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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울기자(그라운드 톡톡)

광주 엄지성·KIA 이의리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축구·야구 같이 금 따자”

by 광주일보 2023.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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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FC·KIA 타이거즈의 현재와 미래가 만났다]
엄지성 “어렸을 때 야구 좋아해 …야구 했다면 투수 했을 것”
이의리 “뛰어다니는 것 좋아 … 축구선수라면 공격수가 체질”

 

2002년생 동갑내기 광주FC의 엄지성과 KIA타이거즈의 이의리가 각각 야구공과 축구공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태어나서 한 번도 야구장을 가본 적이 없는 K리그의 미래와 비시즌에 열심히 풋살을 뛰고 있는 KBO의 희망, 광주FC 엄지성과 KIA 타이거즈 이의리의 첫 만남은 어색했다.

하지만 예정됐던 인터뷰 시간을 훨씬 넘어서까지 유쾌한 대화는 계속됐고 새해 “항저우에서 꼭 만나자”는 약속과 함께 두 친구는 아쉬운 작별을 했다.

◇광주와 KIA의 현재와 미래

엄지성과 이의리는 2002년생 ‘친구’다. 각각 금호고와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고 겁 없는 신인으로 이내 팀은 물론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주목을 받았다. 시상식 주인공으로도 자리를 했다. 이의리는 2021년 KBO리그 시상식에서 신인상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엄지성은 2022년 K리그 우승트로피에 이어 ‘영플레이어상’ 트로피도 차지했다.

지난 2년 광주 스포츠 팬들을 웃게 한 두 선수는 2023년도에 가장 주목을 받는 선수들이다. K리그1으로 복귀한 팀의 공격 핵심, 4년 만의 포스트 시즌을 경험한 KIA의 마운드를 굳게 지켜야 한다. 또 하나 항저우 아시안게임이라는 큰 목표도 있는 만큼 팀과 대한민국을 위해 뛰겠다는 각오다.

두 사람은 최근 남구 사동 아웃오브오피스에서 만나 “반갑다 친구야”를 수줍게 외치면서 나란히 자리에 앉았다.

이의리가 먼저 “데뷔골이었나 중거리 슈팅 영상을 봤는데 그것 보니까 잘 하더라”면서 웃음을 보였다.

엄지성은 요즘 선수답게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의리를 찾아봤다. 이내 두 사람은 이의리의 ‘축구복 차림’ 사진을 보고 웃음이 터졌다.

이의리는 최근 박찬호 등 팀 선후배들과 열심히 풋살을 하고 있다.

이의리는 “찬호 형이 옷을 사줬다. 축구하면 재미있다. 공 차는 것, 뛰어다니는 것이 다 재미있고, 운동도 된다. 어렸을 때 축구를 잘 안 했는데 신경은 있는 것 같다. 기술적인 부분은 모르겠는데 힘 적인 부분은 괜찮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왼손 투수 이의리는 왼발잡이기도 하다.

기술과 함께 전술은 없다.

이의리는 “풋살 할 때 일반인이라서 알아서 뛰다보면 공간이 열리더라. 오프사이드가 없으니까 수비수 뒤로 몇 번 왔 다갔다 하면 공간이 뚫린다. 우리는 피지컬로 승부한다. 찬호형 같은 경우 뛰면 못 잡는다”고 비시즌 풋살을 이야기했다.

엄지성은 어렸을 때 동네 야구를 했었다.

그는 “어렸을 때 야구 좋아했다. 축구 시작하기 전에 사촌형, 시골집 가면 잡고 던지는 것 알려주고 그래서 투수로 공 던져보기도 했다. 학교 체육시간에 티볼도 많이 해서 흥미를 느꼈다”며 “그때 딱 축구를 시작했는데 더 재미있었다. 야구 했더라도 능력은 있었을 것 같다”고 웃음을 보였다.

만약 두 사람이 종목을 바꿔서 했더라면?

