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에 사시사철 악취로 곤욕
618억원 들여 수질개선사업 추진
매립설·지하수 고갈·재해 위험 등
유언비어 난무에 반대 여론 부담
사시사철 악취를 뿜어 내는 풍암저수지를 일산·세종·청라 호수공원처럼 도심 속 ‘명품 호수공원’으로 탈바꿈하려는 수질 개선사업이 반대 여론 등에 밀려 좌초 위기다.
‘저수지가 매립돼 없어진다’는 매립설부터, 폭우 재해 위험설 등 전혀 입증되지 않은 비과학적 추측성 유언비어들이 난무하고, 일부에선 저수지를 원형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 등이 커지고 있다.
결국 광주시는 최근 강기정 시장 주재로 서구지역 전·현직 국회의원과 서구청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풍암저수지 수질 개선 사업 관련 설명회를 갖는 한편 시민 의견수렴 절차 등을 거쳐 조만간 개발안을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618억원 들여 광주 대표 호수공원 조성=광주시는 민간공원 특례사업인 서구 중앙공원 1지구 조성사업 중 하나로 풍암저수지 수질개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농어촌공사 소유인 풍암저수지를 340억원에 매입하고, 수질 개선 시설비로 278억원을 투입하는 게 핵심이다. 618억원에 이르는 비용 전액은 사업자인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 부담한다. 시와 자치구 예산은 투입되지 않는다.
광주시와 서구청은 5등급까지 떨어진 풍암저수지 수질 개선의 마지막 기회로 보고, 2019년부터 ‘풍암저수지 수질개선 TF’를 구성해 4년째 최적안을 마련하고 있다.
‘풍암저수지 수질개선 TF’가 그동안 검토해온 수질 개선안은 크게 도심 호수공원을 조성하는 자연유하(流下)방식과 풍암저수지를 원형보존하는 기계 정화식, 약품포설식 등 3가지로 나뉜다.
이 중 TF에서 내놓은 최적안은 도심 호수공원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일산·세종·청라 호수공원처럼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호수공원을 조성하는 방법이다.
현재 2.8m(최고 4.19m)인 풍암저수지 평균 수심을 시민안전과 수질관리에 최적화한 평균 1.5m(최고 2.5m)로 하고, 하루 최대 (5~10월)지하수 1000㎥(톤)과 자연순환방식으로 2900㎥의 물을 유입하는 게 핵심이다. 담수량도 현재 44만 7000㎥에서 16만 5000㎥으로 줄인다. 평균 수심 1.5m는 일산·세종·청라·운정 등 전국 주요 호수 공원 평균 수심과 같다. 풍암호수공원 내엔 인공 백사장을 갖춘 물놀이장과 산책로, 파빌리온, 수변카페, 전시실 등 다양한 위락·편의시설 등이 들어서게 된다.
◇저수지 원형보존, 약품포설·기계식 도입하자는데=일부에선 풍암저수지 원형보존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풍암저수지 수질개선 TF’가 제시한 지하수 제공 방식의 경우 지하수 고갈에 따른 지반침하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담수량을 줄이면 홍수조절 기능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과 함께 대안으로 약품 포설식이나 기계 정화식을 제시하고 있다.
기계 정화식은 ‘TF’에서도 검토했던 방식으로, 막대한 기계 설치비와 운영비, 슬러지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 등이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실제 250억원짜리 정화 기계를 설치해야 하고 매년 기계 운영비로만 필터 교체비 등 30억원이 투입돼야 하는 탓이다. 또 5~10년 단위로 시설 교체비 100억원 정도를 추가 투입해야 하는 데, 열악한 자치단체의 재정상태를 감안하면 쉽지 않은 부분이다.
저수지 내 약품(환경정화제)을 포설하는 방식은 매년 10억원이 넘는 약품비 투입과 함께 효과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점 때문에 수질개선 대상에서 제외됐다.
◇‘완전 매립설’ 등 각종 유언비어도 난무…사업 중단설도=일부에선 풍암저수지가 1960년대까지 동구 계림동에 있다 완전 매립된 ‘경양방죽’처럼 사라질 것이라는 말이 떠돌고 있다. 여기에 사업자 이익을 위해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토를 저수지 매립에 사용할 것이라는 말까지 추가됐다. 한술 더 떠 수위 조절에 따른 폭우 재해 위험설, 지하수 사용에 따른 고갈 및 싱크홀 발생설 등 확인되지 않는 각종 추측성 말이 쏟아지면서, 광주시 안팎에선 사업 자체가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 등도 나온다.
우선 완전 매립설과 아파트 공사현장 사토 사용설부터 따져보면 광주시 수질 개선안 내에 아예 포함돼 있지 않는 유언비어다.
담수량 축소에 따른 폭우 재해 위험설도 현 풍암저수지 관리수위(39.49m)와 제방고(41.60m)는 그대로 유지되고, 배수 통로를 통해 서창천으로 곧바로 방류하는 시스템까지 추가되기 때문에 오히려 현재보다 더 안전하다는 게 TF의 분석이다.
TF에선 지하수 고갈 및 싱크홀 우려설에 대해서도 지하수 개발 굴착시 암반 밑 1m까지 시공해 안전을 확보하고, 사업 유역 내 하루 지하수 개발가능량도 2028㎥(일일 최대 사용량 1000㎥)로 추정된다는 내용이 담긴 ‘지하수영향조사 용역 보고서’를 제시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현재 풍암저수지가 완전 매립 또는 절반 이상이 매립된다는 등 전혀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정보들이 퍼지면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TF에서 제안한 방식을 중심으로 지역 내 우려 사항 등을 추가 검토하고, 시민의견 수렴 등을 절차를 거쳐 이른 시간 내에 최종 개발방식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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