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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재기자

“전쟁터 나선 아빠와 우크라 평화 위해 노래합니다”

by 광주일보 2022.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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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광주시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 미디어센터에서 고려인 아이들과 우크라이나 난민 아이들이 합창 연습을 하고 있다.

“함께 광주 고려인마을로 오지 못하고 우크라이나에서 참전 중인 아빠를 위해 노래하고 싶어요. 아빠랑 무사히 만날 수 있도록 어서 빨리 평화가 찾아왔으면 좋겠어요.”

지난 24일 오후 2시께 광주시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 마을 교회이자 진료소로 쓰이던 미디어센터가 이날은 합창 연습실로 변신해 앳된 목소리로 부르는 한국어 노랫소리로 가득찼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피해 고향을 떠나 광주에 정착한 난민 어린이들의 노래였다. 이들은 조상의 뿌리를 찾아 한국, 그 중에서도 고려인들을 반기는 광주로 왔다. 아직 한국어 발음이 다소 어색하지만 난민 어린이들은 서로 모르는 단어를 가르쳐 주고, 힘차게 율동을 하며 노래로 아픔을 씻어내고 있었다.

최근 고려인마을에서 어린이들의 노랫소리가 부쩍 커졌다. ‘고려인마을어린이합창단’에 올레그(12), 나스쨔(여·11), 이막심(10), 이안나(여·10), 비인나(여·8), 막심(7) 등 우크라이나 난민 어린이 6명이 새로 참가해 ‘평화의 노래’를 함께 부르기 시작하면서다.

고려인마을어린이합창단은 지난 2017년 성악가 김혜숙 단장이 “음악을 통해 아이들이 광주 시민들과 화합하길 바란다”는 뜻으로 창단한 단체다. 초등생부터 중학생까지 고려인 어린이 19명으로 구성됐다가 최근 난민 어린이들도 합류해 단원이 25명으로 늘었다.

김 단장은 “합창단에 들어오기 전 난민 어린이들의 표정이 얼마나 어두웠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월 국가 총동원령을 내리면서 18∼60세 남성을 출국 금지시키고 징병했다. 난민 어린이들은 모두 우크라이나에 아버지를 남겨둔 채 어머니 손을 잡고 먼 타향으로 피란 온 상황이었다.

이들은 김 단장의 권유로 입단해 ‘평화’를 주제로 노래하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매주 수·목요일 오후 2시 미디어센터로 모여 합창 연습을 하고, 공연도 하다 보니 자연스레 성격도 밝아지고 웃음을 되찾았다는 것이다.

나스쨔 양은 “아직 아빠는 우크라이나에서 총을 들고 싸우고 있다. 아빠가 너무 걱정된다”며 “평화를 전하는 노래를 하고 싶다. 내 노래를 듣는 사람들도 힘이 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합창단은 한국어·영어·러시아어 3개 국어로 한국 동요·민요, 러시아 민요, 팝송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을 연습 중이다. 최근에는 부채춤, 소고춤 등 한국 전통춤도 공연에 접목시키고 있다. 이날도 단원들은 ‘춘가 찬가’, ‘홀로 아리랑’, ‘렛 잇 비’ 등 노래를 불렀다.

고려인마을어린이합창단 공연 모습.

김 단장은 “아이들이 한국에 잘 적응해 우리 문화와 예절을 배우고 표정이 밝아지는 모습을 볼 때 뿌듯하다”며 “전쟁의 아픔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아이들이 합창단을 통해 평화를 전하는 전도사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합창단은 지금까지 정기 연주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식 축하 합창 등 60여회 공연을 진행했으며 호남신학대학 콩쿠르 등에서 수차례 입상했다. 지난 7월부터는 후원회도 신설돼 운영에 힘이 붙었다.

합창단은 오는 9월 2일 오후 7시 광주시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 열리는 광주예총 ‘아트페스티벌’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글·사진=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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