주화운동 역사가 담긴 의미 있는 공간이면서, 도심 속에서 찾아보기 힘든 넓은 광장이란 점에서다.

이씨는 광주 도심 야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광주영상복합문화센터 옥상 뷰폴리(View Folly)도 추천했다. 원래 계획상으로는 100년버스 코스에 포함됐으나, 한정된 시간에 맞추기 어려워 제외된 곳이다.

“광주를 찾아온 이들이 뷰폴리처럼 숨겨진 명소까지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람이에요. 광주를 2~3차례 찾아와야 골목 사이사이를 누비며 진짜 관광을 할 수 있죠. 앞으로도 100년의 버스 가이드로서 관광객들이 다시 찾아오게 만드는 광주를 만들고 싶어요.”

‘100년의 버스’는 매주 토요일 오후 1시 유스퀘어(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한다. 예약 및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gjcitytou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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