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 광주공립보통학교 281명·나주공립보통학교 174명 등
전국 60개 학교 2596명 학적부 공개…유공자 발굴 속도 낼 듯
일제의 강압적인 수탈, 차별, 불의에 맞서 전국에 항일운동 물결을 일으킨 광주·전남 학생들 751명의 구체적인 항일운동 기록이 학적부를 통해 확인됐다.
국가보훈처는 3일 학생독립운동(이하 학생운동) 93주년에 맞춰 전국 60개 학교의 학생운동 참여 학생 2596명의 학적부를 공개했다.
앞서 보훈처는 지난 2019년부터 올 10월까지 전국 학교의 학적부를 수집 및 분석해 학생운동에 동참한 학교와 학생을 발굴했다.
학적부에는 독립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퇴학, 정학 등 징계를 받은 기록까지 그대로 남아 있어 전국 학생독립운동의 전개 양상 및 내용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는 것이 보훈처 설명이다. 또한 현재까지 전국 학생운동 관련 포상자는 719명에 불과한데, 학적부를 바탕으로 추가 독립유공자를 발굴하는 데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학적부 기록상 전남 지역에서는 7개교에서 751명의 학생이 학생운동에 동참한 것으로 확인됐다. 참여 학생은 경남 지역이 14개교 987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서울 16개교 285명, 충북 3개교 235명, 전북 8개교 172명 순이었다.
광주·전남에서는 학생운동 최초 발원지인 광주공립고등보통학교(현 광주제일고)에서 281명, 광주공립농업학교(광주자연과학고)에서 150명의 참여 기록이 확인됐다.
또 광주공립여자고등보통학교(전남여고) 33명, 나주공립보통학교(나주초) 174명, 나주농업보습학교(나주초) 35명, 목포공립상업학교(목상고) 24명, 여수공립간이수산학교(전남대 여수캠퍼스) 54명 등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광주공립고등보통학교에서는 학생들의 독립운동 활동이 구체적으로 기록된 명예졸업대장이 발견되기도 했다. 명예졸업대장은 독립운동 등으로 불가피하게 졸업을 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학교가 지난 1949년 전남도지사 승인을 받아 수여하기 시작했다.
보훈처는 명예졸업대장에 학생들의 본적과 이름, 생년월일, 처벌사항 등이 구체적으로 기록돼 있어 학생운동 참가자를 특정하기 쉬웠다고 설명했다. 명예졸업대장은 이전부터 보훈처에서 학생운동 관련 포상·심의를 위해 참조해 왔다.
또 전남 외 지역에서는 서울 연희전문학교(연세대학교)가 90건, 부산 동래공립고등보통학교(동래고등학교) 727건, 부산제2상업학교(개성고등학교) 253건 등 학생운동 기록이 발굴됐다. 학적부 중에는 연희전문학교 학생이 함흥 지역 항일운동인 ‘함흥학생사건’에 참여한 기록, 동래공립고등보통학교 학생이 경남 학도전력증강 국방대회에서 일본인 심판의 편파판정에 항의하는 등 ‘노다이 사건’에 참여한 기록 등이 확인됐다.
참여 학생 중 절반이 넘는 학생들이 퇴학, 무기정학 등 중징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 학생운동 참여자 중 퇴학 처분을 당한 학생이 1033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무기정학을 당한 학생도 565명에 달했다. 유기정학 483명, 훈계 199명, 무기근신 197명, 유기근신 67명 등 징계 사례도 뒤를 이었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선조들의 목숨을 건 항일 독립투쟁에는 언제나 청년 학생들이 있었다”며 “학적부를 적극 활용해 독립유공자 발굴 및 포상에 박차를 가하고, 나아가 학교와 국가기록원 등과 협력해 추가 학적부 수집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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