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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칼럼10

[박찬일의 ‘밥 먹고 합시다’] 중국집이 변하고 있다 광주와 전남에는 오래된 중국집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모르겠다. 화상(華商)이라고 붙여 놓고 장사하는 중국집은 이제 손에 꼽을 정도다. 1883년, 임오군란을 수습하는 와중에 청나라 군대가 인천항에 도착했다. 이때 같이 온 40여 명의 상인이 화교의 시초인데, 그 후 이들 중 얼마나 한국에 남아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는다. 중요한 건 군대와 함께 상인이 왔다는 사실이다. 청나라가 한반도를 중요한 장사의 무대로 보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화교는 처음에는 주로 무역과 도소매업에 종사했는데, 점차 음식업에도 진출했다.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도 맞았던 모양이다. 원래 이국(異國)의 음식은 어느 곳에서나 사랑받는다. 꼭 맛을 떠나서 색다른 언어·인종·문화를 접할 수 있는 작은 세계가 식당이기 때문이다. 중국집이 이.. 2021. 8. 27.
[박찬일의 밥 먹고 합시다] 갈비라도 구워 봅시다 뉴스에 툭 하면 ‘소고기 원산지 속인 일당 검거’ 이런 기사가 뜬다. 원산지를 속이면 이익이 있다는 뜻이다. 원산지를 위조한다는 건 수입을 국산으로 속인다는 의미다. 국산이 더 고평가 받기 때문이다. 부위마다 다르지만 최소 두 배에서 다섯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소·돼지·닭고기가 모두 그렇다. 국내산으로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다. 국산은 귀하고 비싸다. 특히 갈비는. 수입산이 최고로 대접받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는 고기도 수입산을 더 쳐 주었다. 한우보다 미군부대에서 나온 고기가 더 좋다고 생각했다. 미군부대가 있는 주요 도시에는 도깨비시장이 있었고, 부대에서 유출된 고기를 몰래 팔았다. 엘에이(LA)갈비가 히트를 친 것도 이런 도깨비시장 유출품에서 비롯됐다. 미국에선 갈비가 그다지 고가 부위가 아닌데다.. 2021. 6. 6.
[박찬일의 ‘밥 먹고 합시다’] 바닷고기의 운명 어느 연구기관의 최근 발표다. 2048년이면 우리도 어업의 종식을 맞이할 것이란다. 바다가 다 망가져서 고기가 없어진다는 얘기다. 무섭고 두려운 일이다. 마침 흑산 바다를 무대로 한 영화 ‘자산어보’가 개봉해서 반응이 좋던 차에 우리 바다의 어물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남획과 기후변화 그리고 오염 등이 바다를 망친다고 한다. 바다를 목장이니 밭이니 하여 양식도 하고 그 너른 곳을 무대로 먹고사는 이가 한둘이 아니건만, 미래가 암울한 건 사실인 듯하다. 당장 현실적인 체감도 상당하다. 새벽에 서울의 수산물 수요를 상당 부분 책임지는 노량진시장에 나가 봐도 별 다른 어물이 없다. 제일 활기찬 경매 부류는 활어다. 양식이 대부분이라 공급이 넉넉한 까닭이다. 냉동 부류도 물건이 많고 거래가 활발하다. 당장 .. 2021. 4. 10.
[박찬일의 ‘밥먹고 합시다’] 옛날 토스트의 기억 한 토스트 프랜차이즈 회사 회장이 화제다. 텔레비전에 나와서 소박하고 털털한 면모가 부각되었다. 가맹점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회사라는 평이 있는 회사여서 더 화제가 된 듯하다. 이 회사 토스트는 식빵 사이에 달걀과 햄 등을 넣고 달달하게 만드는, 이른바 옛날식이다. 요즘은 달지 않은 유럽식 샌드위치가 많이 보급되어 ‘옛날식 대 유럽식’의 구도가 성립되었다. 특히 유럽식 샌드위치는 전국 방방곡곡에 퍼져 있는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에서 바게트나 크루아상 같은 빵을 쓰면서 많이 선보여 인지도가 높아졌다. 그 전에는, 서울 중심으로 생긴 몇몇 유럽식 샌드위치점이 장안의 잘나가는(?) 젊은이들의 명소가 되기도 했다. 흥미롭게도 옛날식이라고 부르는 샌드위치는 일제강점기에 경성의 ‘모던보이’나 ‘모던걸’과 유력 인사들.. 2021.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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