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시설 수영장엔 안전요원 배치…위탁운영 다이빙풀은 없어 ‘사각지대’
광주서 프리다이빙 강습생 숨져…체육계 “4년전 사고에도 대책 마련 방치”
지난달 10일 광주시 서구 풍암동의 한 실내수영장 내 5m 깊이 ‘다이빙 풀’에서 프리다이빙(산소통 없이 숨을 참고 잠수하는 스포츠)을 연습하던 수강생 A(여·33)씨가 물에 빠져 심정지 상태로 발견<광주일보 1월 2일자 6면>됐다. A씨는 뇌사 상태로 투병하다 지난달 21일 끝내 숨졌다.
앞서 지난 2018년 5월 광주시 광산구 월계동의 한 시립 실내수영장 다이빙 풀에서도 스킨스쿠버 연습을 하던 고교 교사 B(여·36)씨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B씨는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가지고 있었으며 수심 5m 물 속에서 스킨스쿠버 장비를 교체 착용하는 연습을 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서부경찰 등에 따르면 A·B씨가 사고를 당할 때 주변에는 안전 요원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초보 다이버들이 연습하는 수심 5m 가량의 잠수시설인 실내수영장 내 ‘다이빙 풀’에서 인명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하지만 다이빙 풀은 다른 수영장과 달리 안전요원을 배치하는 기준이 없어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다이빙 풀이 ‘체육 시설’이 아니라 ‘수중레저 시설’로서 일반 수영장과 별도로 관리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나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일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관계자에 따르면 흔히 볼 수 있는 ‘레일이 설치된 수영장’은 경영(競泳)을 위한 수영장으로 문체부에서 관리하고 있다. 국제대회 공식 종목인 다이빙, 아티스틱 스위밍, 수구 등을 할 수 있는 수영장도 마찬가지다.
이들 수영장은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체육시설법)에 따라 등록·신고 절차를 거치고 안전요원을 배치해야 한다. 법에서는 수영조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감시탑을 설치하고 수상안전요원을 감시탑에 2명 이상 배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다이빙 풀은 해양수산부가 관리하는 별도의 시설로 분류된다. 잠수·스킨스쿠버·프리다이빙 등은 체육 활동이 아니라 ‘수중 레저’로 봐야 한다는 이유다. 이에 따라 법적으로도 ‘수중레저활동의 안전 및 활성화 등에 관한 법’(수중레저법)의 적용을 받는다.
이 때문에 지난달 10일 사고가 났던 풍암동의 실내수영장 다이빙 풀도 같은 건물 내 있는 경영 수영장과 별도로 운영되고 있었다. 경영 수영장은 광주도시공사가 운영 중이나, 다이빙 풀은 민간 사업자가 위탁 운영중이다. 업종도 체육시설업이 아닌 ‘교육서비스업’으로 사업자 등록해 장비 대여, 스킨스쿠버 등 강좌 등을 하고 있다.
문제는 수중레저법에서는 수영장 전체를 살피고 구조활동을 할 안전요원 배치 기준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수중레저법은 사업자 준수 사항으로 ‘수중레저교육자의 사업장 내 배치’만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풍암동 다이빙 풀 운영 사업자도 “다이빙 풀 풀장은 법적으로 수영장이 아닌 별도의 시설이므로 안전요원을 배치할 필요가 없다”고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체육계에서도 성토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18년 월계동 다이빙 풀 사고 이후 4년이 지났는데도 안전요원 한 명 배치가 안 되는 등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임효택 전 광주수영연맹 전무이사는 “다이빙 풀은 수심이 깊은데다 프리다이빙 등 위험한 스포츠를 하는 곳인데, 현행법으로는 사망 사고가 발생해도 관리자에게 도의적 책임만 물을 수 있을 정도로 안전대책이 미비하다”며 “물 밖에서 구조활동을 할 수 있는 안전요원을 배치하는 등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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