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설월여고 학생들 에세이·소설 ‘여름의 눈꽃’ 발간
선민주 양 등 8명 여름방학 책 만들기 프로젝트로 8편 완성
“사람 감정 움직이는 글쓰기에 매력 느껴…작가 되고 싶어요”
광주의 한 고등학생들이 쓴 에세이와 소설이 책으로 만들어져 출판돼 화제다.
광주설월여고 학생 8명이 함께 만든 ‘여름의 눈꽃’이 그 책. 같은 달 19일에는 광주광역시 청소년 삶디자인센터(이하 삶디)에서 북토크를 열고 독자들과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날 인터뷰를 맡은 저자 중 한명인 선민주(18) 양은 “책쓰기는 운명처럼 다가온 일”이라고 회상했다.
선 양은 친구와 꿈 얘기를 하던 중 “어려울 걸 알지만 꼭 한번 책을 써보고 싶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얘기를 듣던 친구는 여름방학 중에 학교에서 삶디와 함께 책을 만드는 프로젝트가 있다며 함께 하자고 권유했다. 이렇게 막연한 목표였던 ‘책 쓰기’는 어느덧 실현 가능한 꿈으로 다가왔다.
독립출판 프로젝트 ‘책 쓰는 여름’에 함께한 친구들은 설월여고 1~2학년 여학생들로, 김규리(이로), 김다희(다빈), 김소율(김소), 김아연(아롱), 선민주(SUN), 이서영(온아), 조민성(도토리), 황혜연(백이영) 8명이다. 이들은 여름방학을 이용해 2주 간 매일같이 삶디에서 만나 글쓰기 수업에 참여했다.
수업은 가장 먼저 단어를 나열하는데서 시작했다. 다음으로 문장을 써보고 문단으로 늘려가는 과정을 거쳐 글쓰기의 기본을 다졌다. 8명의 학생들이 돌아가며 한줄씩 글을 적고 옆으로 이동하며 8개의 작품을 만드는 수업도 진행했다. 에세이팀과 소설팀으로 나눠서 자신의 글을 서로 읽어보며 합평해주는 시간도 가졌다.
“제 글을 혼자 계속 읽고 있을 때는 문제를 몰라요. 친구들과 함께 돌려 읽고 문제점을 발견하면서 서로 바로잡아줄 때 비로소 성장하는걸 느끼죠. 잘 쓴 부분을 칭찬하고 고칠 점을 수정해 나가면서 계속해서 발전해 나갔습니다”
이들은 소설 4개와 에세이 4개를 합쳐 책으로 완성시켰다.
선 양은 “저희가 함께 모인 시간적 배경이 여름이었고 같은 학교 아래 얼굴도 모르고 지냈던 8명이 책이라는 하나의 목표로 함께 모였기에 학교 ‘설월’의 ‘눈설’자을 따서 ‘여름의 눈꽃’이라 이름붙였다”고 뜻을 설명했다.
선 양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친구관계로 힘들었던 순간을 에세이 형식으로 적어냈다. 책을 펴내고 나니 우울했지만 사소한 행복들로 극복해나갔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장래희망이 글 쓰는 일도 아니었고 큰 흥미도 없었지만 책을 만들겠다는 이유로 한데 모인 이들은 글을 통해, 책을 통해 방향성을 찾았다고 입을 모은다. 글은 읽는 이로 하여금 행복하게도, 슬프게도 할 만큼 사람의 감정을 움직인다는 사실이 선 양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선 양은 “학기 초마다 장래희망을 적어 내라는 선생님의 말에 뚜렷한 목표없이 아무거나 적곤 했는데, 이제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프로젝트를 통해 내 방향성을 찾을 수 있었다. 너무도 소중한 경험”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김다인기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볼 순 없지만 사람들에게 울림 주는 연주하고파” (0) | 2022.11.07 |
---|---|
습지, 새들의 안부를 묻다 - 황헌만 지음 (0) | 2022.11.06 |
“시각장애인들의 ‘정보 허기’ 해소 도움 뿌듯해요” (0) | 2022.11.03 |
“순수한 눈으로 ‘천사의 섬’ 역사 기록해요” (0) | 2022.11.02 |
광주 공연계 ‘애도의 시간’ (0) | 2022.1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