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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 담긴 세상

기쁨을 주는 정화(淨化)- 황성호 신부, 광주가톨릭 사회복지회 부국장

by 광주일보 2022.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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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를 지어놓고도 절대 죄를 짓지 않았다고 하며 도리어 적반하장으로 공격하려 달려드는 경우들을 종종 본다. 화를 내며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는 이들의 목적은 자신의 죄를 감추기 위함이다. 그리고 폭력과도 같은 강압적인 태도도 보이는데 상대를 꼼짝 못하게 하고 본질을 흐리려는 목적이다. 이런 공격적인 폭력은 그 죄를 거짓으로 덧칠하여 훌륭한 가면으로 작용하게 된다. 탐욕과 사악함으로 탄생한 죄는 감추어야 하고, 반대편에 서 있는 이들에게 들키지 말아야 하는 추악한 자기 속내이기 때문이다. 결국 거짓과 꼼수 그리고 고착되어 굳어 버린 얼굴과 태도는 상대를 더 이상 논할 가치가 없는, 죄가 있는 자신보다 더 못한 존재로 치부해 버린다.

이러한 모습은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이들의 어리석고 한심스러운 모습이다. 이런 탐욕과 사악함으로 똘똘 뭉친 거짓이 최근 청문회와 국정감사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속 시원하게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이유는 절대적으로 자신에게 불이익이 오기 때문이다.

‘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못 참지!’라는 말이 생각난다. 우리에게 통용된 상식이 너무나도 쉽게 무너지는 상황도 목격된다. 그래서 공사·경중·선후·완급의 구분도 없이 방황하며 길을 잃어버린 모습이다. 그래서 진실과 정의는 온데간데없고 거짓과 불의로 가득하며 우리가 가야할 길이 오염되어 혼란스러워졌다. 우리는 동등한 존재로 태어났지만, 이제 철저하게 분리되어 다른 존재가 되어 버린 차별된 사회에 살고 있다. 분리의 기준은 바로 ‘내 편에 서지 않으면 내 편이 아니다.’이다. 내 편이 아니니 서로의 존재를 처참히 짓밟고 있는 것이다.

예수님 시대에도 그랬다. 기득권자들은 민중의 눈을 가리기 위해 자신의 지식으로 하느님의 뜻은 물론 그 뜻대로 살려는 사람들의 삶을 막아 버렸다. 예수가 당시 기득권의 공격을 받으셨을 때 하셨던 말씀이 떠오른다. 루카 복음 11장 39절에서 41절의 “정녕 너희 바리사이들은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너희의 속은 탐욕과 사악으로 가득하다. 어리석은 자들아, 겉을 만드신 분께서 속도 만들지 않으셨느냐?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라는 말씀이다.

기쁜 소식이라는 복음은 예수가 당신의 말과 행동으로 보여주신 인간 구원의 길이다. 그래서 우리는 기쁨의 존재이며, 기쁨의 존재인 우리에게 예수는 구원의 길에 이르는 방법이었다. 종교가 없다고 하더라도 사랑과 나눔과 희생으로 어려움에 처한 이웃과 함께 하는 것이 삶의 참된 길임을 알고 있다. 그런데 왜 우리는 기쁘지 못한 것이고, 참된 인간으로 살아가는데 쉽지 않은 것일까? 때론 죄수처럼 발목에 쇠사슬을 질질 끌고 가는 애잔한 모습처럼, 우리의 삶이 단지 고달픈 고통과 번민만 있는 것인가?

필자에게 매일의 삶을 말씀으로 묵상하도록 돕는 책이 있다. 칠레 선교사 시절 구입했던 스페인어 판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이다. 매일 미사의 독서와 복음을 묵상하고 기도하도록 도움을 받고 있다. 우리 인간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고,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불행하게 하는지 그 길을 제시해 주는 소중한 책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예수가 걸으셨던 여정에 동반하고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렉시오 디비나’ 8권에서 루카 복음 11장 39절에서 41절의 말씀을 이렇게 정리하고 있다.

‘복음적 정화의 원칙은 착취와 사악함을 낳는 탐욕과 이기심을 배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자신을 정화해야 한다는 권고이며, 탐욕과 사악함이 가득한 마음에서는 어떤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더라도 탐욕과 사악함에 의한 것이면 쓸모없는 쓰레기일 뿐이다. 그런데 그 탐욕과 사악함은 어떤 것을 소유하려는 것이데, 그것으로 자선을 행하라는 말씀이다. 그래야 정화가 이루어지고, 기쁨을 되찾을 수 있으며, 행복한 삶과 진실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말씀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 더러움에 내 인생을 걸고 목숨을 걸고, 방해된다면 폭력적인 공격으로 지키려 한다. 그런데 왜 그렇게 그 더러움을 씻기가 어려운가? 기쁨의 삶이 왜 어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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