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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람기자(예향)

[광주 한바퀴-5·18 역사교훈 여행] 가슴 울리는 역사여행 ‘오월’을 기억하다

by 광주일보 2022.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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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영령 잠든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
전일빌딩245에서 생생한 탄흔 증거들
5·18기록관서 세계기록유산 만나고
5·18자유공원서 고문 흔적들 체험

80년 5월 광주의 아픔을 오롯이 간직한 금남로 옛 전일빌딩. ‘전일빌딩245’라는 새로운 이름을 갖고 시민공간으로 부활했다.

5·18광주민주화운동 추모기간이 다가오면 광주의 분위기는 엄숙해진다. 5·18민주화운동의 격전지였던 금남로와 5·18민주광장, 국립 5·18민주묘지, 5·18자유공원 등을 찾는 광주시민과 외지인들도 많아진다. 80년 5월을 기억하고자 5·18민주화운동 사적지를 경유하는 ‘518번’ 시내버스에 몸을 싣고 5·18 역사교훈여행을 떠나본다.

◇245개의 탄흔이 증언하는 역사 ‘전일빌딩245’= 80년 5월을 기억하는 첫 여행지는 시민공간으로 부활한 ‘전일빌딩 245’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증언하는 상징적 현장인 전일빌딩은 한때 헐릴 뻔했던 위기를 딛고 4년 여에 걸친 리모델링 공사 후 2020년 4월 새로운 이름으로 돌아왔다.

‘전일빌딩245’는 5·18 사적지 제28호로 지정된 옛 전일빌딩의 건물 도로명 주소(금남로길 245)와 5·18당시 헬기 사격에 의해 건물외벽과 10층 내부에 남겨진 총탄자국이 245개가 일치하는 데서 착안한 명칭이다.

5·18 기념공간인 9층과 10층을 튼 벽면에 ‘19800518’ 숫자가 부착돼 있다. 그 앞으로 M60 기관총을 장착한 UH-1 모형헬기가 매달려 있다.

80년 헬기 총격의 실제 흔적을 직접 보면서 왜곡된 5·18의 진실을 알아가기 위한 관람은 10층에서 시작된다. 프롤로그로 시작해 증거, 목격, 왜곡, 기록, 진실을 거쳐 에필로그에 이르는 옴니버스 식으로 전시스토리를 구성했다.

정영창 작가의 ‘검은 하늘 그날:전일빌딩’과 이혜경 작가의 ‘245개의 탄흔’ 작품은 발사된 탄환이 각자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를 묻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2016~17년 조사를 통해 찾아낸 헬기사격의 결정적 증거인 총탄 흔적도 직접 볼 수 있다. 2017년 당시 245개가 발견됐고 2019년 내부에서 25개가 추가 발견됐다. ‘왜곡’코너에서는 진실의 문을 통해 5·18에 대한 가짜 뉴스의 허구를 깨닫고 진실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도록 했다. (광주시 동구 금남로길 245)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는 당시의 상황을 기록한 사진과 피해자들의 병원 진료기록, 상황일지 등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기록물이 전시 보존돼 있다.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의 집 ‘5·18민주화운동기록관’= 5·18민주화운동의 격전지였던 금남로에 들어선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인류의 유산인 5·18민주화운동 기록물을 체계적으로 수집, 영구 보존하고 세계인과 공유하기 위해 2015년 5월 설립됐다.

기록관에는 투사회보 등 각종 기록물과 작전일지 등 원천 자료 뿐 아니라 시민들의 기록과 증언, 정부 기관과 군사법정의 자료, 언론인들의 취재수첩, 피해자 병원 진료기록 등 4200여 권 86만쪽, 3700여 컷에 해당하는 사진필름 등 등재기록물이 전시 보존돼 있다.

1층 1전시실 테마는 ‘항쟁’이다. 항쟁을 주제로 한 사진, 영상, 예술작품을 보여준다. 관람객들이 항쟁 당시의 상황과 현장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미디어아트, 음향장치를 통해 5월 항쟁의 중심에 서 있는 것처럼 느끼게 했다. 2층 2전시실의 테마는 ‘기록’. 민주화운동 당시 생산된 각종 공공문서와 시민, 학생, 항쟁지도부의 호소문, 성명서 등을 전시하고 있다. 3층 3전시실 테마는 ‘유산’으로 5·18민주화운동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기념하는 공간이다.

6층 4전시실은 천주교 광주대교구 윤공희 대주교의 집무실과 80년 5월 당시 금남로 거리를 내려다보던 창문을 원형 그대로 유지하고 사진도 기록으로 남겨두었다. 테마는 ‘진실의 눈’이다. (광주시 동구 금남로 221)

국립5·18민주묘지 추모관 2층 ‘민주의 샘’에서 흘러나온 물이 1층 추모의 공간에서 ‘한줄기 눈물’로 형상화 된다.

◇80년 5월 희생자들이 잠든 곳 ‘국립5·18민주묘지’= 5월이면 꼭 찾아가봐야 할 국립5·18민주묘지. 이곳은 80년 광주민주화운동의 희생자들이 잠들어 있다. 5·18 희생자 묘역을 민주성지로 가꾸려는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광주시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 1994년 공사를 시작해 97년 5월 16일 5·18묘역이 완공됐다. 이후 2002년 국립묘지로 승격되고 2006년 국립5·18민주묘지로 개칭됐다.

