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청년인구 39만8045명 1년만에 또 1만6981명 줄어 수억원짜리 선박 반값 임대 빌린 농장 딸기재배 1억여원 소득 임대주택 등 청년 정착 안간힘
전남도와 시·군이 ‘젊은 피’ 수혈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농장을 빌려주고 몇 억짜리 배도 내주는가 하면, 대기자들이 줄을 선 어촌계 양식장까지 제공하면서 청년들의 호감을 얻으려고 공을 쏟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 수도권 집중 심화로 농촌을 떠나는 젊은이들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청년들의 눈을 돌리고 발길을 붙들어야 지방 공멸을 막을 수 있다는 논리에서다. 올 6월 말 기준 전남지역 청년(18~39세) 인구는 39만8045명. 1년 전(41만 5026명)보다 1만6981명이 줄었고 지난해 12월 말(40만6809명)보다 8700여명 감소했다. ‘백약이 무효’라는 말이 나와도 손 놓고 있을 수 없는 절박감도 엿보인다.
전남도가 올해 처음으로 시작한 ‘청년 어선 임대사업’은 바다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청년들에게 배를 빌려주는 사업이다. 배를 구입하기 어려운 여건 때문에 어업에 종사하기를 망설이는 청년들의 진입 장벽을 낮춰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경제에도 활력을 돌게 하자는 취지다.
전남도는 지난 2019년 전국 최초로 신안에서 시작했던 정책을 참고해 해양수산부와 공동으로 올해 처음 희망자 모집에 나섰고 최근 선박조종면허를 보유한 39세 이하 청년 8명을 선정했다.
전남도는 고령 등으로 직접 어업에 나서기 어려운 선주들의 배 28척을 확보한 뒤 원하는 청년 어부들에게 배를 2년 간 빌려주고, 선주들에게는 임대료의 50%를 예산(6억원)으로 청년 어부들 대신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 4명의 청년이 원하는 규모의 배를 찾아 계약한 상태다. 해수부는 이 사업을 전남도에 이어 전국으로 확대키로 했다.
신안군은 앞서 2019년부터 현재까지 군비 32억원을 지원, 5~ 24ｔ 규모의 배 11척(흑산 4, 비금 2, 하의 2, 증도·도초·안좌 각 1척)을 사들여 청년 어업인들에게 저렴하게 빌려주고 있다. 군은 배 구입비용 25억6200만원 외 6억3700만원을 들여 어업 장비도 별도로 사 임대해줬다. 올 하반기에도 5억원의 추경예산을 편성, 5ｔ 미만의 소형어선 2~3척을 구입할 방침이다. 벌써 29명의 50대 이하 청년들이 팀을 꾸려 어업을 해보겠다며 신안에 정착한 상태다.
전남도 농업기술원은 농장(온실)을 빌려주면서 청년 농부 마음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농업에 뜻이 있지만 경험도 부족하고 적정 시설을 갖추는데 어려움을 겪는 청년 농부들에게 최장 3년 간 실습농장(온실)을 빌려주는 사업이다. 지난 2018년부터 시작해 올해까지 35곳의 실습농장을 마련, 청년 농부들에게 빌려줘 창업 후 실패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당장, 실습농장(온실 6443㎡·약 2000평)을 빌려 딸기 재배에 나섰던 초짜 청년농부 5명은 지난 2020년 11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1만1700㎏을 수확해 1억3400만원의 소득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전남도농업기술원은 오는 2026년까지 610억원을 투입해 이같은 실습농장을 20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앞서, 고흥에서는 지난 2018년부터 양식어장을 청년 귀어·귀촌 도시민들 33명에게 빌려주고 정착을 돕고 있다. 수산물의 수요 증가 등으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면허지 부족으로 귀어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최대 5년간 김 500㏊, 미역 40㏊, 가리비 25㏊ 등 총 565㏊ 면허지를 임대해주고 귀어에 도움을 줘 관심을 끌었다. 이들은 지난해 평균 3000만~2억원의 수협 위판고를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청년 공공임대주택 건립, 청년문화센터 건립 등도 청년들의 환심을 사려는 정책이다. 해남군은 60억원을 투입, 군민 6만7071명 중 27.6%(1만8514명·2월 기준)인 18~49세 이하 청년들을 위한 공공임대주택(3개동 24세대)을 건립하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전남도도 공공임대주택(80억) 건립 예산을 편성해둔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