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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기자

회계사가 희수 맞아 시조집 펴내…순창 출신 이구학 시인

by 광주일보 2022.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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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 여기 있기에’ 발간

 

 
현직 회계사가 희수(喜壽·77세)를 맞아 시조집을 발간해 눈길을 끈다.

순창 출신 이구학 시인은 회계학을 전공하던 중 1997년 우연히 문학을 접한 후 2000년 ‘열린시학’의 전국 우리시 현상공모에 당선돼 문단에 나왔다. 지난 2004년에는 수필에도 입문해 ‘좀 게으른 자의 반 미친 야그’를 펴낸 바 있다.

이번에 펴낸 ‘나 지금 여기 있기에’(한림)는 지난 2006년 첫 시조집 ‘가면의 나라’를 발간한 이후 16년 만에 발간한 작품집이다. 모두 77편의 시조 작품은 시인이 자신의 나이와 일치하는 작품 수를 세밀하게 가려 뽑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염창권 시인이 “소진되어가는 시간성을 바탕으로 생에 대한 반성적 의식이 전면화 되어 드러난다”고 평한 데서 보듯 이번 작품집은 경험과 깨달음의 미학을 짧은 경구로 묘사하고 있다는 특징을 지닌다.

“종심강 건너가며/ 밀린 숙제 굴릴 바위// 이 얼마나 복이 깃든/ 가야 할 길이랴!// 버틴 땅/ 굳게 딛고서// 뚜벅뚜벅/ 또 뚜벅”

위 시 ‘숙제’는 논어 ‘종심’에 나오는 칠십이종심소욕불유구(七十而從心所慾不踰矩)가 모티브가 됐다. “뜻하고 행동하는 바가 이치에 벗어남이 없이 없는 상태”를 뜻하는 말로 생의 종착을 향해 흘러가는 여정에서 돌아보는 성찰을 의미한다.

시에서 ‘밀린 숙제 굴릴 바위’를 바라보는 화자의 시선은 깊고 긍정적이다. 삶의 무게와 난관을 회피하지 않고 “뚜벅뚜벅” 바위를 굴리며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인다. 세상을 바라보는 연륜과 지혜는 여러 작품에 걸쳐 살포시 드리워져 있다.

한편 세무사이자 경영학 박사인 이 시인은 호남대 겸임교수로 활동했다. 그동안 시집 ‘가면의 나라’ 등을 펴냈으며 무등시조문학상, 샘터시조상(장원) 등을 수상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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