제1묘역과 제2묘역에는 현재 5·18영령의 묘 920여 기가 있다. 민주의 문을 지나면 민주광장, 참배광장, 5·18민중항쟁추모탑이 눈앞에 펼쳐진다. 국립5·18민주묘지의 상징이기도 한 추모탑은 40m 높이의 두 개의 탑신과 탑신의 중앙부분의 난형환조를 감싸쥔 듯한 형태를 하고 있다. 난형환조는 민주화운동 희생자의 혼령이 새생명으로 부활하는 소망을 담았다.

민주광장 왼쪽은 5·18 추모관이다. 지하 1층, 지상 2층에 전시실, 영상실, 자료실을 갖추고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희생한 민주영령들을 추모하고 후손들에게 그 뜻을 올바르게 계승하기 위해 건립됐다. 2층 ‘민주의 샘’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건널 수 없는 역사의 강으로 흘러 1층 추모의 공간에서 ‘한줄기 눈물’로 형상화 된다. 눈물은 다시 외부를 통한 천장과 연결돼 빛으로 승화한다.

추모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는 8월 31일까지 ‘전진하는 오월’ 특별전이 진행중이다. 1980년대 작곡된 ‘님을 위한 행진곡’ ‘전지하는 오월’ 등 42곡의 가사, 앨범, 노랫말이 담긴 책자, 개인이 소장하고 있던 자료가 40여 년만에 관람객들에게 공개된다. (광주시 북구 민주로 200)

계엄군에 의해 끌려와 고문을 당하고 군사재판을 받았던 당시 광주시민들의 아픔을 체험하는 ‘5·18 자유공원’.

◇폭도 누명 쓴 시민군들의 절규 현장 ‘5·18자유공원’= 광주 상무지구에 위치한 5·18자유공원은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웠던 광주시민들이 계엄군에 의해 끌려와 고문을 당하고 군사재판을 받았던 곳이다. 1984년 상무대 지역을 신도심으로 개발하면서 역사 현장인 법정·영창이 방치되자 1999년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재사용이 가능한 자재들을 활용해 본래 위치에서 100m 떨어진 곳에 원형으로 복원, 재현했다.

매년 5월이면 이곳 5·18자유공원에 많은 학생들이 찾아온다. 불의에 항거하며 투쟁하던 민주열사들을 기억하기 위해 역사현장을 견학하기 위함이다.

헌병대 중대 내무반으로 향하는 길 바닥에 전에 없던 표지석 하나가 눈에 띈다. 담양에 주둔한 공수11여단이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을 탄생시켰던 공로를 인정받아 전두환의 부대 방문을 기념으로 세웠던 것이다. 이후 광주항쟁 시민군들이 철거한 다음 전두환을 응징하고 경멸하는 의미로 짓밟고 다닐 수 있도록 지난 2019년 6월 이곳 바닥에 묻어두었다.

헌병대 중대 내무반은 헌병들이 일상생활을 하고 잠을 자는 휴식공간이었지만 80년 당시에는 임시로 합동수사반의 심문실과 고문실로 사용됐다. 바로 옆의 헌병대 본부 사무실은 계엄사령부 합동수사 본부였다. 계엄군에 끌려온 시민들을 진압봉으로 무자비하게 구타하며 조사를 진행해 허위자백을 하게끔 했다. 헌병대 식당 역시 임시 취조실로 사용됐다.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이들이 구금됐던 영창. 폭도라는 누명을 씌운 계엄사 합동수사본부의 온갖 고문 수사에 몸과 마음이 상한 이들은 이곳에서 하루 16시간 움직이지도 못한 채 정좌좌세로 고통을 받아야 했다. (광주시 서구 상무평화로 13)

 

국립5·18민주묘지 민주의 문을 지나면 보이는 추모탑과 1묘역.

◇광주민주화운동 교육, 추모 공간 ‘5·18기념문화관·공원’= 광주 상무지구 5·18기념공원은 ‘아! 광주여 영원한 빛이어라’를 주제로 지상 현황조각과 지하 추모공간으로 나눠져 있다.

현황조각은 5·18민주화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빛으로 형상화 한 조각들이다. 땅 속에 묻혔던 관이 위로 솟아오른 모습의 관부조는 힘과 용기를 표현한다. 뒤로는 환원된 빛으로 내일을 향한 소망과 기쁨을 표현한 스테인레스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0.3m에서 8m까지 다양한 길이의 847개의 스테인레스 조형물은 하늘 위에서 내려다 보면 태극모양을 확인할 수 있다.

관부조 아래로 연결된 계단을 따라 가면 지하 추모공간이 나온다. 양 옆으로 꺼지지 않는 횃불이 영령들을 지키고 공간 한가운데에는 쓰러진 아이를 안고 있는 어머니의 인물상을 통해 영원한 사랑을 구원함을 표현했다. 검은 벽면에는 그날의 현장과 역사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부조와 80년 5·18민주화운동에 참여한 관련자들의 명단을 새겨 기념하고 있다.

5·18기념문화관은 민주홀과 대동홀, 리셉션홀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문화관 1층에 마련된 ‘오월기억저장소’는 5·18기념재단이 지난 2020년 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구속부장자회, 시민들과 함께 만든 역사공간이다. ‘오월, 광주에서 보내는 안부’ ‘5·18언론상’ ‘내 인생의 오일팔’등의 코너를 통해 80년 5월을 어떻게 기억하고 기념하고 계승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광주시 서구 내방로 152)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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