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2승 3패 22세이브…마지막 3경기 삐끗
“자신한테 화 났지만 상현이 형이 막아줘 고마워”
22일 롯데전 후반기 스타트…“더 성장 하겠다”
KIA 타이거즈의 마무리 정해영이 ‘초심’으로 후반기를 연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보낸 KIA 선수단은 22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를 시작으로 후반기 일정에 돌입한다.
순위싸움을 위한 보루, 마무리 정해영은 실패를 발판 삼아 더 완벽한 후반기를 그리고 있다.
정해영은 전반기 32경기에 나와 2.4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면서 2승 3패 22세이브를 수확했다. 지난해 KBO 최연소 30세이브 주인공이 됐던 정해영은 올 시즌에도 세이브를 쌓아가면서 LG 고우석(27개)에 이어 세이브 2위에 올라있다.
전체적인 기록은 나쁘지 않았지만, 전반기 마지막 3경기 결과가 좋지 못했다.
정해영은 8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된 한화와의 홈경기에 모두 출격했고, 2개의 세이브를 추가했다.
하지만 김호령과 이우성의 ‘특급 수비’로 연달아 블론세이브의 위기를 넘겼고, 10일에는 경기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물러났다. 전상현이 2사 만루의 위기를 정리해주면서 팀은 한화전 스윕승을 완성할 수 있었다.
정해영은 “기록은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는데 마지막을 생각하면 아쉽다. 이겨내야 한다. 코치님, 선배님들에게 물어보면서 잘 이겨내겠다”며 “한화 마지막 경기 때는 자신한테 화도 많이 났다. 상현이 형이 막아줘서 고맙기도 하고 다시 한번 방심하면 자리를 지킬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 투수들이 워낙 좋아서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 부여가 됐다. 내 자신부터 강해져야 할 것 같다”고 전반기 마지막 등판을 돌아봤다.
‘뭘 해도 안 되는 시기’를 보낸 정해영은 롯데와의 원정 3연전을 통해 테스트를 받는다.
정해영은 “스트라이크 넣으려고 한 가운데 보고 던져도 원바운드로 가고, 공이 빠지고 뭘 해도 안되는 시기였다. 다행히 호령이 형, 우성이 형이 너무 고마운 수비를 해줬다. 상현이 형이 잘 막아줘서 그 시기를 운 좋게 넘어간 것 같은데, 후반기 시작하니까 그 시기가 남아있는지 끝났는지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마무리 보직은 어제 결과가 좋지 않았더라도 오늘도 반복하면 안 되는 그런 자리다. 또 야구라는 게 그런 것 같다. 최대한 빨리 잊고, 밸런스 찾으면서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로 데뷔 시즌부터 필승조로 활약한 정해영은 지난해에는 팀의 마무리로 자리했다. 하지만 정해영은 세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아직은 어린 고졸 3년 차 선수다.
정해영은 “혼자 생각 많이 하는 것 같다. 작년에는 멋모르고 했다. 멋 모를 때는 신나서 던졌는데 올해는 블론세이브 등이 많이 두렵기도 하다. 야구는 잘 될 때는 계속 잘 되고 안 될 때는 계속 안 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아빠도 안 될 때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다”며 “공은 남이 던져줄 수 없고, 심판이 볼인데 스트라이크라고 안 해주는 것이니까 내가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위기’를 동기부여로 삼은 정해영에게 올스타전도 후반기 새로운 힘이 됐다. 정해영은 나눔 올스타 중간 투수 베스트 선수로 처음 ‘별들의 잔치’에 참가했다.
정해영은 “정말 재미있었다. 팬들이 많이 오셔서 많이 긴장했다. KIA 선수단 입장할 때 팬들이 진짜 크게 함성을 질러주셨다. 뜻깊은 경험이었다”며 “잘해서 매년 나가고 싶다. 퍼포먼스를 준비했어야 했는데 못했다. 내년에 뽑아주시면 준비해가겠다”고 웃었다.
재충전 시간을 보내고 새로 시작하는 정해영은 좋은 마무리를 위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정해영은 “전반기 때 좋아졌다고 생각한 게 있었는데 마지막 3경기 때문에 아직은 아닌 것 같다. 부족하다. 더 성장해야 한다. 후반기에는 끝이 좋으면 좋겠다”며 “팀이 끝까지 잘 되려면 내가 잘해야 한다. 내 몫만 열심히 하려고 한다. 그러면 결과가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후반기에는 볼넷, 블론세이브 신경 쓰면서 하겠다. 볼넷만 안 주면 위기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속 안타, 3타자 연속 안타 맞는 게 쉽지 않으니까 볼넷 주지 않으려고 하겠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집어넣으면 안 되고 세게 던지면서 승리에 역할을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글·사진=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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