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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인기자

습지, 새들의 안부를 묻다 - 황헌만 지음

by 광주일보 2022.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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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를 가로지르는 한강과 북쪽에서 내려온 임진강이 만난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의 ‘교하’. 이곳은 물이 풍부하고 땅이 기름져 삼국시대 치열한 전투의 현장이 되기도 했다.

책 ‘습지, 새들의 안부를 묻다’는 공릉천 하류와 교하강, 교하들판에 서식하는 새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에 기록된 새는 천연기념물 황조롱이를 포함해 60종이 넘는다. 한강의 마지막 지류인 ‘공릉천 하류’(교하강)는 갈대 자생군락과 조수간만의 차이가 커 먹이가 풍부하다.

수많은 생태사진 작업을 해온 저자 황헌만 작가는 2008년부터 15년 가까이 기록해온 사진 작업의 결과물을 책 한권에 담아냈다. 황 작가는 책을 통해 자연의 다양한 모습과 자연이 가진 힘에 대해 얘기한다. 동시에 무분별한 개발 앞에 무기력해진 자연의 모습도 내비춘다.

책은 농부가 트랙터에 쟁기를 달고 논을 갈아엎는 봄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그 위로 백로와 황로가 농부 뒤를 친구처럼 졸졸 따라다닌다. 여름이 되자 교하강에 찾아온 물닭과 원앙이 눈에 띈다. 초록 들판 위로 백로와 황로가 새끼들을 데리고 나오는 모습도 담겼다. 추수가 끝난 가을, 쇠기러기 무리가 강으로 날아들어온다. 겨울 강을 가로질러 건너는 고라니의 모습도 카메라에 포착됐다.

계절마다 돌아오고 떠나기를 반복하는 철새들, 터전에 몸담고 살아가는 동물들 앞에 인간의 편리함을 위한 콘크리트가 부어지고 흙더미가 쏟아진다.

‘얼마 후 도로가 완성되었다. 그 뒤로는 재두루미를 볼 수 없었다’ 이 책은 이렇게 덮어진다. 교하들판은, 교하강은 어떻게 변할까 하는 물음표를 남긴채.

<소동·3만5000원>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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