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한우경진대회 대통령상 수상 완도 박지훈씨
공무원 준비하다 7년 전 농장 운영…밀집사육 지양
3년 간 송아지 계량 힘써…“완도 첫 육종농가 될 것”
본인만의 축산 노하우로 귀농 7년만에 축산업분야 대통령상을 수상한 한 남성이 있다. 주인공은 완도 고금면에서 빅토리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박지훈(35) 농장주.
완도 박지훈 농가는 최근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2022년 전국 한우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박지훈 농가는 성장 발달을 가늠할 수 있는 십자부고 및 몸과 다리 균형, 발육과 골격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
전남은 지금까지 전국 한우능력평가대회에서 대통령상 5회 수상의 영광에 빛나고 있다. 영암 서승민 농가를 비롯해 무안 박성순 농가까지 도내 지역별 한우 농가들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전남 한우가 높은 평가를 받는데 대해 박씨는 “경상도나 강원도에 비해 조사료(풀)를 생산할 수 있는 필지가 많고 전문적인 연구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완도에서 태어난 박씨는 전남대 동물자원학부를 졸업하고 장성에서 축산 관련 회사에 다녔다.
이후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축산공무원을 준비하던 중 ‘어차피 소 키우는 일을 업으로 삼을 거면 빨리 귀농해서 자리잡자’는 아내의 말을 따라 2015년 8월, 고향 완도로 귀농했다. 해양 산업이 발달한데 비해 인구가 부족한 완도를 오히려 ‘기회의 땅’으로 바라봤다.
박씨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키울 거면 차라리 키우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축산에 분명한 차별점을 둬야겠다고 다짐했다. 다른 무엇보다 “소를 덜 키우더라도 최대한 넓은 공간에서 스트레스 받지 않게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견지했다. 동물복지 차원 뿐 아니라 번식 장애도 줄이고 새끼를 낳을 때 난산도 덜한 방법이었다. 이 같은 ‘밀집 사육 지양’은 전국 한우경진대회에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어엿한 축산 농장으로 일구기까지는 약 3년간 암울한 시기를 보내야 했다. 송아지를 키워 판매하는 계량 분야를 선택한 탓에 안정적으로 자리잡기까지 수익은 적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박씨와 가족들은 매년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는 희망으로 한 해 한 해를 버텨왔다.
박씨는 축산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분명한 목표를 갖고 뛰어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산업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부지런하게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되는 분야입니다. 무엇보다 동물을 다루는 직업이다 보니 몸을 많이 써야 하죠. 정신적, 체력적으로 한계에 부딪혀 힘이 들 때도 있지만 그럴 때일수록 확고한 목표를 갖고 있어야만 버틸 수 있지요.”
그가 귀농하며 세웠던 목표는 완도 최초의 육종농가가 되는 것. 육종농가란 농장검정을 통해 우량 암소(씨암소)를 선발해 한우 개량을 가속화 하는데 도움을 주는 축산농가를 말한다. 육종농가에 선정되면 소 값 파동이 발생해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박씨는 대통령상 수상에 멈춰있지 않고 꾸준한 소 혈통 관리를 통해 육종농가 선정이란 목표를 향해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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