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령화에 인구 급속 감소…지난해 빈 집 1만1357동
상속 받은 타지역 거주 자녀들 미래 가치 상승 기대로 보유
3년 이상 방치 땐 지자체 매입·공매로 농어촌 활력 높여야
인구 감소, 고령 인구 증가에 허덕이는 전남도와 시·군이 도처에 방치되고 있는 빈집을 보다 적극적으로 재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빈집은 갈수록 증가하며 농어촌이 황폐해지고 있으나 도시민들은 살 곳이 없어 귀농·귀어·귀촌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실거주 여부를 확인한 뒤 3년 이상 빈집으로 방치된 경우 지자체가 이를 매입해 공매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빈집을 농어촌 활력 제고를 위한 중요자산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23일 전남도에 따르면 인구 감소가 계속되면서 빈집 역시 크게 증가해 지난해 말 기준 1만1357동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7년 9645채, 2018년 8399채 등에서 2000채 이상 증가한 수치다. 1만1357동 가운데 철거 대상은 6911채, 활용 가능 대상은 4446채로 분석됐다. 전남도는 농어촌정비법에 따라 최근 5년간 84억4000만원을 투입해 6667동을 철거했다. 전남도와 21개 시·군은 올해 18억6900만원을 들여 1407동을 철거할 예정이다.
올해부터 농어촌 빈집 정비사업이 지방으로 이양돼 시·군이 자체 예산을 편성해야 하는 만큼 전남도와 각 시·군이 단순 철거에 그치기보다 향후 이용 방안까지 세심하게 고려한 빈집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남의 인구가 갈수록 감소하고 있으나, 도시민들이 살 곳을 찾지 못해 쉽사리 귀농·귀어·귀촌을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의 인구는 지난 2017년 1월 190만2380명에서 186만4712명으로 3만7000여명이 감소한 반면 세대수는 84만2479세대에서 87만2739세대로 3만여 세대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농어촌에서 1~2가구가 급증하고 있으나 살만한 빈집을 갈수록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어촌의 경우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가고 싶은 섬, 어촌뉴딜 300, 농산어촌개발사업 등 개발사업이 계속되면서 타지에 거주중인 소유주들이 미래 가치 상승 등을 이유로 빈집을 소유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고령의 부모가 거주한 뒤 사망하면 타지의 자녀들이 상속받는 경우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예정이어서 선제적인 빈집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귀어를 고민하고 있다는 서울 거주 정모(57)씨는 “귀어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거주할 장소와 일자리인데 특히 집을 구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며 “도처에 빈집이 있지만, 구매할 수 없거나 터무니 없는 가격을 요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고 하소연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매매가나 보상가가 낮아 소유자가 매매나 철거를 기피하고 있으며, 철거 지원금액이 적은 점도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며 “지자체가 보다 쉽게 강제 철거를 하고 이를 매입할 수 있도록 관련 법규를 개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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