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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칼럼니스트8

[박찬일의 ‘밥 먹고 합시다’] 복어탕의 비결 복어는 오래 전부터 먹던 우리 바다의 생선이다. 바다와 강이 만나는 기수 지역을 지나 강으로 역류해서 올라오기도 했다. 서울 한강의 유명한 복어가 바로 황복이다. 이 복어는 서해안에서도 많이 보인다. 강경에서는 오래 전부터 이 복어가 유명했다. 아주 비싸고 맛이 좋다. 문제는 복어 다루기다. 알다시피 복어는 맹독을 품고 있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복어 조리 기능사 제도를 두어 시험을 치러 자격을 부여한다. 조리 기능사 시험 중에 합격률이 제일 낮다. 사람 목숨을 다루는 일이라 그렇다. 어렸을 때 동네에 있는 일식집 중에 기술이 좋은 집들은 복어를 했다. 한식집도 파는 집이 꽤 많았다. 무슨 자격이 있지는 않았을 것이고, 선배에게 기술을 전수받아 조리했겠다. 그 식당에 복어가 들어오면, 동네 아이들이 가서 .. 2023. 1. 24.
[박찬일의 밥 먹고 합시다] 육짬뽕이 늘어난 이유 요리사들은 새벽에 장을 보러 많이 다닌다. 아무래도 생선장을 중시한다. 생선은 좋은 물을 보자면 직접 가는 게 아무래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요리사 생활을 하면서 어물, 생선의 위기를 크게 느낀다. 장이 점점 썰렁하고 양이 적어졌다. 한국은 1인당 수산물 소비량 세계 5위 안에 들어가는 나라다. 건강을 위해 수산물을 많이 먹으라고 국가 의료체계에서 독려하는 나라이고, 과거에는 값이 싸서, 요즘은 미식으로도 수산물을 소비한다. 수산물은 이제 제철을 만난다. 봄이 지나면 어황이 변변찮아지고, 봄은 유독 산란철이 많아서 금어기가 길다. 여름도 마땅한 주력 어종이 없다. 가을 초입에 고등어와 전어, 낙지, 굵어진 오징어를 시작으로 수산물 사정이 나아진다. 올해는 영 분위기가 안 좋다. 서울의 요리사들은 .. 2022. 10. 22.
[박찬일의 ‘밥 먹고 합시다’] 이탈리아 사람을 화나게 하는 방법 ‘이탈리아 사람을 화나게 하는 방법.’ 이런 제목의 인터넷 ‘짤’이 돈다. 내용은 이렇다. “1. 파인애플을 올린 피자를 이탈리아인에게 내밀자, 그가 분노하는 모습.” “2. 아이스 아메리카노 앞에서 이탈리아인이 화내는 모습. 또 다른 건 한국의 한 카페 메뉴인데 ‘Non Coffee’라는 항목의 메뉴에 주스류와 함께 아메리카노를 써 놓은 사진.” 이 사진을 본 사람들 반응은 여러 갈래다. 일단은 재미있게 보았다고 느낀다. 음, 이탈리아인은 이런 메뉴를 싫어하나봐. 하나 알게 되었어. 흥미로운걸. 이 정도의 반응이 제일 많다. 하지만 저렇게까지 화를 낼 일인가 하고 의아해 하는 사람도 많다. 교조적인 게 아니냐, 음식이 다른 나라에 가면 변할 수도 있지 화를 내는 건 뭐냐. 나아가서, 귤이 회수를 건너 .. 2022. 9. 24.
[박찬일의 밥 먹고 합시다] 나물의 봄, 봄의 나물 장날도 아닌데 나물 장수들이 진을 치고 있다. 5월 초, 정선시장의 풍경이다. 정선은 대표적인 인구 노령화 지역이다. 인구가 줄고 이동이 줄면 기차역도 없어진다. 그래도 정선의 기차역이 건재한 것은 장날이 유명하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특히 오월 봄날의 장날은 나물 장날이다. 전국 어디든 나물이 지천인 계절인데, 강원도는 늘 주목받는다. 산지가 유독 많아서다. ‘나물=들과 산’이라는 사람들의 고정관념이 있다. 이제는 많은 나물들을 채취에 그치지 않고 재배한다. 그래도 강원도의 산지는 산에서 뜯어 오는 나물을 많이 볼 수 있다. 딱 이맘때다. 시장 골목에 좌판이 아직도 살아 있어서 반갑다. 전국의 시장을 다니면 좌판은 거의 없어졌다. 손님이 없어서 정식 점포도 노는데, 좌판이 있을 리 없다. 그래도 이 .. 2022.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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