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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은기자

‘몽실언니’ 권정생 작가가 보낸 편지 … 광주의 조천호군에게 “천호야, 우린 몰랐다 광주의 슬픈 눈물을”

by 광주일보 2022.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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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언니’ 권정생 작가가 보낸 편지 … 광주의 조천호군에게 “천호야, 우린 몰랐다 광주의 슬픈 눈물을”

‘강아지똥’ ‘몽실언니’의 권정생(1937~2007) 작가는 지난 1988년 광주의 한 아이에게 편지를 썼다. 당시 경북 안동에 살았던 그는 5월 15일 아침 신문에서 “아빠의 따뜻한 품 대신, 아빠의 영정 사진을 안은” 다섯살 어린 아이의 사진을 보고 미안함과 부끄러움에 편지를 써내려갔다. 30여 년간 아이에게 닿지 못했던 편지는 아이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과 함께 이제는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된 사진 속 주인공에게 전해졌다. 1980년 5월 광주를 상징하는 사진 속 인물, 조천호씨다.

조천호씨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봄꿈:광주의 조천호 군에게’(길벗 어린이)가 발간됐다. 고정순 작가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책에는 권정생 작가의 육필 편지 전문도 함께 실렸다.

‘경상도 아이 보리 문둥이가 광주의 조천호군에게’라는 제목으로 쓰인 편지에는 이런 구절이 담겼다. “천호야/우리는 아무것도 몰랐다/정말 쥐도 새도 모르게/그 곳 광주의 슬픈 눈물을/ 감쪽같이 그렇게 모르고 있었다/ 벌써 8년이 지난 지금에야/우리는 너의 다섯살 때 사진을 신문에서 봤다/ 아버저의 영정을 보듬고 앉은 너의 착한 눈을.”

출판사 측은 권 작가가 부치지 못했던 편지를 조 씨에게 전달하고, 조심스레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들어도 좋겠는지 물었다. 지난 9월 광주를 찾은 고 작가에게 조 씨는 이렇게 말했다. “아이들에게 나를 대신해 그 날의 이야기를 해 주는 책을 만들어 주세요.”라고.

어린아이가 그린 듯한 수채화 그림으로 꾸며진 책은 5·18을 직접 다루는 대신, 아름답고 평화로웠던 일상을 갑자기 빼앗겨 버린 어린 아이의 일상을 담담히 보여준다. “오늘도 내일도 아빠랑 놀 때가 제일 좋았던” 아이가 마지막 장면에서 영정 사진을 들고 앉아있는 모습이 뭉클하다.

고정순 작가는 “사진에서 본 어릴 때 눈매가 그대로 남아있던 조천호씨는 삶이 힘들어 할아버지에 대해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고 했다”며 “책을 읽은 아이들이 할아버지에게 헌화를 했다. 책을 써 줘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고 말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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