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노래방 명부 작성 않고 마스크 미착용 입장 등 형식적 방역
PC방·헌팅포차 등선 거리두기 무시 일쑤…재확산 우려 목소리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된 지 20일이 지났지만 시민들이 생활방역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면서 자칫 재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경기지역 코인노래방 등에서 집단 감염 사례가 속출했음에도, 광주 도심 내 코인노래방 등 다중이용시설의 방역 조치가 형식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3일 밤 9시께 찾은 광주시 서구의 한 코인노래방의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입장이 가능했고 출입자 명부 작성, 마이크 덮개 착용 등의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노래방을 이용하는 손님이 바뀌었지만 해당 노래방 방역 소독은 실시되지 않았다. 손님도 마이크 덮개만 바꾸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인천에서는 코인노래방을 다녀온 고등학생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개교가 미뤄진 바 있다.
광주시가 지난 21일 “광주시내 74곳의 코인노래방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한다”며 방역 지침 준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심각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PC방도 비슷한 상황으로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한 칸씩 거리를 두고 이용토록 하는 지침은 아예 무시됐다.
이용자들이 사용한 키보드 소독도 마우스를 수건으로 1~2차례 닦는 형식적 수준에 그쳤고 입이 닿는 헤드셋을 소독하는 모습은 아예 찾아볼 수 없었다.
광주시의 집합금지 행정명령으로 클럽 등 유흥시설이 문을 닫자 젊은층이 몰리고 있는 헌팅포차 등의 방역 지침 준수 여부도 느슨했다.
앞서 광주시는 지난 13일 광주시내 감성주점 2곳, 클럽 16곳, 유흥주점 673곳, 콜라텍 10곳 등 모두 701곳을 상대로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20~30대 젊은층의 발길은 클럽이 폐쇄되면서 상무지구 일대 헌팅포차로 이어졌다.
일부 헌팅포차는 입구에 ‘2m 이상 거리를 두고 대기하라’는 안내문을 써붙여놓았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앞뒤로 다닥다닥 붙어 서서 마스크를 내리고 대화하는 손님들이 쉽게 눈에 띄었고 업체측도 적극적으로 권고하거나 제지하지 않았다.
입구에 비치된 출입명부도 비치했는지 여부를 보여주기 위한 수준에 불과했다. 허위로 기재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게 불가능하다보니 제 멋대로 써도 신경을 쓰지 않았고 마스크도 없이 테이블 이곳 저곳을 누비며 술잔을 돌리는 손님들이 적지 않았다.
광주시가 오는 26일까지 예정된 클럽 등을 대상으로 한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온 국민이 내 일처럼 나서지 않으면 공든 탑이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방역 당국은 물론 사회 구성원 전체가 총력을 쏟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방역 관련 전문가들은 “치료 약과 백신이 없어 일상에서 코로나바이러스를 끼고 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지만 청정한 생활 방역 환경이 유지되도록 사회와 지자체, 국가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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