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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기자

동아시아 도시 이야기-도시사학회·연구모임 공간담화 지음

by 광주일보 2022.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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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 기자가 추천하는 책

대전, 군산, 다롄, 하얼빈, 나하, 페낭, 싱가포르, 말라카….

위에서 열거한 도시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얼핏 하나로 수렴되지 않는다. 그러나 좀 더 숙고해보면 이들 도시들은 ‘식민’과 ‘전쟁’이라는 역사적 상흔과 연결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전은 ‘이민자들이 건설한 식민도시’였으며 군산은 ‘식민의 기억’을 품은 도시이다. 다롄은 ‘남만주철도의 본진’이었으며 하얼빈은 ‘국적과 인종의 진열장’이라 할 수 있다. 그뿐인가. 나하는 ‘전쟁의 상처가 남은 계획도시’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다음의 도시들은 어떤 키워드로 묶을 수 있을까. 평양, 부산, 타이난, 타이베이, 마쓰야마, 호이안…. 범박하게 말하면 이들 도시들은 문화유산이라는 카테고리에 편입된다 할 수 있다.

사실 도시는 많은 이들에게 서로 다른 이미지를 환기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다양한 분야가 응결돼 있기에 중층적인 관점과 기억이 투영된다.

위에 언급한 도시는 동아시아에 포진해 있다. 한국과 중국, 일본은 물론 베트남과 말레이반도 등에 분포한다. ‘동아시아 도시 이야기’는 동아시아 도시의 역사와 문화 등을 조명한 책이다. ‘싱가포르에서 블라디보스스토크까지, 도시로 읽는 동아시아 역사와 문화’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책은 서구식 근대도시의 인프라와 근대적 도시계획 등을 아우른다.

저자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도시사학회와 연구모임 공간담화의 연구, 집필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고윤수 대전시 학예연구사를 비롯해 김봉준 국립타이완대학교 역사학과 박사수료, 김은진 가톨릭대학교 국사학과 강사, 류영진 규슈산업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민유기 경희대학교 사학과 교수 등이 동아시아 도시를 키워드로 글을 게재했다.

동아시아라는 지역은 나름의 특수성을 내재하고 있다. 민유기 교수는 “동아시아는 20세기 막바지에 미국, 유럽연합과 함께 지구적 차원의 경제·문화 활동의 핵심지역으로 대두됐고 계속해 다양한 영역에서 글로벌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본다. 이들 도시들은 빠르게 성장했거나 또는 성장 중인 도시들이다.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돼 있는데 ‘식민도시’, ‘문화유산도시’, ‘산업군사도시’로 범주화가 가능하다.

중국의 국제금융도시인 다롄은 18~19세기에는 시기별로 중국, 일본, 러시아&middot;소련의 영향의 자장에 놓여 있던 도시였다. <서해문집 제공>

1부 ‘식민도시’ 가운데 대전은 1904년 경부선 개통과 맞물려 만들어진 신도시다. 도청이 이전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전하면서 성장했다. 일본인들의 이주가 도시 개발의 주요 동인이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군산은 “대학제국 때 국제무역항으로 성장하기를 꿈꾸었으나 일제강점기에 식민도시”로 발전했던 도시다. 원도심은 여전히 식민도시 모습이 남아 있지만 새만금과 산업단지 조성으로 전환기를 맞고 있다.

랴오둥반도의 항구도시 다롄은 1898년 러시아의 조차지 항구도시로 생겨났다. “육로와 해로의 결절점으로 시기별로 중국, 일본, 러시아·소련의 영향”의 자장에 놓여 있었으며 현재는 중국의 국제금융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2부의 문화도시들은 일정 부분 식민도시의 속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전의 역사와 아울러 문화유산들이 남아 있어 동일한 범주에 포함시켰다. 역사도시 부산에서 주목을 받는 곳은 감천마을이다. ‘가난의 상품화’라는 비판적 시선을 통해 ‘낙후됐다는 이유만으로 박제된 지역들이 재발견되는 현상은 과잉 관광문제’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한다.

타이난은 대항해시대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건설된 지역이다. 그러나 명청 교체기 반청운동을 주도한 정성공이라는 인물에 의해 네덜란드인이 축출되고 새롭게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일본 영향으로 타이완 중심이 타이난에서 타이뻬이로 점차 옮겨갔다.

3부 ‘산업도시’는 동아시아 곳곳에 들어선 다양한 도시들을 주목한다. 전근대 읍성에서 일제강점기 대륙병참기지화를 위해 건설된 울산, 일본질소비료주식회사가 건설한 공업도시 흥남, 만주국 대표도시로 성장했지만 개방이후 쇠퇴한 선양 등 다양한 도시들의 흥망성쇠를 만날 수 있다.

<서해문집·2만7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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