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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을기자

열대과일 최대 생산지는 전남입니다

by 광주일보 2022.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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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바나나 농장

‘망고(애플망고), 바나나, 구아바, 파파야,백향과, 커피, 올리브….’

다음 중 국내에서 재배하지 못하는 작물은 뭘까. 정답은 모두 국내 마트나 인터넷을 통해 판매중인 전남산 열대 과일이다.

이제는 단순히 기후변화와 농업기술 진화를 의미하는 상징적인 수준의 재배가 아니라 전남이 국내 최대 규모의 아열대 과일 생산지로 올라섰음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어엿한 농가 소득원으로도 자리잡으면서 아열대 작물 재배에 도전하는 젊은 귀농인들도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소규모 생산과 직거래 위주의 단순한 유통구조, 낮은 국내 소비자 인식 등은 아열대 작물 활성화를 위한 걸림돌이라는 점은 소득 작물 육성과 보급을 위해 자치단체가 적극 고민해야 할 과제다.

◇‘전남에 다 있습니다’=전남은 제주와 비슷한 규모의 국내 최대 열대 과일 ‘재배지’다.

26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올 해 2월 기준으로 전국 아열대 과수 재배 면적은 187ha. 전남은 57.8㏊로 제주(58.4㏊)에 버금가는 열대 과일 재배 면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재배 농가 수는 가장 많다. 뒤따르는 경남(28.9㏊), 전북(16.8㏊)과는 격차가 크다. 농촌진흥청이 선정한 아열대 과수 8개 품목은 ▲올리브 ▲망고 ▲백향과 ▲커피 ▲파파야 ▲바나나 ▲용과 ▲구아바 등이다. 일부 열대 과일은 제주보다도 재배 면적이 넓다.

올리브는 국내 재배 면적(20.9㏊)의 92%가 넘는 19.4㏊가 전남에서 재배중이다. 지역 기후에 적합한 재배기술 등을 확보하면서 압도적으로 재배 면적을 넓혔다.

커피도 국내 전체 재배 면적(8.6㏊)의 절반이 넘는 4.4㏊가 전남산 커피로 1위다. 망고는 제주(38㏊)에 이어 전남 재배 면적(18.9㏊)이 전국 2위다. 백향과(전남 9.3㏊), 파파야(전남 2.8㏊)도 전국에서 두 번째로 재배 면적이 넓다. 바나나(전남 2.5㏊)는 제주(9.5㏊)·경남(6.2㏊)에 이어 3번째로 많고 용과(전남 0.3㏊)도 제주·경남 다음으로 전남에서 소득 작물로 육성 중이다. 구아바(전남 0.4㏊)도 전국 6번째이지만 점차적으로 재배 면적을 키우고 있는 아열대 과일로 꼽힌다.

전남산 올리브와 커피의 최대 재배지는 고흥이다. 고흥에서는 올리브(16.8㏊)와 커피(2.7㏊) 뿐 아니라 망고(2.8㏊), 백향과(0.9㏊) 등도 재배중으로 전남지역 최대 열대과일 재배지(23.2㏊)다. 이어 영광(6.7㏊), 진도(4.6㏊), 담양(4.4㏊), 해남(3.6㏊), 화순(2.8㏊), 곡성(1.7㏊) 등의 순으로 열대과일 재배 면적이 넓다.

◇전남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열대과일은 망고=전남 전체 재배 면적에도 불구, 현재 가장 많이 생산되는 전남지역 열대과일은 백향과와 망고다. 백향과는 136.6t이 생산됐고 망고 생산량은 103.2t이었다. 재배 면적이 가장 넓은 올리브는 최근에 심어지면서 수확까지는 더 기다려야 한다. 이어 파파야(46.1t), 바나나(42.8t), 커피(6.05t) 등으로 생산량이 많았다.

시·군별로는 백향과 생산량(72t)이 압도적으로 많은 담양군(72.2t)이 열대과일 최대 ‘생산지’로 꼽혔다. 영광(50t)은 두 번째로 많은 전남지역 열대과일 생산지였다. 영광은 전남 최고 망고 생산 지역(50t)이다. 해남(37.1t)은 바나나(31t), 백향과(3.7t), 망고(2.4t) 등을 생산하면서 3위에 올랐다. 4위인 장흥(34.5t)은 파파야(30t)와 망고(2.5t), 구아바(2t)의 주요 생산지였다. 화순(31.6t)은 백향과(21.6t)와 파파야(10t), 강진(16.3t)은 바나나(10t)와 망고(6.3t)의 생산량이 많았다. 애플수박(나주), 커피(고흥), 레드향(강진), 애플망고(영광), 구아바(장성), 파파야(곡성), 바나나(강진) 등 열대 과일의 수익성에 주목, 귀농해 본격적으로 재배와 생산에 나선 젊은층도 잇따르고 있다.

◇돈 되는 열대과일, 유통구조 개선·규모화가 필수=재배 면적이 많고 생산량이 많다고 해서 아열대 과일 재배가 무조건 돈이 되는 건 아니다. 당장, 이상기상으로 인한 병해충, 한파피해, 겨울철 난방비 증가 등의 어려움은 재배·생산 과정에서 직면하는 문제다. 애플망고 등을 재배하고 싶고 관심은 있지만 높은 투자비용도 걸림돌이다.

소비자의 국내산 아열대 농산물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해남산보다 동남아산 바나나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해남산 바나나를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가격 경쟁력도 갖춰야 한다. 비슷한 크기의 동남아산 바나나 두 꾸러미를 살 수 있는 돈을 주고 해남산 바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직거래로 판매되는 단순한 유통구조도 개선해야 한다. 현재로는 생산자의 직거래 판매에만 의존하는 게 대부분이다. 전남산 대표 열대 과일이라면서도 농특산물 판매 전남도 온라인 쇼핑몰인 남도장터에서조차 해남산 바나나와 장흥산 파파야, 고흥산 커피를 찾아볼 수 없는 현실이다.

농협전남본부도 2년 전인 2020년 망고·백향과·올리브·파파야·구아바 등 5개 품목으로 전남 아열대 과일 브랜드 ‘오매향’을 만들었을 뿐 현재 e-하나로마트에서조차 판매되지 않는 등 생색내기 수준으로 운영하고 있는 형편이다. 전남도도 관련 상품이 있는지, 얼마나 판매됐는지조차 모를 정도다.

중·장기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안정적인 아열대 과일 생산기반을 조성하고 실증실험을 통한 재배지에 적합한 소득작물 추가 발굴과 도입, 생산자 조직화 및 농촌기업 육성, 온·오프라인을 활용한 판로확보,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가공상품 개발, 체험농장 운영 등 아열대 과일을 활용한 6차 산업 육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편, 자치단체들도 적극적이다. 해남은 아열대작물 육성 종합계획을 수립중이며 공동브랜드 개발 용역도 진행하고 있으며, 신안군은 아열대작물 실증을 위한 스마트 온실 신축을 검토중이다.

전남도도 ‘한반도 미래기후의 시작점’인 전남에서 가장 빨리, 가장 많은 기후변화 데이터를 생성·수집·분석해 신속한 정책 및 연구지원과 현장 적용이 가능할 수 있도록 국비 1000억원을 투입해 농식품 기후변화대응센터를 조성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한 상태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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