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금곡교·광주 극락교 등…올해 강수량 ‘평년의 절반’
영산강유역청, 간담회 열고 기업·농가 등 물 재사용 당부
극심한 가뭄에 공업용수, 농업용수를 가리지 않고 물 부족 현상이 현실화될 조짐이 보이자 관계당국이 나서서 기업·농민의 용수 재사용을 당부하는 등 비상 조치에 나섰다.
31일 영산강홍수통제소에 따르면 최근 섬진강 곡성군 예성교 지점에 갈수 예보 ‘경계’ 단계가 발령됐다. 2020년 갈수 예보 제도가 시행된 이후 섬진강·영산강 수계에 갈수 예보가 발령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갈수예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네 단계로 구분되며, 경계 단계는 하천을 유지하는 유량(流量)이 부족해 물 부족 피해 대비를 강화해야 하는 단계다.
곡성군 금곡교, 구례군 송정리 지점에는 갈수 예보 ‘주의’ 단계가 내려졌으며, 영산강 광주시 극락교 지점에도 ‘관심’ 단계가 발령된 상태다.
곡성군 예성교 지점의 유량은 23~29일 1주일 동안 4.1㎥/s(초당 4100ℓ)에 불과했다. 예년 11.8㎥/s의 34.7% 수준이다. 곡성군 금곡교 지점, 구례군 송정리 지점도 각각 2.4㎥/s. 8.3㎥/s를 기록해 예년 13.6㎥/s, 36㎥/s보다 크게 줄었다.
갈수 원인으로는 올해 강수량이 평년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해 ‘기상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점이 꼽힌다. 기상 가뭄은 강수량이 평균보다 적어 건조한 기간이 지속되는 현상을 뜻한다.
영산강홍수통제소에 따르면 1월 1일부터 5월 29일까지 섬진강에는 평년 284.1㎜의 55.9%인 158.7㎜의 비가 내렸으며, 영산강 또한 평년 299.5㎜의 53.7% 수준인 160.8㎜의 비만 내렸다.
설상가상으로 광주지방기상청은 당분간 광주·전남에 비 소식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6월 초까지는 이동성 고기압 영향을 받아 강수량이 평년(9.3~21.2㎜)보다 적거나 비슷할 확률이 80%일 것으로 예보했다.
이에 영산강홍수통제소는 영산강과 섬진강 수계의 하천 유량이 이후 한 달 동안 ‘관심’, ‘주의’ 단계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관계당국의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다. 특히 5~9월 농업용수가 많이 필요한 관개기와 맞물려 물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영산강유역환경청는 갈수 대응을 위해 6월 2일 한국산업단지공단 전남지역본부에서 광양만권 기업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한다. 용수를 많이 사용하는 기업들과 함께 물 수요 절감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특히 기업 물 재이용 현황 및 활성화 계획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한국농어촌공사도 가뭄에 따른 지역별 용수확보와 가뭄대책을 점검하는 전국 93개 지사 합동회의를 31일 개최했다. 공사는 저수지에 직접 물을 채워 용수를 확보하고 용수로에 간이 양수시설을 설치, 하천에서 용수로로 직접 물을 공급하는 등의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 농경지의 물꼬 관리와 퇴수 재이용 등 농가에서도 물 절약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김승희 영산강유역환경청장은 “갈수 상황에서 물 수요가 큰 기업이 앞장서 물 사용을 줄이는 것은 지역민과의 상생, 지속가능한 물 이용과 환경경영 차원에서도 바람직한 사례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모니터링을 통해 ‘물 재이용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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