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림에세이20

[김은영의 그림생각] 홍수, 화폭 속 수해 현실로…복구에 모든 힘 보태야 50일을 넘어서는 기록적인 긴 장마가 이어지면서 지난 주말에는 광주를 비롯한 남부지방, 아니 한반도가 폭우로 인해 물난리가 났다. 정말 살면서 이런 처참한 홍수는 처음인 것 같다. 비만 내렸다 하면 큰물이 나던 초등학교 시절, 등교하다가 새로 산 신발 한 짝이 큰 비에 휩쓸려 떠내려간 것을 끝으로 홍수는 남의 일이려니 했는데 퇴근길 침수로 이리저리 돌아서 겨우 귀가하는 날이 올 줄이야. 예전에는 하수도나 배수시설 등 수자원 관리 등이 미비해서 그랬겠지만 요즘처럼 스마트 시티를 조성할 정도로 발달한 문명의 첨단 시대에 이런 재해는 오히려 비현실적이다. 현재 해남 임하도에서 작업하고 있는 최석운작가(1960~ )의 ‘장마’(1991년 작)는 최근 뉴스에서 본 듯한 장면이 연상되는 작품이다. 벌써 20여 년 .. 2020. 8. 16.
개조심, 반려견과 살지만 여전히 남의 개는 무섭다 “우리 개는 안 물어요.” 일하는 곳이 중외공원 구역이라 오후에는 인근에 사는 주민들이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골든 리트리버와 같은 대형견을 세 마리나 키우는 견주이면서도 여전히 남의 개는 무섭고 공포스럽다. 산책 나온 개가 아무리 작고 귀여워도 그 개들이 달려들 때면 “걸음아 날 살려라”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달아나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들리는 말이 “우리 개는 안 문다”이고, “달아나는 네 모습이 더 무섭다”는 표정이 읽힌다. 최근 입마개를 하지 않은 맹견이 소형견을 물어 죽이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개 물림 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1천만 반려동물 시대에 맹견으로 분류되는 개는 외출 시 목줄과 입마개를 필수로 착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제화나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한 .. 2020. 8. 9.
달팽이, 열무도 상추도 나눠 먹어야 할 자연계 친구 <김은영의 그림생각> 코로나시대를 극복하는 슬기로운 생활 가운데 하나로 원예활동이 떠오르고 있다. 꼭 그래서는 아니지만 최근 옥상 텃밭에 열무, 고추, 상추, 깻잎, 치커리, 쑥갓 등을 키우면서 새롭게 원예세계에 눈떠가고 있는 중이다. 채소를 기르면서 민달팽이가 그렇게 얄미운 생물인 줄 몰랐다. 약 치지 않고 유기농으로 작물을 키우면서 자연 생태계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만족감도 잠시 민달팽이는 하룻밤 사이에 텃밭을 초토화시켜버린다. 민달팽이 퇴치를 위하여 농약을 뿌릴 수는 없는 일이었다. 어느 순간 문득 열무도, 상추도 인간만의 몫은 아니라는데 생각이 미친다. 저 햇볕과 비와 바람 등 자연이 무료로 베풀어준 양분으로 자라는 채소들이야말로 민달팽이는 물론 배추애벌레 등 생명체들과 사이좋게 나눠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굳이 “세계.. 2020. 7. 25.
운동선수, 성적지상주의에 목맨 폭력의 대물림 언제까지 <김은영의 그림생각> 하마터면 이에리사나 현정화처럼 세계적인(?) 탁수선수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초등학교 4학년 겨울방학을 앞두고 학교 탁구코치에게 선수후보로 발탁되어 집중훈련을 시작했었기 때문이다. 겨울방학 첫날, 코치에게 펜 홀더와 쉐이크 핸드 등 라켓 잡는 법과 기본 폼을 배우고 즐겁게 연습을 마쳤는데 짧은 커트머리 6학년 선배가 “야, 너, 이리, 와 봐!”라며 불러 세웠다. 처음 운동 시작한 후배들을 붙들고 군기를 잡기 위해 기합을 준다는 것이었다. 어린 마음에도 ‘탁구 안하면 그만이지…’하는 생각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으로 가버렸다. 가끔 그 날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선배에게 기합 받고 좀 두들겨 맞고 견뎠으면 인생이 달라졌을까 상상해본다. 폭력의 예감만으로도 몸서리치게 싫었기 때문에 지금도 어린 날의 내게 도망.. 2020. 7. 18.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