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첫 외국인 선수 부주장
이정효 감독과 호흡도 척척
“상대 수비에 ‘악몽’이 되겠다”
산드로가 공격의 핵심이자 부주장으로 광주FC의 2023시즌을 책임진다.
올 시즌 외국인 선수 쿼터가 확대되면서 외국인 선수는 K리그의 중요한 변수가 됐다. 1부 리그로 복귀한 광주는 5명의 ‘외인 부대’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시즌 중반 팀에 합류해 차원이 다른 공격력을 보여준 산드로와 공·수에서 부지런히 활약을 해준 아론이 그대로 광주를 지키고 알바니아 출신의 ‘특급 윙어’ 아사니, ‘브라질 피니셔’ 토마스, 네덜란드 국가대표 출신의 티모가 새로 가세했다.
외국인 선수들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 만큼 이정효 감독은 K리그 적응을 끝낸 산드로에게 부주장 역할을 맡겼다. 광주 역사상 첫 외국인 선수 부주장이다.
주장 안영규, 또 다른 부주장 이순민과 광주를 이끌어 가게 된 산드로는 “주장이나 부주장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서 역할을 맡게 돼 행복하다. 어떤 방식으로든 팀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부주장 역할을 잘하겠다”고 밝혔다.
5명의 외국인 선수는 능력은 물론 국적·언어도 다르다.
산드로는 “내가 영어를 잘 못하지만 조금이라도 이해하면서 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5개 국어를 하는) 토마스가 영어를 해서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서로 가까워질 수 있게, 훈련할 때 기분 좋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고 있다”며 “외국인 선수들이 처음 광주에 왔을 때 집에 초대해 와이프와 브라질 음식을 대접했다. 지난해에는 기회가 없었는데 올해는 한국인 선수들도 초대해서 같이 저녁도 먹고 함께 하고 싶다. 선수들과 단합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이야기했다.
또 “엄지성은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하고, 다른 어린 선수들도 실력이 있다. 이 선수들이 잘 되기 위해서는 뭘 원하고 어디까지 올라가고 싶은지 확고하게 정해야 한다. 어렸을 때 나는 항상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했고, 해가 지날 때마다 목표를 정하면서 한 단계씩 차근차근 올라가는 유형이었다. 축구 선수라고 축구만 잘하면 되는 게 아니다. 열심히 노력해야 하고, 포기해야 할 것도 많다. 항상 집중해서 꾸준하게 목표한 지점에 올라가야 한다”고 어린 선수들에 대한 각별한 마음도 보여줬다.
그라운드에서도 산드로의 역할이 막중하다. 산드로는 지난해 19경기에 나와 7골 4도움을 기록하며 후반기 질주를 이끌었다.
산드로는 “문화적인 차이, 사람들의 차이는 크게 못 느꼈다. 대신 한국 축구 스타일에 적응하는 게 힘들었다. 한 달 정도 적응하면서 편해졌다. 게임에 대한 텐션이나 육체적인 부분이 힘들었다. 유럽에 있을 때는 다이나믹하게 패스를 많이 주고받으면서 왔다 갔다 했다. 이곳에서는 K리그2이기도 하고 공격하고, 수비하고, 공격하고, 수비하고 그런 느낌이었다”며 “빠르게 움직이는 게 많은 도움은 된다. 또 부딪히고, 몸싸움하는 것을 즐겨서 새로운 축구가 좋았다. 상대 선수들이 귀찮게 하고, 나도 대응하는 부분이 재미있었다”고 K리그 첫 시즌을 이야기했다.
이정효 감독과의 호흡도 ‘척척’이다.
산드로는 “감독님의 스타일 대로 다 같이 공격하고, 다 같이 수비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비를 먼저 하는 것이다”며 “숙제를 많이 내주시는 데 그 선수가 어디까지 올라갈 줄 아니까 그러는 것이고, 팀과 선수 모두가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일 것이다. 그런 부분이 너무 좋다. 게임할 때 무섭고, 엄격한 감독님이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큰 형, 삼촌 느낌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반 유난히 골운이 따르지 않았던 산드로는 부족했던 운과 골을 올 시즌 만회하겠다는 각오다.
산드로는 “만약에 골운이 다 따라줬다면 올해 이곳에 있기 힘들었을 것이다(웃음). 지난해 운이 없어서 안 들어갔던 골들이 올해 한 번에 들어가 주면 좋겠다”며 “작년에 짧은 기간이었지만 내가 어떤 선수이고, 어떤 플레이를 하는지는 보여준 것 같다. 특별히 목표하는 수치를 정하지는 않는데 더 열심히, 더 잘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광주는 경기적으로 확실히 짜증나는 팀이 될 것이고, 많은 팀에게 걸림돌이 될 것이다. 승격하고 잠깐 놀러 온 팀이 아니다. 항상 싸울 것이고 상대를 귀찮게 할 것이다”며 “또 작년에 상대가 나를 부담스러워하는 것도 느꼈는데 올해도 그렇게 하고 싶다. 확실히 약속할 수 있는 것은 상대 수비수에게 악몽이 되는 공격수가 되겠다는 것이다. K리그1에서 광주가 좋은 역사를 만들면 좋겠다. 그 역할을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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