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18 행불자 신원 확인
진상조사위, 새 조사 방식 통해
무연고자 261명 중 1명 밝혀내
암매장·행불자 추적 속도 낼 듯
[사건사고로 되돌아 본 광주·전남 2022] 옛 광주 교도소 ‘5·18 암매장’ 사실이었다
27일로 출범 3주년을 맞은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진상조사위)는 올해 5·18민주화운동 당시 행방불명자의 신원을 처음으로 확인하는 성과를 냈다.
이는 5·18민주화운동의 핵심 과제인 행방불명자와 암매장지 확인에 대한 단초를 찾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진상조사위는 지난 2019년 12월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묘지에서 발견된 261명의 유골 유전자를 용역업체에 분석 의뢰했는데, 지난 9월 업체로부터 1구의 시신이 5·18 행방불명자 염경선씨의 유가족과 유전자가 일치한다는 결과를 받았다.
당시 진상조사위는 새로 도입한 유전자 조사 방식인 ‘SNP’(단일 염기 다형성) 조사를 통해 염씨의 신원을 확인했다. 부계·모계·형제뿐 아니라 사촌의 유전자까지 대조 범위를 넓힐 수 있는 조사 방식이다.
옛 광주교도소에서 발견된 5·18 행방불명자 염경선씨의 신원을 파악함에 따라 그동안 증언으로만 남았던 ‘5·18 암매장’설과 오리무중이었던 행불자 추적 작업에 큰 한 걸음을 내딛게 됐다.
진상조사위는 26일 전남대 5·18연구소와 유전자검사 용역업체로부터 염경선씨의 ‘STR’(짧은 반복서열) 방식 유전자 조사 결과에 대한 1차 서면 용역결과 보고서를 제출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중을 기하기 위해 아직 염씨의 유전자 조사와 관련한 최종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9월 받은 ‘SNP’(단일 염기 다형성) 조사 결과와 전남대 5·18연구소와 유전자검사 용역업체의 STR 조사 결과를 수정·보완한 뒤 내년 2월 중순께 최종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이번 결과는 5·18 당시 계엄군이 5·18 희생자들을 암매장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역사적 증거를 마련해 진상 규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행불자들이 집단 매장됐을 가능성이 높은 암매장지 위치를 특정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26일 현재까지 광주시가 인정한 5·18 행불자는 총 85명이며, 진상조사위는 행불자 유가족 유전자 정보를 통해 행불자를 찾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진상조사위의 조사기한이 1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모든 5·18행불자를 찾아야 한다는 지역민의 염원까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특히 진상조사위는 앞으로 활동 기간 1년 중 최종 보고서를 작성할 시간까지 감안하면 실질적인 조사 기간은 6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행불자 찾기 뿐만이 아니다. 현재까지 진상조사위가 수행한 21개 직권조사 과제는 진척도가 58%에 불과하며, 특히 암매장 소재 및 유해발굴·신원확인 작업의 진척도는 30%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5·18 관계자와 유관 단체는 진상조사위의 성과를 이어받아 진상 규명을 이어갈 채비를 하고 있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염씨 유전자 분석를 비롯해 지난 3년 동안 진상 규명을 위한 기초 자료를 확보하는 데 큰 성과를 이뤘다”며 “그간 미진한 조사 내용을 좀 더 철저히 준비하고 보완해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최종보고서를 작성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미처 밝혀지지 않은 진실을 규명하는 것은 우리 재단을 비롯한 유관 단체 및 기관의 몫이다”며 “5·18 진실을 밝혀낸다는 역사적, 사회적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체계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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