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마을만들기 프로젝트, 화순청소년들 영화 ‘러브 인 고인돌’ 제작
부족간 사랑 이야기…배우·카메라맨부터 코디·메이크업까지 참여
지역의 문화유산을 알리고, 영화인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화순의 청소년들이 나섰다. 화순 고인돌을 배경으로 하는, 화순 청소년들이 직접 제작한 영화가 화제다.
영화 ‘러브 인 고인돌’은 문화공간 나무와 숲이 주최하고 주관해 만든 작품으로 전남대학교 인문학 센터 인문마을만들기 프로젝트 사업에 공모돼 화순군 청소년 영화 제작소에서 만들어졌다.
이들은 이달 15일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 만연홀에서 시사회를 열었다. 특히 이번 영화는 화순고, 능주고, 전남기술과학고 3개 고등학교의 화순 청소년 12명이 영화 제작에 직접 참여해 더욱 의미가 있다.
화순 청소년들은 영화제작을 위해 몸소 배우, 카메라맨, 코디네이터와 메이크업아티스트로 참여했다. 화순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들 중 영화 제작을 희망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모집했으며 꿈꾸는 분야의 현장 실습을 통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각자 원하는 분야에 역할을 배분했다.
영화에는 화순출신 박기복 감독과 광주의 극단에서 활동하는 김장준과 박누리가 각각 남자·여자 주인공을 맡았다.
영화는 화순의 대표적 유적지 고인돌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역사 문화 현지 답사를 떠난 학생과 강사가 고인돌에 손을 대면서 과거로 회귀해 발생하는 일을 다룬다. 적대 관계의 태양 부족과 달 부족의 남자와 여자가 서로 사랑에 빠지고 이후 남자는 부족간의 싸움에서 목숨을 잃게 된다. 시간이 지나 미래에서 둘은 다시 만나지만 남자만 여자를 알아보는 슬픈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지유 문화공간 나무와 숲 대표는 “화순의 대표적인 문화 유적지가 고인돌인 만큼 아이들이 몸 담고 살고 있는 지방의 대표 유적지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애정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화순을 배경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제작은 7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됐다. 영화 제작에 집중하기 위해 여름방학을 이용한 캠프를 떠나기도 했다. 제작 과정은 쉽지 않았다. 영화 세트장 제작부터 큰 어려움을 겪었다. 선사시대를 배경으로 하다보니 가죽과 털로 된 옷도 손수 제작해야 했고 현대적 요소가 가미되지 않기 위해 세트장의 인위적 불빛까지 섬세한 신경을 기울여야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영화는 힘든 시간을 보답받듯 시사회에서 큰 호응을 얻어냈다. 150석 가량의 홀이 모두 가득찼고 학생들의 가족 뿐 아니라 지역민들과 타지에서 온 이들도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걸음 했다.
영화에 참여한 강윤주(18)양은 “영화를 제작하면서 힘든 순간이 참 많았는데 작품으로 제작돼 세상에 나온 모습을 보니 다 같이 고생한 보람이 있어 뿌듯하다. 화순의 고인돌을 알릴 수 있고 함께 성장할 수 있어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영화인을 꿈꾸는 화순 청소년들의 밑거름이 된 영화 제작은 지자체, 학부모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다. 김 대표는 “시사회를 다녀간 타지에서 온 한 주민은 고인돌에 대해 알게 될 수 있었고 먼 옛날 이야기 같았던 고인돌이 가깝게 느껴진다는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영화는 더 많은 이들에게 화순을 알리기 위해, 함께 만든 영화의 가치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내년 청소년영화제 출품 계획을 갖고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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