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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은기자

클래식과 친해지기…동호회 ‘살롱 드 소노르’

by 광주일보 2022.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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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등 다양한 주제 클래식 공부, 공연 관람
20~40대 회원들 연주자 초청도…28일 하동 최참판댁서 공연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가 됐던 경남 하동 최참판댁 마당에서 클래식 연주회(28일 오전 11시)가 열린다. 특이하게도 이번 연주회를 기획한 이들은 광주의 작은 클래식 음악 동호회 회원들이다. 이들은 직접 연주자를 섭외하고, 프로그램을 짜 클래식이 좀 더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야외음악회를 준비했다. 연주곡은 피아졸라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 중 ‘봄’, 피아노 3중주로 듣는 ‘고향의 봄’ 등이다.

행사를 기획한 건 지난해 만들어진 클래식 음악 동호회 ‘살롱 드 소노르(Salon de sonore)’다. 불어인 ‘sonore’는 ‘소리’를 뜻하는 단어로 ‘살롱 드 소노르’는 ‘음향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축음기로 음악을 감상하고 있는 모습이 담긴 동호회의 로고처럼, 함께 모여 소리의 울림, 마음의 울림으로 소통하고 배우며 힐링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또 회비로 음악인들을 직접 초청해 연주와 강연 기회를 제공하는 등 거창하지는 않아도, 아티스트들을 격려하고 응원한다는 마음도 실었다.

최근 글쓰기, 독서, 영화 감상, 그림 등 다양한 소모임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지만 다른 장르에 비해 진입 장벽이 높은 클래식 음악을 즐기는 모임은 많지 않은 편이라 이들의 활동이 특히 반갑다.

모임의 출발은 성인 피아노 교습이었다. 광주 상무지구에서 나투어뮤직을 운영하는 피아니스트 최원영(32)씨는 자신에게 피아노를 배우고 있던 수강생 5명에게 슬쩍 모임을 꾸려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오래전부터 꿈꿔 왔던 모입입니다. 클래식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면서 연주회도 가고, 함께 모여 클래식 음악도 감상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클래식과 관련한 인문학적 지식도 쌓고, 직접 연주자를 초청해 연주회도 듣고요. 이런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모임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함께 꾸려가면 어떨까 싶었어요. 클래식에 관심은 있지만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분들이 편하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요.”

클래식음악동호회 ‘살롱 드 소노르’ 정기 모임에서는 클래식 음악을 함께 감상하고 음악가들의 연주도 듣는다. <살롱 드 소노르 제공>

피아노를 배우며 클래식과 좀 더 친해지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던 수강생들은 최 씨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뒤늦게 피아노를 배우러 오시는 분들이니 클래식에 모두 관심은 있으셨죠. 공연장에도 한 번쯤 가보고 싶은데 어떤 공연을 봐야할지, 어떻게 감상할 지 잘 몰라 이런 모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들 생각하셨나 봐요. 함께 한다는 소속감, 소통의 소중함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살롱 드 소노르’는 SNS 등을 통해 수시로 회원을 모집하고 있으며 현재 20~40대 17명이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모임 결성 후 김수연 피아니스트 연주회장을 찾아 함께 감상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첫 출발을 했다. 또 나인국·김기용 첼리스트의 ‘두 남자 첼로 이야기’ 연주회에도 다녀왔다.

나투어 뮤직에서 한달에 한 번 열리는 정기 모임은 매번 새로운 컨셉으로 진행된다. 2월에는 ‘칵테일’과 클래식을 접목했다. 광주에서 몰트바 ‘르뱅’를 운영하는 이하승 바텐더를 초빙해 ‘칵테일과 영화음악’을 주제로 열린 강연에서 영화 ‘007’ 시리즈와 ‘킹스맨’에 등장하는 마티니 등 다양한 칵테일을 접했다.

이어 ‘애주가’로 알려진 러시아 작곡가 무소르그스키와 그의 대표작 ‘전람회의 그림’을 함께 감상하고, 러시아 사람들이 좋아하는 보드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주제가 주제이다 보니, 다양한 칵테일을 맛보는 시간도 자연스레 이어졌다.

3월 모임은 프랑스 작곡가 ‘드뷔시’가 주제였다. 드뷔시의 삶과 인상주의에 대한 소개, 그의 음악에 대한 감상이 이어졌다. 회원 이다솔씨와 박혜선씨는 각각 드뷔시의 ‘아라베스크 1번’과 ‘달빛’을 피아노 연주로 들려줬고 플루티스트 박지수씨가 ‘시링크스’를 연주했다. 4월 모임은 김치형 지휘자를 강사로 초청 ‘오케스트라’를 주제로 열렸다.

이번 하동 음악회는 ‘우연’이 만들어준 행사였다. 클래식 모임 기획을 위해 늘 다양한 아이템을 찾던 최 씨는 얼마 전 서울에서 열린 ‘하동차(茶)’ 판매 팝업 가게에서 우연히 하동군 관계자들을 만났고, 이번 음악회 개최로까지 이어졌다.

이번 연주회에는 피아니스트 서현일, 바이올리니스트 조무종, 첼리스트 나인국·김기용이 함께하고 ‘쟈드리’에서 제공하는 차를 무료로 마시며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6월에는 김승일 전 조선대 교수의 강의가 열릴 예정이다.

“회비를 모아 연주자를 초빙해 음악을 듣고, 전문가들에게 강연을 들으면서 조금씩 소양을 쌓아가고 있어요. 좋은 음악을 함께 듣고, 마음도 나눌 수 있어 참 좋습니다. 클래식 음악에 대해 관심 있는 분은 누구나 환영합니다.”

참가비는 정회원은 3개월에 15만원, 비회원은 회당 6만원이다. 인스타그림 DM(Salondesonore)/네이버 블로그(살롱드소노르)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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