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광가속기 유치 실패 향후 과제는
호남권 첨단미래산업의 도약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며, 1조원대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유치전에 뛰어든 전남이 끝내 분루를 삼켰다. 공모 당시 수도권 접근성, 연관산업 형성 등 불리한 평가 항목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기울어진 운동장’임에도 불구하고, 3점차로 선전했다는 평가도 있다.
이번 전남의 ‘총력전 끝 유치 실패’는 과제도 남겼다. 추후 정부의 대형 프로젝트 공모에 있어 국토균형발전을 위주로 평가지표를 개선해 미래에 대비하고,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이상의 초대형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유치해 허탈한 호남 민심을 달래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개교를 앞둔 한전공대를 뒷받침하거나 견인할 수 있는 세계적인 연구개발시설을 신설해 일제강점기부터 계속되고 있는 호남 낙후를 극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 2020년 최대 역점 사업 ‘분루’…“평가결과 공개 및 재심사해야” = 전남도는 지난 8일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부지가 충북 청주로 낙점되자 입장문을 내고 강한 유감을 표했다.
입장문에서 김영록 전남지사는 “나주는 넓은 평지로 최고의 확장성과 개발 용이성, 단단한 화강암으로 인한 안전성, 이용자에 대한 서비스 편의성과 쾌적성을 갖추어 가속기 구축의 최적지”라며 “대규모 국가 재난에 대비한 위험 분산과 국가균형발전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여러 차례 평가항목과 기준의 개선을 강하게 요구했는데, 정부는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며 “국정목표인 국가균형발전 분야의 비중도 미미한 수준이었고, 수도권 접근성과 현 자원의 활용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반영했다”고 비판했다.
◇ 모처럼 하나로 뭉친 호남 역량…초대형 프로젝트 발굴해 큰 도전해야 = 김영록 전남지사는 민선 7기의 역량을 모두 쏟아 1조원대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유치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광주와 전북을 묶어 호남권 유치라는 큰 그림을 그렸고, 호남권 대학·기관·단체·기업이 하나로 뭉쳤으며, 230만 호남인들은 서명운동에 적극 참여하며 호응했다. 하지만 충북은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방사광가속기 유치전에 뛰어들었지만 경북 포항에 고배를 마신 경험을 가졌다. 지난 2017년 일찌감치 방사광가속기 유치 재추진을 위한 검토에 나섰고 지난해 7월에는 이미 후보지를 선정하는 등 한 발 앞서 나갔다.
전남은 국토균형발전, 한전공대와의 시너지, 부지 확장성 및 안정성 등의 장점을 내세우며, 충북 청주를 따라잡는 듯했으나 당초 우려했던 평가항목의 불공정성에 발목이 잡혔다. 김 지사가 “정부에 이번 가속기 부지 선정 과정에서의 모든 문제점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해 우리나라 가속기 입지의 최고 적지인 빛가람혁신도시 나주에 방사광가속기를 추가적으로 하나 더 구축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인구와 경제 수준에서 호남을 크게 앞선 수도권·충청권·영남권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정부의 공모 기준 개선을 이끌어내면서 호남민의 여망을 반영한 초대형 국가 프로젝트의 발굴과 유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과 민선 7기 호남 지자체의 현명한 공조를 통해 이번 실패를 더 크게 만회할 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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