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경계 모호…‘여름철 폭우’ 등 재규정 본격화
여름철 ‘장마’가 기후 변화로 과거와 달라진 만큼 새로운 명칭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장마는 ‘연중 가장 많은 비가 내리는 때’를 뜻하나, 최근 장마철과 장마철 이후 비가 내리는 기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주장은 기상청이 20일 광주시 서구 마륵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상학회 특별분과 학술대회에서 나왔다.
정용승 고려대기환경연구소장은 ‘기후 온난화와 우기의 장마 특성 변화’ 주제발표에서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인해 대기 중 수증기가 변화, 가뭄과 폭우가 극심해지는 식으로 강수 형태가 변했다”며 “장마 또한 소나기와 국지적 폭우가 잦은 형태로 변한만큼 장마 표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폈다.
이날 공개된 기상청 ‘장마백서 2022’ 자료에 따르면 최근 장마철과 그 이후 강수 구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6월 초순 건기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으며 여름철 강수 시작 및 종료 시점이 조금씩 늦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6월 하순부터 7월 상순까지 ‘1차 우기’가 진행되고, 8월 초 다시 강수량이 늘면서 1차 우기 못지 않게 많은 비가 내리는 ‘2차 우기’(가을장마)가 진행되는 경향을 보였다.
장마철보다 장마가 끝난 이후에 오히려 더 많은 비가 내리는 경향도 나타났다. 기상청 관계자에 따르면 올 여름 전체 강수량 중 장마철 강수량이 42.2%에 그쳤으며 장마철 이후 강수량은 49.8%에 달했다.
정 소장은 “장마 표현을 ‘우기(雨期)’ 또는 ‘다우기(多雨期)’, ‘장우(長雨)’, ‘여름 소나기’, ‘소나기 계절’, ‘여름철 폭우’ 등 표현으로 대체하고 장마의 개념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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