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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인기자

창단 16년 직장인극단 DL “일탈 꿈꾸는 직장인 함께해요”

by 광주일보 2023.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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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명 단원, 공무원·교사 등 직업 다양
‘굿닥터’·‘한 여름 밤의 꿈’ 등 무대
“또 다른 자아 발견…커튼콜 짜릿”
2월 9일까지 단원 모집·희곡 읽기도

직장인 극단 DL이 지난해 11월 26일 선보인‘씨유어겐’ 무대 장면. <직장인 극단 DL 제공>

집과 직장을 오가는 쳇바퀴 같은 일상 속에서 우리는 종종 드라마틱한 변화를 꿈꾼다. 사무실 책상에 앉은 내가 아닌 무대 위에 선 배우의 모습을 가만 떠올려 본다.

직장인극단 DL에서는 이따금 상상이 현실이 된다. 2007년 창단한 이들은 2008년 1월 첫 공연을 선보였다. 극단의 이름인 DL은 Dramatic Life의 줄임말이다.

극단은 ‘굿탁터’를 시작으로 ‘낙하산’,‘한 여름 밤의 꿈’ 등 19편의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지난해 11월 26일에는 대학로에서 인기를 끌었던 ‘씨유어게인’을 선보였다. 포장마차를 배경으로 손님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풀어놓고 이를 통해 인간의 삶에 대해 얘기한다.

현재 극단에는 15명의 단원이 함께하고 있다. 각자의 삶을 살던 이들이 한데 모인만큼 병원장부터 교도관, 공무원, 교사까지 직업도 다양하다. 극단 활동은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할 수 있다. 극단은 ‘연기 경험이 없어도, 나이가 많아도, 잘생기지 않아도, 직장인이 아니어도’ 함께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배우뿐만 아니라 무대와 의상을 담당하는 미술팀, 음향팀, 조명팀, 극작팀, 기획팀 등 원하는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다. 극단은 함께할 단원을 2월 9일까지 모집한다. 단원이 구성되는대로 6월 정기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직장인 극단 DL이 지난해 11월 26일 선보인‘씨유어겐’ 무대 장면. <직장인 극단 DL 제공>

무대를 위한 연극 준비는 매주 금요일 오후 7시 30분 진행된다. 공연 두 달 전에는 주 2회, 한달 전에는 주 3회 연습에 돌입한다. 공연을 2주 앞두고는 매일같이 연습할 만큼 무대에 ‘진심’이다. 연습에서는 기존 단원이 연기 선생님으로 나서 신입 단원들에게 발성과 감정표현, 무대 동작 등에 대해 지도한다. 이에 더해 지역 극단에서 활동하는 이를 연출가로 섭외 해 무대의 완성도를 높인다.

일체 후원 없이 진행되는 만큼 공연시 20만 원의 별도 회비가 필요하다. 이는 대관비와 무대 제작비 등으로 사용된다.

1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극단의 시간이 그저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10여년 즈음 지났을 때는 쇠퇴의 시기가 찾아왔다. 당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던 인터넷 카페는 회원들의 뜸한 방문으로 활기를 잃었고 단원 모집에도 어려움이 생겼다. 이에 코로나까지 가세하며 극단은 휘청이는 듯 했다.

자칫 해체될 수 있었지만 지난해 극단은 카페 사이트를 바꿔 회원을 새로 모집했다. 400여명에서 42명으로 회원 수는 줄어들었지만 안정감을 찾았다. 그렇게 이들은 현재 매주 연습에 돌입하며 새로운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또 희곡을 읽고 감상평을 공유하는 ‘희곡 읽기 소모임’도 진행하고 있다. 모임은 매주 금요일 오후 7시 30분에 극단 연습실에서 열린다.

단원 8년차인 배광희 두암한방병원장은 “사회에서는 혼날 일이 많지 않은데 공연을 준비하면서 참 많이 혼난다. 그러면서 겸손해지고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며 웃어보였다. 이어 “할아버지가 되기도 하고 깡패가 되기도 하고, 작품 속 또 다른 누군가의 삶을 살아가는 재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성인식 단장은 “작품이라는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는 만큼 공동체 의식을 느낄 수 있다. 서로 부딪히며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모난 성격이 깎이는 것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극 중 맡은 역할을 통해 발견하는 내 안의 또 다른 자아는 삶의 활력이 되기도 한다. 직장인의 삶에서 극단 단원이라는 부캐의 삶을 살고, 이에 더해 연극에 참여하며 극중 인물의 삶을 살아가는 재미는 연극이 주는 에너지라고 성 단장은 강조했다.

“무대의 막이 내리는 커튼콜은 잊을 수 없는 경험입니다.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으며 무대 위에 서있을 때면 한번의 경기를 위해 최선을 다한 선수들이 메달을 땄을 때 이런 기분이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퇴근 후 주어진 저녁 시간을 연극이라는 건전한 취미활동으로 채울 수 있도록 더 많은 분들이 함께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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