이의리는 “뛰어다니는 걸 좋아해서 엄지성과 같은 포지션을 했을 것 같다”고 했고, 엄지성은 “사실 포지션을 잘 몰라서, 투수를 했을 것 같다. 한 번도 야구장을 가본 적이 없다. 이번 계기로 야구에 흥미를 가져보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타고난 왼발잡이인 이의리, 엄지성은 노력으로 지금 자리에 선 ‘양발잡이’이다.

엄지성은 “어렸을 때 골키퍼로 축구를 시작했다. 나중에 점점 포지션이 위로 올라왔다”며 “엄마가 리프팅 개수를 정해주시고 선물을 사주겠다고 야속하셨다. 그 개수가 5000개까지 늘었다. 몇 년이 걸렸다”고 웃었다.

◇축구 선수가 보는 야구, 야구 선수가 보는 축구

같은 그라운드에 살고 있지만 세부적인 부분은 축구와 야구 많이 다르다.

엄지성은 “야구 멋있는 것 같다. 경기, 관심 있게 보지는 않았는데 그 정도 레벨의 선수가 뛰는 것이고, 한국에서는 야구가 인기가 많다. 경기장 많이 찾아와주셔서 응원해주시는 분들 많으니까 그 분위기도 느껴보고 싶고, 선수들도 봐보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의리는 풋살을 하면서 축구 선수들의 마음을 더 이해하고 있다.

이의리는 “축구, 야구 선수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축구는 해보면 공밖에 안 보인다. 보는 입장에서는 다 보이니까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왜 저기 안 줘’ 할 수 있는데 막상해보면 공밖에 안 보인다. 그래서 그런 부분을 이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의리의 이야기에 엄지성은 “잘 아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축구 선수가 보는 그라운드는 어떤 모습일까?

엄지성은 “어렸을 때는 급해지면 공 밖에 안 보였다. 여유 있거나 하면 옆에 것도 살짝살짝 보여서 그걸로 패스를 하든 킥을 하든 슈팅을 한다. 몸이 반응한다. 반복적으로 훈련한 결과다”고 이야기했다.

“야구 잘 모르는 데 구속이 150㎞넘으면 정말 빠르다는 건 안다. 실제 한번 보고 싶다”던 엄지성은 야구는 잘 모르지만 궁금한 게 많았다.

‘야구도 세리머니를 하나?’ ‘던질 때 잘못 던졌다는 느낌이 오나?’ 등의 질문을 했다.

이의리에게 아니 야구선수에게 부러운 점도 있었다.

엄지성은 “부러운 점이 하나 있다. 몸집 큰 선수들도 많으니까 먹고 싶은 걸 다 먹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며 “지방, 골격근이 있으니까 시즌 중에 먹고 싶은 것이 있어도 조절 하거나 안 먹는데 세상에 얼마나 맛있는 음식이 많나. 그런 게 부러웠다”고 이야기했다.

이의리는 엄지성의 질문에 관해 “홈런 치고 타자들 세리머니를 한다. 던질 때마다는 아닌데 ‘아 이건 맞겠다’ 싶은 것들이 있다. 그런 공 안 맞으면 ‘살았다. 집중해서 던지자’고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체중은 딱히 신경 안 쓴다. 유지가 잘 되는 유형이라서 먹는 건 다 먹는다. 아침, 점심, 저녁, 중간식,야식 다 먹는다”고 말했다.

◇에이스, 투수의 무게감

두 사람은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면서 그라운드에 오른다. 이제 프로 2년 차 어린 선수들에게는 부담 많은 순간도 많다. 하지만 에이스의 숙명인 만큼 이들은 ‘왕관의 무게’를 견디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감’으로 입단과 함께 패기 넘치는 플레이를 하면서 매년 성장을 하고 있다.

