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1000억원대 슈퍼컴퓨터
도심에 AI기업 전용 입주센터
대한민국 대표 인공지능(AI) 중심도시 광주에 국내 최대, 세계 10위권 내 데이터센터(슈퍼컴퓨터)가 들어선다. 몸값만 1000억원대다.
데이터센터 구축 소식에 국내외 AI 관련 대표 기업들이 광주시와 협약을 맺고 법인 설립과 사무실 등을 개소하고 있으며, 신규 인력 모집에도 나서고 있다. 광주시는 몰려드는 AI기업의 업무공간 확보를 위해 충장로 등 도심 내에 20층 규모의 건물을 임대하거나 신축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 관계자는 “AI기업들이 도심 내 사무실을 선호해 최첨단 인프라를 갖춘 AI기업 전용 입주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최근 기존 건물 몇 곳을 사전 답사했는데, 시설 등이 노후해 신축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9일 광주시에 따르면 첨단 3지구에 조성 중인 AI 집적단지 내에 올 연말께 데이터센터를 착공한다. 오는 2022년까지 1000여억원을 들여 완공하는 데이터센터는 실측 성능이 88페타플롭스로 국내에선 최대 규모이며, 세계적으로도 10위권 내에 들어가는 성능을 갖추고 있다고 광주시는 설명했다.
데이터센터는 컴퓨터 시스템과 통신장비, 저장장치인 스토리지 등이 설치된 시설로 빅데이터를 저장하고 유통시키는 핵심 인프라다. 지난해 11월 미국 콜로라도 덴버에서 열린 슈퍼컴퓨팅 콘퍼런스에서 발표된 슈퍼컴퓨터 순위에 따르면 1위는 미국 오크리지국립연구소의 서밋(148페타플롭스)이었다.
국내에서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25.7페타플롭스)이 14위였으며 기상청이 보유한 누리와 미리는 각각 113, 114위였다.
페타플롭스는 1초당 1000조번의 연산 처리가 가능하다는 의미이며, 88페타플롭스는 국내 민간·공공 데이터를 모두 저장해도 절반가량만 차지할 정도로 고성능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지난 1월 ‘데이터 3법’이 개정되면서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도 탄력을 받게 됐다. 개인정보 보호법에서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처리한 가명 정보를 본인 동의 없이 통계작성, 연구 등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한결 원활해진 것이다.
데이터는 AI를 학습시키는 가장 기본적 인프라로, 집적단지 주요 시설이 될 AI 데이터센터도 양질의 산업용 학습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 전제 중 하나다.
광주시는 데이터센터를 활용하려는 AI기업이 광주에 진출해 데이터를 수집, 가공, 제공하면서 비즈니스 생태계도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올 들어서만 AI 관련 14개 기업이 광주시와 업무협약을 하고, 법인설립 또는 사무실 개소에 나서는 등 국내외 AI기업의 광주행이 줄을 잇고 있다. 이들 기업은 올 상반기에만 광주에서 200명이 넘는 우수 인력을 선발할 예정이다.
광주시는 이날도 시청 비즈니스룸에서 AI기업인 에이모와 데이터 가공 교육을 하기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에이모는 앞으로 경력단절 여성, 구직자, 관련 분야 진출 희망자를 대상으로 기수별 40명씩 총 400명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데이터 라벨링 교육을 한다.
데이터 라벨링이란 인공지능 학습을 위한 데이터에 주석을 달아놓는 작업으로, 에이모에서 8시간 근무 기준 월 180만∼200만원을 급여를 받으며 재택 근무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기술이 숙련되면 더 높은 단계의 작업에 나서게 되며, 급여도 급상승한다는 게 광주시의 설명이다.
손경종 광주시 인공지능산업국장은 “AI산업이 발전하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일자리는 더 늘어나게 된다”면서 “라벵릴 작업도 기술이 숙련되면 재택근무를 하면서도 고임금을 받을 수 있는 일자리”라고 말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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