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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기자

전남대 도서관, ‘광주전남이 읽고 톡하다’ 김호연 ‘불편한 편의점’ 올해의 한 책 선정

by 광주일보 2022.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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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을 둘러싼 다양한 사람들, 따뜻한 이야기
올해 10회째 맞은 ‘한 책’
광주·전남 18개 대학 참여
독서문화 확산 담론 형성 기여

책을 먼저 읽은 독자들의 추천 리뷰가 인상적이다. 사실 독자들의 리뷰는 가공하지 않은 가장 ‘날 것 의 비평’이라 할 수 있다.

“인생의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나에게 환한 불빛처럼 위로를 준 책.”, “읽는 내내 눈가에 미소와 눈물이 떠나지 않았다.”, “스쳐가는 모든 관계들이 서로의 삶을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책.”

바로 김호연 작가의 장편소설 ‘불편한 편의점’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이다. 소설은 특정 연령대만 공감하는 것이 아니라 전 연령층의 폭넓은 공감을 얻었다. 힘겨운 오늘을 살아야 하는 많은 이들에게 작품이 특별한 이야기로 다가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장편 ‘불편한 편의점’이 ‘광주전남이 읽고 톡하다’ 올해의 한 책에 선정됐다.

전남대 도서관(관장 장우권)은 ‘불편한 편의점’을 올해 한 책에 선정하고 지난 8일 전남대 개교 70주년 기념식에서 선포했다.

특히 올해 ‘한 책’ 행사는 10회째를 맞아 그 의미가 남다르다. 그동안 지역민들에게 한 책을 토대로 함께 읽고 토론하는 등 독서문화 확산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올해도 18개의 지역 대학이 참여해 지역민과 문화담론을 형성하는 데 일조를 하고 있다는 평이다.

이번 책 ‘불편한 편의점’은 현실감 넘치는 캐릭터와 그들 간의 상호작용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어쩐지 불편한데 갈 수밖에 없는 편의점은 굳이 편의점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특정 공간을 상정한다고 해도 무방하다.

김호연 작가는 지난 2013년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망원동 브라더스’로 데뷔 후 일상적인 현실을 위트있게 그린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인간의 내밀한 욕망을 특유의 재기발랄한 상상력으로 풀어내 이야기꾼의 자질을 인정받은 것. 또한 그는 시나리오 만화 등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글을 쓰고 있다. 그에게 붙은 ‘전천후 스토리텔러’라는 별칭은 독특한 작품 세계를 쌓아가리라는 기대감을 드러낸 표현이다.

김호연 작가

‘불편한 편의점’은 어느 작은 편의점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웃들의 삶의 속내에 초점을 맞췄다. 서사는 역에서 노숙 생활을 하는 독고라는 남자가 어느 날 70대 여성의 지갑을 주워준 인연에서 시작된다. 남자는 지갑을 주워 준 것을 계기로 여자가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알바를 한다. 그러나 문제는 알코올성 치매로 과거를 기억하지 못할 뿐 아니라 언행마저 굼뜨다는 점이다.

그러나 소설은 모두가 무시하고 외면하고 회피하던 노숙자인 독고가 점점 변신을 거듭하게 되면서 반전이 일어난다. 남자에게는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숨은 재능이 있었다. 편의점 여자 사장과 독고라는 남자의 아름다운 우정은 타인에게 쉽게 울타리를 치는 현대인들의 모습과는 다른 일면을 보여준다.

어떤 독자는 리뷰에서 “내 주변 어딘가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을 것 만 같은 이야기”라고 평했다. 우리 동네 아파트의 편의점에서도 그와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어쩌면 유사한 일이 펼쳐지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소설의 미덕은 7개의 에피소드를 매개로 편의점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의 시선으로 남자의 시선을 비춘다는 데 있다. 그러한 시선은 편의점을 이용하거나, 바라보는 이웃들의 시선과 맞물리는 지점이다.

“따뜻했다. 소주도, 그 소주가 담긴 컵도. 사내가 경만을 위해 특별히 마련했다는 온기를 주는 물건도. 경만은 왕따였지만 이곳에서만큼은 왕따가 아니었다. 이놈의 불편한 편의점이 한순간에 자신만의 공간으로 돌아왔다. 경만은 VIP로 컴백한 기분이었다.”

독고라는 남자의 이웃에 대한 배려는 아름답고 따스하다. 이처럼 소설은 한 사내의 이야기를 통해 삶은 거차한 그 무엇이 아닌 관계이자 소통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정여울 작가는 추천사에서 “모두가 무시하고, 외면하고, 회피하던 홈리스 독고 씨의 변신은 어쩌면 덜 놀라운 사실이다. 독고 씨의 진짜 재능은 많은 사람을 너끈히 구할 수 있는 눈물겹도록 따스한 마음이기에”라고 평한다.

한편 전남대 도서관은 올해 한책 후보는 ‘불편한 편의점’ 외에도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김지수),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곽재식),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김민섭),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우종영) 등 모두 5권을 선정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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