엄지성은 “공 잡고, 하고 싶은 대로 하면 혼나기도 한다. 그런데 거기에 주눅이 들면 내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못 보여줄 것 같아서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그 부분을 잘하니까 형들이 좋게 봐주시고 많이 도와주셔서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또 나 혼자 잘해서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다. 형들, 감독님, 코칭스태프가 있어서 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의리는 “처음왔을 때 멋도 모르고 했다. 형들이 나 한 명만 보고 있으니까 더 과감하게 하는 것 같다. 나만 믿고 서있는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페널티킥 순간, 마운드에 있는 순간에 대해 그래서 두 사람은 ‘공감’했다.

엄지성은 “페널티킥 차는 순간을 생각하니 투수들 부담이 이해된다. 내 발에 승패가 걸리는 순간이 있다. 그때는 심장 뛰는 소리가 제일 큰 것 같다”며 “골키퍼와 기싸움할 때 눈을 안 본다. 공만 보면 골키퍼 위치나 움직이는 게 보인다. 공과 골키퍼 사이에 시야를 두고 그렇게 찬다. 아무 소리도 안 들리다가 차고 나서 팬들 함성을 들으면 현실로 돌아오는 것 같다. 해냈다는 성취감이 크다”고 말했다.

이의리도 “긴장하면 포수 밖에 안 보이는 느낌이다. 그러다가 잘 막으면 ‘아 끝났다’ 이런 느낌이 든다”며 “포스트 시즌 때는 오히려 긴장은 하지 않았고 집중을 못했다. 갑작스러운 등판이기도 했고 불펜도 안 올라가 봤고, 또 포스트시즌이라서 붕 뜬 게 있었다”고 지난 시즌 가장 많은 시선을 받았던 순간을 떠올렸다

◇잊지 못할 순간, 다시 만들어갈 순간

두 사람은 놓치면 다시는 받지 못하는 신인상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엄지성은 “2022년 1년 차보다 잘할 수 있는 장점을 더 보여준 한 해였던 것 같지만 부상은 아쉬웠다”며 “그래도 상을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혼자 잘해서 받은 게 아니라 형들이 잘해주셔서 받았다. 시상식을 처음 가봤는데 뜻깊고 영광스러운 자리라는 걸 느꼈고 내년에도 좋은 모습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의리는 “안 아프게 시즌 치르는 게 목표였고 그 부분은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1년 차 때 던진 이닝까지는 체력이 괜찮았는데 그 뒤로 가면서 힘이 빠져 있는 그래서 들쑥날쑥했다. 그것 빼면 괜찮았던 같다”며 “신인상을 받을 때 신인으로 간 것이지만 각 분야 최고의 선수들과 앉아있었기 때문에 기분이 달랐다. 시상식을 자주 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올 시즌 큰 목표를 향해 달리게 된다. 각자의 목표를 이야기한 두 사람은 함께 열심히 달려서 ‘항저우’에서 만나자는 결의를 했다.

이의리는 “(양)현종선배가 부담감을 느끼기에는 이른 나이다. 좋은 자리 경험을 하고 있으니까 경험할 게 많으니까 너의 야구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해주셨다. 올 시즌도 목표는 안 다치는 것이다. 안 다치고 잘해서 시즌 끝나고 혼자 여행도 하고 친구들 다 불러서 같이 놀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지금처럼 잘해서 항저우에서 만나면 좋겠다. 나중에 같이 훈련소에서 4주로 빨리 끝나면 좋겠다. 안 다치기만 하면 잘할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엄지성은 “부담이 안 된다고 하면 거짓말인데 어린 나이에 스포트라이트 많이 받았다. 부담감도 감안하고 가져가야 하는 것 같다. 그건 우리의 의무다. 간절하게 해야할 것 같다”며 “A대표팀을 가보니 청소년 A대표와 많이 달랐다. 많이 느꼈다. 부족하다고 느낀 부분, 더해서 가야겠다는 목표도 생겼다.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영광스러운 자리에 갈 수 있으니까 리그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지금처럼 후회 없이 열심히 하자”고 각오를 다졌다.

/글·사진=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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