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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재기자

‘거꾸로 가는’ 광주시 출산정책 논란

by 광주일보 2022.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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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출생축하금 폐지
육아수당도 절반으로 ‘싹둑’
순천·보성 등 확대와 대조적
예비맘 “입법 예고도 없이” 반발
시 “부모급여로 지원액은 늘어”

#.내년 3월 출산을 앞둔 임산부 김수현(가명·31·광주시 광산구)씨는 지난 21일 황당한 소식을 들었다. 내년에 출산하는 임산부는 광주시 출생축하금 100만원을 받을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김씨는 “지난 9월에 물어봤을 때만 해도 출산축하금을 받을 수 있다고 했는데, 이달 들어 갑자기 폐지 결정이 났다고 한다”며 “입법 예고나 계도 기간도 없이, 점진적 축소도 아니고 하루아침에 전면 폐지한다니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내년 1월 1일부터 출산하는 임산부에게 출생축하금 100만원을 지급하지 않기로 지난 16일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존 24개월 동안 월 20만원씩 지급하던 양육수당도 12개월로 축소하기로 했다.

이에 광주지역 임산부들 사이에서 저출산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인데다 시행을 불과 보름 앞두고 전면 폐지를 결정해 혼란스럽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출생축하금은 광주시가 2021년 입법한 ‘광주시 출산 및 양육 지원 조례’에 따라 지급되는 출산 지원금이다. 출생아 부친 또는 모친이 출생일 3개월 전부터 광주시에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하면 지급받을 수 있다.

광주시는 2021~2022년에 아이를 낳은 임산부에게 시비로 출생축하금 100만원을 제공했다. 더불어 아이가 0개월부터 23개월까지 크는 동안 월 20만원씩 총 480만원의 육아수당도 지급했다.

하지만 오는 2023년부터는 정부에서 국비로 ‘부모급여’를 주므로, 시비가 들어가는 출생축하금 제도는 폐지하겠다는 것이 광주시 입장이다.

부모급여는 만 0세 아동을 키우는 가구에 월 70만원, 만 1세 아동 양육 가구에 월 35만원을 지급하는 제도다. 광주시는 부모급여와 출생축하금 모두 현금성 지원 제도라 중복된 사업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광주시는 부모급여와 육아수당 등 모든 지원금을 합치면 연간 지원 금액 자체는 오히려 늘었다는 설명도 했다. 2022년 기준으로는 출생축하금 100만원, 육아수당 480만원, 첫만남이용권 200만원(바우처), 영아수당 720만원 총 1500만원을 지급받는다. 다만 2023년에는 육아수당 240만원, 첫만남이용권 200만원(바우처), 부모급여 1260만원 총 1700만원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예산(국·시·구비 포함) 또한 2022년에는 597억원(출생육아수당 460억원, 영아수당 137억원)이었으나 2023년 900억원(출생육아수당 299억원, 부모급여 601억원)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중 광주시가 시비로 지원하는 예산은 도리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2022년 예산안에는 366억여원(출생육아수당 343억원, 영아수당 23억원)의 시비가 들어갔으나, 2023년에는 308억여원(출생육아수당 203억원, 부모급여 105억원)만 투입키로 한 것으로 파악됐다.

임산부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에서 출산율을 높이자며 지원금을 늘렸더니, 광주시는 도리어 기존 지원금을 줄여 가며 구색만 맞추고 있다는 비판이다.

더욱이 타 지자체에서는 부모급여 제도 시행 여부와 무관하게 출산 지원금을 확대하는 추세다.

예컨대 서울시 강남구는 내년부터 출산양육지원금을 확대해 기존 첫째 자녀 30만원, 둘째 자녀 100만원이던 지원금을 내년부터 모두 200만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재정이 열악한 전남 시·군도 앞다퉈 출산 지원금 확대에 나서고 있다. 순천시는 지난 11월 관련 조례를 개정하고 출산장려금을 300만원→500만원(첫째 자녀 출산 기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보성군도 내년부터 출산 지원금을 240만원→600만원으로 상향하며, 고흥군도 첫째·둘째·셋째 출산 시 출산 지원금을 720만원→1080만원으로 확대 지급할 방침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지방비로 들어가는 현금성 지원금을 줄이고 그 예산으로 손자녀돌봄, 입원아동 돌봄 등 사업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며 “출생축하금 폐지는 지난 9월부터 잠정 결정된 일이었지만, 확정된 건 지난 16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결정을 내린 이후라 그제서야 결과를 통보해 홍보가 늦어졌다”고 밝혔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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