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등 이전기관들 본사 인원 반년 새 200명 줄어
인구·가족동반 이주 감소…지역인재 하반기 공채 ‘비상’
새 정부가 공공기관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 칼날을 들이대면서 나주 혁신도시에 있는 한국전력 등 이전기관들의 본사 인원이 반년 새 200명이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도시 공공기관들은 이미 주무 부처에 정원 감축안을 제출한 상태로, 하반기 공채를 노리고 있던 지역인재들의 취업 계획에도 비상이 걸렸다.
18일 국토교통부와 전남도 등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나주 혁신도시 공공기관·공기업 16곳의 이전 인원은 7802명으로, 지난해 말(7999명)보다 2.5%(-197명)나 줄어 전국 혁신도시 가운데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전국 10개 혁신도시의 이전 인원은 반년 새 0.1%(4만5576명→4만5626명) 늘었는데, 이 가운데 인원이 줄어든 도시는 나주(-197명)와 경남(-95명), 충북(-24명), 경북(-16명) 등 4곳이다. 연말보다 이전 인원이 늘어난 혁신도시는 강원(134명↑)과 울산(78명), 전북(74명) 등 6개 지역이다.
10개 도시 가운데 나주의 감소 폭이 가장 큰 이유는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 이전 인원이 6개월 새 250명 넘게 줄었기 때문이다. 한국전력 본사 인원은 1724명으로, 지난 연말(1982명)보다 13.0%(-258명) 줄었다. 이외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19명),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14명), 한전KDN(-10명) 등 16곳 중 7곳 본사 인원이 감소했다.
혁신도시 조성의 핵심 구성 요성인 이전 인원이 줄어든 탓에 도시 규모는 반년 새 후퇴했다.
혁신도시가 들어선 나주 빛가람동 주민등록인구는 지난 연말보다 0.1%(-55명) 줄어든 3만9191명으로, 2030년 계획인구(4만9499명) 대비 달성률도 소폭 감소했다.
인구뿐만 아니라 가족동반 이주 인원도 95명 줄면서 나주 가족동반 이주율(1인 가구 포함)은 지난 연말보다 0.5%포인트 감소한 70.4%를 기록했다. 가족동반 이주율이 줄어든 기관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3.6%포인트)과 한전(-2.7%포인트) 등 9곳이다.
전국 혁신도시 평균 가족동반 이주율 67.7%를 밑도는 기관은 한국인터넷진흥원(56.0%), 한전(57.9%), 한국농어촌공사(64.5%) 등 3곳이다.
혁신도시 인구와 가족동반 이주 인원뿐만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오는 젊은 층도 크게 줄었다.
지난 6개월 동안 나주 혁신도시 만 20~39세 인구는 303명 감소했다. 그 때문에 같은 기간 빛가람동 인구 평균 연령은 32.8세에서 33.1세로 늘었다. 혁신도시 규모가 줄면서 지난 6개월 동안 빛가람동에 있던 병·의원은 3곳이나 문을 닫아 정주 여건이 오히려 열악해지고 있다.
공공기관 구조조정은 앞으로 나주 혁신도시 축소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일보가 더불어민주당 신정훈·박영순 의원으로부터 받은 ‘공공기관 혁신계획’ 자료에 따르면 한국전력과 나주에 본사를 둔 전력그룹사 4곳은 정원을 533명 줄일 계획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 한전은 현 정원(2만3728명)의 1.1% 수준인 260명 정원을 반납한다.
한국농어촌공사(-191명)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18명),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1명) 등 농업 관련 기관도 각자 여력에 맞춰 정원을 감축할 계획을 내놓았다.
올해 초 나주 혁신도시 13개 기관은 신규 채용계획 1615명 가운데 244명을 지역인재로 채울 계획을 세웠지만, 정부의 정원 감축계획에 따라 하반기 채용 규모가 불투명해져 취업준비생들을 어둡게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앞서 17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내년까지 350개 공공기관의 경상경비를 1조1000억원 삭감한다는 예산 효율화 계획을 확정했고, 앞으로 자산과 기능, 조직·인력 등 나머지 분야에 대한 혁신계획을 순차적으로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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