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동원 토론회서 의원들 태도 논란

야당 대표 인사말 후 상당수 퇴장
휴대전화로 스포츠 중계 시청도
방청객 “정치수단으로만 이용”

김홍걸 의원이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대일외교 진단과 과제 긴급토론회에 참석해 휴대전화를 만지고 있는 모습. <안충원씨 제공>

일제 강제동원 토론회에서 야당의원들의 불성실한 태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대일외교 진단과 과제 긴급토론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인사말 직후 참석 의원 상당수가 자리를 떠났고, 더불어민주당 출신 무소속 김홍걸(비례) 의원은 스포츠 중계 영상 시청을 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18일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단체대화방에는 토론회에 방청객으로 참석한 전남대 1학년생이라고 밝힌 안충원(23)씨가 토론회 당시 찍은 사진·영상과 함께 글을 올렸다.

김홍걸 의원 자리 뒤에 있었다는 안씨가 올린 글에는 “토론회 내내 김홍걸 의원이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면서 “김 의원은 유튜브를 시청하고 ESPN(스포츠 전문 채널)의 풋볼 점수를 확인하는 등 토론에는 집중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안씨는 “참으로 개탄스럽다. 더불어민주당이 일제 강제동원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고 있고, 하나의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답답한 마음이 들어 글을 올립니다”고 했다.

안씨는 광주일보와 통화에서 “일제 강제동원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고 시민모임에 후원까지 하고 있다. 마침 서울에 있는데 토론회가 열린다고 해서 국회의원들의 해결책을 듣고싶어 현장을 찾았다”면서 “하지만 정부의 잘못된 해법안을 견제할 수 있는 야당이 마련한 긴급토론회 조차 형식적인 토론회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안씨는 “김 의원은 토론 참석자에게 주어진 자료를 한번도 보지 않았다”면서 “김 의원은 토론회에서 발표가 이뤄지는 50분 동안 공과금을 확인하고, 스포츠 라이브 방송을 보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안씨가 올린 영상에는 김 의원이 이국언 시민모임 이사장이 발언을 하는 동안 휴대전화를 만지고 있는 장면이 담겨 있다.

김 의원 뿐 아니라 이날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태도가 모두 불량했다는 것이 안씨의 이야기다.

다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처음에는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태블릿으로 행사 기념사진 속 자신의 모습을 한참 동안 살펴봤고, 다른 의원은 피해자인 한 할머니의 발언을 제지해놓고도 토론회가 끝나자 마자 자리를 떠 식사하러 가기 바빴다는 것이다.

결국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보여주기 식’으로 토론회에 참석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김홍걸 의원 측은 “전화·문자메시지 등이 수시로 들어와 확인을 하는 과정에서 조작 실수로 잠깐 해당 영상이 스마트폰에 떴을 뿐”이라면서 “당일 해당 내용에 대해 자세히 기억 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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